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경매]
사진=Sotheby’s
사진=Sotheby’s
이탈리아 태생의 작가인 마우리치오 카텔란이 제작한 <코미디언(Comedian)>은 전시장 벽에 실물 바나나를 은색의 덕트 테이프로 고정한 작품이다. 2019년 아트바젤 마이애미(Art Basel Miami)에서 처음 공개된 이 작품은 순식간에 입소문을 타며 수많은 인파를 끌어모으고 논쟁을 불러일으키며 전 세계 수백만 명의 미술 애호가들의 상상력을 사로잡았다. 한 관람객이 전시돼 있던 바나나를 벽에서 떼어 먹는 해프닝이 일어나 더욱 화제가 됐다. 이 작품을 보기 위해 모인 인파가 너무 밀집돼 행사장에서 철수해야 할 정도였으며 전 세계의 뉴스 기사를 장식했다.

예술의 정의와 우리가 예술에 부여하는 가치에 대한 전복적인 개념적 질문을 던지는 이 작품은 1917년 기성품인 남성 소변기를 뒤집어 놓은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의 <샘>, 2018년 소더비 런던 경매에서 낙찰되자마자 작품의 일부가 갈려져 나온 것으로 유명한 뱅크시(Banksy)의 <Love is in the Bin> 등 예술의 의미에 대해 비슷한 문제를 제기한 다른 위대한 작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이 작품은 에디션 3개와 AP(Artist Proofs) 2개로 구성돼 있는데, 이 작품이 처음 선보였던 2019년 아트바젤 마이애미에서 12만 달러에 판매됐다. 다른 한 점은 뉴욕 솔로몬 R. 구겐하임 미술관에 소장돼 있다. 2024년 11월 소더비 뉴욕에 출품된 이 작품은 에디션 2번이다. 추정가는 100만~150만 달러였으며 낙찰가는 624만 달러(약 87억 원)다.
마우리치오 카텔란, <코미디언(Comedian)>
최지아 소더비코리아 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