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한 프로가 말하는 비거리와 방향성을 동시에 잡는 방법.

[골프 인터뷰]

유튜브에선 입담으로, 연습장에선 섬세함으로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지지를 받는 레스너 임진한 프로를 만났다. 그가 아마추어 골퍼들이 겪는 대표적인 고민(비거리, 방향성, 체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을 귀띔했다. 바쁜 일상으로 연습 시간 적은 골퍼들에게 유용한 해결책은 장비다. 가볍지만 단단한 샤프트가 스윙 스피드를 끌어올리고, 비거리와 정확성을 모두 잡는다고 말한다. 오랫동안 지도자와 플레이어로서 경험을 쌓은 임진한 프로의 골프에 대한 인사이트를 만나보자.
가볍고 단단한 샤프트의 시대
- 본격적으로 골프를 치기 좋은 계절이 됐다. 최근 언제 라운드를 다녀왔나?
본격적인 골프 시즌이 시작됐다. 올겨울은 유독 추워서 거의 골프를 치지 못했다. 2월 부산에 다녀오면서 영하 7~8℃ 되는 날 한 번 친 게 전부다. 그 이후로는 아직 라운드를 나가지 못했다. 이제 날씨가 풀렸으니 슬슬 나갈 예정이다. 훈련을 갈 때는 골프채를 아예 준비하지 않는다. 내가 직접 치면 레슨에 집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신 걸어다니면서 지도에만 열성을 다한다.

- 오랜 시간 지도자 생활을 했다. 많은 아마추어 골퍼들을 만났을 텐데, 그들의 공통적인 고민은 무엇인가?
대부분 비거리 고민을 가장 많이 한다. 예전에는 ‘채 탓’ 하지 말라고 했지만, 지금은 그 마음이 이해된다. 6개월에서 1년쯤 지나면 스윙 틀이 잡히고, 그 상태로 라운드를 나가는데, 친구들과 치다 보면 욕심이 생기고, 드라이버 비거리를 20m만 더 늘리고 싶어 한다. 하지만 스윙을 바꾸려면 시간이 걸리고, 체력도 따라줘야 한다. 아마추어는 매일 연습할 수 없기 때문에 드라이버 교체가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다. 그러나 핵심은 스윙 스피드다. 힘이 아니라 빠른 스피드가 거리를 만든다. 이를 위해선 1~2년은 체력 훈련이 필요하다.

- 아마추어 골퍼들이 단시간에 비거리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되는 드라이버 선택 방법을 추천한다면?
샤프트가 가볍고 구조가 단단하다면 비거리와 스피드를 동시에 늘릴 수 있다. 실제 10g 정도 차이만 있어도 드라이버 비거리가 10~15m 늘어난다. 나 역시 ‘가볍고 딱딱한 샤프트’를 찾던 중, 일본 요넥스 클럽 공장에서 우연히 하나를 발견했다. 요넥스는 테니스 라켓을 만들면서 카본을 많이 다룬 회사라, 제작이 어려운 샤프트 개발이 가능하다. 제품 출시 후 괌에서 촬영할 때 사용해봤는데, 유튜브에서 보던 장타 비결을 실제로 구현할 수 있었다. 반응도 좋았다.

- 가볍고 딱딱한 샤프트가 비거리 늘리기의 핵심인가?
아마추어가 가볍고 조금 더 단단한 샤프트로 바꾸면 스피드가 빨라지고, 거리가 늘어날 수 있다. 다만 18홀 중 드라이버를 14번 친다고 해서 전부 정타가 되는 건 아니다. 12번 정도만 정타여도 충분히 만족할 만하다. 예를 들어 카이자라이트(KAIZA LIGHT) 샤프트는 39g의 초경량 무게에 X스펙을 구현한 매우 독보적인 제품이다. 기존에 30g대 샤프트는 보통 부드러운 스펙으로 출시됐는데, 카이자라이트는 가볍지만 단단한 X, S 강도까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가볍고 딱딱한 샤프트’라는 조합은 실전에서도 강한 성능을 보여준다. 휘두를 때 스피드가 훨씬 빨라진다. ‘가볍고 딱딱한 샤프트’는 오랫동안 원한 조합인데, 드디어 실현됐다.

- 아마추어들은 장비에 대한 환상을 갖기도 한다. 프로처럼 ‘60g대 X’ , ‘70g 샤프트’를 사용하면 실력이 늘어난다는 생각이다. 또 무거운 샤프트를 사용하는 걸 자부심처럼 여기기도 한다. 무거운 샤프트가 실제로 도움이 되는가?
일종의 잘못된 자부심이다. 마치 술을 많이 마시는 걸 자랑처럼 여기는 것과 비슷하다. 몸엔 해롭지만, 괜히 무겁고 강한 샤프트를 쓰는 걸 자랑하는 분위기가 있다. 하지만 거리도 늘지 않고 오히려 부상 위험만 커진다. 골프도 결국은 자신에게 맞는 도구를 찾는 게 실속 있는 방법이다. 나는 이번에 카이자라이트 샤프트로 바꾼 뒤 드라이버에 매우 만족한다. 스윙 시 샤프트가 가벼워서 헤드 스피드가 빨라지고, 드라이버 컨트롤이 훨씬 수월하다. 김효주 선수도 사용 중이라고 들었다. 프로는 검증된 장비가 아니면 사용하지 않는다. 매주 시합에 나가기 때문에 피로가 누적되기 쉬운데, 가벼운 샤프트가 큰 도움이 된다. 김효주 선수도 그런 이유에서 카이자라이트 샤프트를 선택했을 것이다.

- 여자 프로는 남자 아마추어 골퍼와 비거리가 비슷한 경우도 많다. 그렇다면 아마추어 골퍼가 여자 프로처럼 가볍고 단단한 샤프트를 사용하는 편이 나을까?
그렇다. 나도 최근 클럽을 거의 못 잡다가 오랜만에 연습장을 다녀왔다. 한 30분 쳤는데도 금방 지쳤다. 어프로치, 7번 아이언, 드라이버 몇 개 정도 했는데 탈진 수준이었다. 그때 아마추어 골퍼들이 왜 가벼운 장비를 써야 하는지 체감했다. 무겁고 부담되는 클럽은 오히려 독이 된다. 가벼우면서 현재 스펙보다 약간 더 딱딱한 샤프트를 쓰면, 피로 없이 비거리를 낼 수 있다. 프로들 사이에서도 ‘조금 딱딱한 샤프트가 거리가 더 잘 늘어난다’는 얘기가 있다. 무엇보다 무거운 클럽은 몸이 버티기 어렵다. 반면, 가볍고 딱딱한 샤프트는 80대까지도 무리 없이 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카이자라이트는 무게 문제를 잘 해결한 제품이다.
가볍고 단단한 샤프트의 시대
- 선수 생활을 거쳐 지도자 생활도 오래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골프가 즐거운 순간은 언제인가?
상황에 따라 다르다. 가르칠 때 배우는 분이 잘 따라오면 하나도 안 힘들고 오히려 즐겁다. 반대로 노력에 비해 기대한 만큼 좋아지지 않을 땐 힘들다. 그럴 땐 ‘나는 지도자 팔자인가 보다’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캠프를 몇 주간 진행하면서 눈에 띄게 좋아지면 큰 보람을 느낀다. 지인들과 라운드할 때는 즐겁다. 결국 모든 직업이 그렇듯, 힘들 때도 있지만 보람 있는 순간도 있다. 잘 따라오면 36홀도 거뜬하다.

- 새로운 장비를 구입하면 필드에서 확인해보고 싶어 손과 마음이 설레곤 한다. 프로도 새로운 장비에 대한 기대감이 있나?
그렇다. 나도 똑같이 설렌다. ‘내일 이걸 들고 나가면 뭐가 달라질까?’라는 기대가 생긴다. 18홀을 다 돌고 나면 장비에 대한 좋고 나쁨이 확실히 정리된다.

- 아마추어 골퍼들은 좋은 선생님을 찾는 게 어려운 일이다. 어떤 기준으로 지도자를 고르면 좋을까?
지도자마다 골프 이론이 다르기 때문에 정답은 없다. 중요한 건 그 이론을 강요하지 않고, 배우는 사람의 체형과 스타일에 맞게 유연하게 지도할 수 있는가다. 모든 사람이 똑같은 스윙을 할 수는 없다. 좋은 지도자는 가장 편한 방법을 찾아주는 사람이다.

- 선수처럼 정형화된 자세를 따라야 옳은 건가?
프로는 직업이기 때문에 세세하게 가르칠 수밖에 없다. 의외의 상황에도 대비해야 하니 반복 훈련이 필수다. 하지만 아마추어는 본업이 있고, 연습할 시간이 부족하다. 여건상 프로처럼 훈련할 수 없다. 완벽한 자세를 따라가기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스윙을 찾고 편하게 휘두르는 게 더 현실적이다.

- 카이자라이트를 사용해봤는데, 요넥스 골프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드라이버는 카이자라이트 샤프트 덕분에 스윙 스피드와 비거리를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는 게 강점이다. 특히 아이언이 정말 뛰어나다. 요즘 40~60대 골퍼들이 많은데, 그들의 가장 큰 고민은 ‘거리’다. 7번 아이언으로 칠 거리를 9번으로 친다면 훨씬 편할 것이다. 요넥스 아이언은 동일 번호 대비 거리가 더 나간다. 일반적으로 페이스가 서면 공이 잘 안 뜨는 단점이 있는데, 요넥스는 무게중심을 클럽 바닥에 둬서 공이 잘 뜨고 스핀도 잘 걸린다. 페이스도 얇아서 약간의 반발력이 느껴진다. 그래서 탄도와 스핀이 동시에 잘 나온다. 실제 젊은 프로들과 함께 쳐도 아이언 거리에서는 밀리지 않는다. 공이 멀리 가고, 잘 뜨고, 탄도가 안정적인 게 요넥스 아이언의 강점이다.
가볍고 단단한 샤프트의 시대
- 유튜브 채널 <임진한클라스>를 운영 중이다. 출연한 인물 중 인상 깊었던 분이 있다면?
백지연 아나운서와 함께한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는다. 출연 요청을 받아 나갔는데, 방송 중
“누구와 라운드를 가장 해보고 싶냐”고 질문하더라. 나는 “골프를 못 치는 아마추어와 하고 싶다. 가르쳐주고 싶어서”라고 답했다. 그러자 “제가 옆에 있는데 왜 딴 사람을 찾느냐”고 해서 함께 라운드를 돌았다. 백지연 아나운서는 스윙은 좋았지만 드라이버 거리가 100~120m밖에 안 나갔다. 스피드가 없어서였다. 라운드 중 계속 지도했고, 18홀을 돌고 나니 실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다음 날 친구들과 라운드를 하며 깜짝 놀라게 했다는 말을 들었다. 유튜브에 출연하는 분들 중에는 실력 있는 분도 많지만, “80대 친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90타 이상 나오는 경우도 있다. 그런 부분을 객관적으로 짚어주는 것도 우리 채널이 할 일이다.

- 이번 커버 인물인 신수지 씨와도 함께 골프를 쳐보았나?
유튜브 촬영을 함께했다. 공을 굉장히 잘 치고, 드라이버 비거리도 좋다. 김국진 씨와 자주 라운드를 하신다는데, 이번엔 내가 모시고 함께 쳤다. 실력은 확실히 인정할 만하다. 신수지 씨는 체조 선수 출신이고, 방송도 하고 있어서 대중에게 영향력이 크다. 이런 분이 골프를 잘 치는 모습을 보여주면 많은 사람들이 골프에 관심을 갖게 된다. 실력도 좋고, 앞으로 더 주목받을 골퍼다. 개인적으로는 ‘여자 김국진’처럼 시원한 스윙 스타일을 확실히 구축하면 더 매력 있을 것 같다.

- 오랜 시간 골프에 몸담아왔는데, 여전히 골프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임진한 프로가 걸어온 골프 여정의 근원은 무엇이고, 또 어떻게 펼쳐질까?
선수 시절에는 좋은 훈련을 통해 성과를 낼 때 즐거움을 느꼈다. 은퇴 후 지도자가 된 뒤에는, 내가 가르친 사람의 실력이 느는 순간이 가장 기쁘다. 그런 성취감이 열정을 유지하는 동기다. 결국 사명감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사명감에서 기쁨과 즐거움을 찾을 것이다.


성범수(프리랜서) | 사진 김린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