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 주택 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심각한 주택 부족을 겪고 있는 미 주택 시장에 얼마나 많은 신규 공급을 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부동산 정석]
가장 유망한 정책은 주택건설에 대한 연방 규제를 폐지하고, 주택건설에 필요한 연방 토지를 공급하며 에너지 비용을 낮추는 것이다. 반대로 관세를 인상하고 수백만 명에 이르는 이민자를 추방하고 주택 지원을 줄이려는 그의 제안은 집값과 임대료 인상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정책의 인플레이션 효과로 인해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 인하를 계속하지 못할 수도 있다.
주택 정책 전문가들은 궁극적으로 심각한 주택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 주택 시장에 얼마나 많은 신규 공급을 할 수 있는지에 주택 가격이 좌우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신규 주택건설 비용 절반으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은 연방 규제를 완화해 신규 주택건설 비용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주택 관련 규제는 주 및 지방정부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만, 연방 규제도 일부 있다. 트럼프는 바이든 행정부의 에너지 효율 요구사항 중 일부를 되돌리고, 수질오염 방지법에 따른 규제를 간소화하고 연방 주택국 대출자의 규정 준수 요건을 완화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강화되는 규제도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이 인종 분리를 줄이기 위해 고안한 규칙을 폐지하고 교외 지역이 엄격한 지역 토지 구획법을 유지하도록 만들겠다고 했다. 도심의 저소득층 주택이 교외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단독주택 지대를 계속 보호한다면 주택건설은 한층 제한될 것이라고 말한다.
주택 전문가들은 이 제안이 특히 연방 소유의 넓은 토지를 보유한 네바다, 애리조나, 유타와 같은 서부 주에서 주택 공급을 늘릴 잠재력이 있다고 말한다. 이런 지역에 저렴한 주택을 건설하려면 높은 토지 비용에 가로막히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관세 확대하면 건축 비용 증가
부통령 당선인인 J.D. 밴스 상원의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더 많은 석유를 시추하고 에너지를 더 싸게 만드는 방식으로 주택건설을 부분적으로 촉진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건설 업계 전문가와 경제학자들은 에너지 비용 절감이 경제성을 해치지는 않겠지만 건축 경비를 크게 늘리거나 주거비를 낮추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의 행정부가 인플레이션을 길들여 금리를 낮출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지난 9월 뉴욕 이코노믹 클럽 연설에서는 모기지 금리를 연 3% 이하로 낮추겠다고 공언했다. 이런 그의 발언은 Fed가 금리를 통제하고 대통령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제한적으로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모기지 금리가 2026년 약 연 5~ 5.5%의 ‘뉴노멀’에 정착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현재 30년 고정금리 연 6.8%보다 낮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평균보다는 높다. Fed가 기준금리를 인하했음에도 모기지 금리가 4개월 만에 최고치로 상승한 만큼 금리 인하는 험난할 전망이다. 많은 경제학자도 세금을 인하하고, 수입품에 막대한 관세를 부과하고, 수백만 명의 이민자를 추방하겠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은 물가 상승을 가져와 금리 인하를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평가한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러한 관세 중 일부를 유지하고, 심지어 미국 주택건설 산업에 중요한 캐나다산 침엽수 목재에 대한 세금을 인상하기까지 했다. 관세를 더 확대하면 건축 비용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노동자 부족한데 이민자 추방 정책
트럼프 당선인과 밴스 당선인은 수백만 명의 이민자를 추방하려는 자신들의 계획이 주택 수요를 줄여 주거비를 안정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많은 경제학자는 이에 동의하지 않으며, 대량 추방이 주거비를 부풀릴 것이라고 경고한다.
경제학자들은 미국에는 이미 약 50만 명의 노동자가 부족한데, 노동력이 추가로 감소하면 주택 공급이 둔화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이민자들은 건설노동력의 약 25%를 차지하는 주택건설의 핵심 요소다.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과 시장 상황은 불일치할 가능성이 크고, 의사결정을 즉흥적으로 하는 그의 성향을 고려한다면 시장 상황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럴 때는 오히려 안전자산인 금이나 실물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 실제로 트럼프 1기 재임 때 금값은 50% 이상 상승했다.
최근 아파트 가격도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상품 선택에 유의해야 한다. 아파트에 투자한다면 변동성이 크지 않은 ‘똘똘한 한 채’가 바람직해 보인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미 IAU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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