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 '러닝 열풍'에 스포츠 의류 시장이 뜨겁다. 스포츠 의류 브랜드 사이에서도 지형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MZ세대 사이에서 온러닝의 성장세가 돋보인다.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서 성장세가 기대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켓] 글로벌 종목탐구
러닝 시장이 대폭 커지면서 스포츠 의류 브랜드 사이에서도 지형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스위스에 기반한 러닝화 브랜드 ‘온러닝’이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 미국에 이어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에서도 폭발적인 사업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에는 지난해에 처음 공식 진출해 11월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첫 팝업 스토어를 열기도 했다.
기술력 강자로 급부상…나이키 제치나
최근 특히 MZ(밀레니얼+Z) 세대 사이에서 러닝화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기존의 스포츠 신발 강자였던 나이키 대신 온러닝, 호카 등 트렌디한 신발을 구매하는 러너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매출은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 7억9200만 달러(약 1조1578억 원)였던 매출은 2022년 12억8000만 달러(약 1조8712억 원), 2023년 20억 달러(약 2조9238억 원)로 올라섰다. 2024년에는 25억1000만 달러(약 3조6693억 원), 2025년 32억1000만 달러(약 4조6936억 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러너들이 온러닝의 러닝화를 사는 이유는 명확하다. 기능과 패션을 모두 잡았기 때문이다. 온러닝은 장거리 트라이애슬론 세계 챔피언이었던 올리비에 베른하르트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기존에 러닝화는 미드솔(밑창과 발바닥 사이의 쿠션)이 얇아 속도를 내기는 좋지만 딱딱한 ‘레이싱플랫’과 푹신하지만 지면에 전달되는 힘도 흡수돼 속도를 내기 어려웠던 ‘쿠셔닝화’만 존재했다.
올리비에는 충격을 완화시키면서도 에너지 손실을 줄이는 러닝화를 만들고 싶었다. 그는 2013년 신소재인 부스트 폼을 활용해 온의 시그니처 기술인 ‘클라우드텍’을 통해 그 답을 찾았다. 그렇게 마치 치아 같은 모양의 온러닝의 시그니처 디자인이 탄생했다. 이 러닝화는 충격을 완화시키면서도 러너의 퍼포먼스를 끌어올려 주었다.
패션적인 요소도 MZ세대 러너의 이목을 끌었다. 러닝 시장이 커지면서 러닝이 패션과 결합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등산복 기반의 고프코어, 축구 기반의 블록코어에 이어 러닝 기반의 ‘러닝코어’가 하나의 패션 코드로 자리 잡았다. 일부 러닝화 브랜드는 리셀(비싼 값에 되파는 거래) 현상까지 발생했다.
특히 다른 패션 브랜드와 콜라보로 탄생한 제품들에 높은 프리미엄이 붙어 판매되고 있다. 국내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에서는 온러닝이 포스트 아카이브 팩션과 콜라보해 출시한 클라우드몬스터 2 제품이 1월 10일 발매가(27만9000원)의 2배가 넘는 60만 원에 거래됐다. 클라우드붐 스트라이크 라이트 스프레이 화이트 플레임(발매가 48만1800원)은 지난달 100만 원에 판매됐다.

러닝 상품의 인기로 주가는 고공 행진하고 있다. 미국 나스닥에 ‘온홀딩스(ONON)’로 상장한 온러닝의 주가는 2022년 12월 16.28달러(약 2만3814원) 수준에서 2024년 12월 3일 종가 기준 59.54달러(약 8만7029원)까지 치솟았다. 2년 간 3.6배가 오른 셈이다. 증권가는 온홀딩스의 목표주가를 62.46달러(약 9만 1310원)로 설정했다. 투자의견 매수 비율은 85.18%에 달한다.
영업이익은 2022년 8900만 달러(약 1301억 원)로 전년 대비 158% 증가했고, 2023년(2억 달러·약 2924억 원)은 125%, 2024년(2억7300만 달러·약 3991억 원)은 3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2025년 예상 영업이익은 44% 오른 3억9300만 달러(약 5746억 원)다.
전문가들은 온러닝의 성장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중국과 같은 기존 저점유율 시장에서의 성장이 기대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는 “온러닝은 매년 전 세계에 20~25개의 매장을 열 계획인데 이 가운데 절반은 중국에 열린다”며 “중국 중산층의 스포츠에 대한 관심 증가, 구매력 확대 등이 기대되는 아시아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갈 것”라고 내다봤다.



이혜인 한국경제 기자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