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이런 전시 어때요.

[가볼만한 전시]

우주를 사유한 두 작가의 대화
<태양을 만나다>
Portrait of Etel Adnan, Photo ©White Cube (Patrick Dandy)
Portrait of Etel Adnan, Photo ©White Cube (Patrick Dandy)
화이트 큐브 서울은 레바논 출신 작가 에텔 아드난(Etel Adnan)과 한국 최초의 여성 추상화가이자 1세대 재불화가 이성자(Seundja Rhee)의 2인전 <태양을 만나다(To meet the sun)>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1950년대 후반부터 제작된 회화와 태피스트리 작품을 중심으로, 이주와 망명, 그리고 고향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서 예술적 언어를 구축해 온 두 작가의 작업을 하나의 대화로 엮는다. 특히 에텔 아드난의 작품이 한국에서 첫선을 보이는 자리이기도 하다. 서로 다른 지정학적 환경 속에서 활동해 온 두 작가는 공통의 궤적을 공유한다. 모두 성인이 된 이후 본격적으로 회화를 시작했으며, 정규 미술 교육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파리로 향해 자신만의 조형적 언어를 발전시켰다. 이들의 작업은 추상 미술과 철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1960년대를 전후해 초월적 세계에 관한 탐구가 이어지던 시대적 맥락 속에서 각자의 언어를 구축했다. 에텔 아드난의 작업에는 태양과 달, 그리고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타말파이스산의 실루엣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반면 이성자는 지구와 행성계의 구조를 연상시키는 기하학적 형상을 통해 우주적 질서를 시각화했다.
Seundja Rhee, <The Vivid Dews>, 1960년 ©the artist
Seundja Rhee, , 1960년 ©the artist
Seundja Rhee portrait, 1980s Atelier ‘Rivière Argent’ in Tourrettes sur Loup ©the artist
Seundja Rhee portrait, 1980s Atelier ‘Rivière Argent’ in Tourrettes sur Loup ©the artist
전시 제목은 에텔 아드난이 1968년에 발표한 인류 최초의 우주 비행사를 다룬 시에서 차용된 것으로, 오랜 세월 우주론적 탐구를 확장해 온 이성자의 작업과도 맞닿아 있다. 서로 다른 시간과 장소를 통과해 온 두 작가의 작업 세계를 통해 빛과 우주, 예술이 삶을 관통하는 방식을 한자리에서 조망할 수 있다.
기간 | 2026년 3월 7일까지
장소 | 화이트 큐브 서울(서울 강남구 도산대로45길 6)


걷고 머물며 발견한 한국의 아름다움
<한국의 발견>
TO SEE, TO FEEL
캐논코리아가 임재천 작가의 사진전 <한국의 발견>을 캐논갤러리에서 개최한다. 임재천 작가는 한국을 대표하는 다큐멘터리 사진가로, 지난 20여 년간 국내 명소의 다채로운 풍경을 생동감 넘치는 사진으로 기록해 왔다. 또한 2014년부터 7년간 캐논코리아의 대표 앰배서더 ‘캐논 마스터즈’로도 활동한 바 있다. 작가는 대한민국 구석구석 수십 km를 걸어 이동하며 지역 특성과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이루고 있는 관계를 세심히 포착했다. 이번 작업 과정에는 캐논코리아가 새롭게 선보인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EOS R6 마크 III(EOS R6 Mark III)가 크게 활약했다. EOS R6 마크 III가 자랑하는 약 3250만 화소의 풀프레임 CMOS 센서와 5축 손떨림 보정 기능 등을 통해 깊이 있고 안정감 있는 결과물을 구현했다. 가로 약 6.2m에 이르는 대형 파노라마 사진은 삼각대 없이 촬영한 8장의 이미지를 하나로 이어 붙여 제작했다.
<한국의 발견> 전시 작품을 볼 수 있는 ‘로드블록 12’ 전경
<한국의 발견> 전시 작품을 볼 수 있는 ‘로드블록 12’ 전경
한편, 작가의 작품은 전시와 함께 올림픽대로 여의도 구간에 위치한 디지털 옥외 매체 ‘로드블록 12’에서도 만날 수 있다.
기간 | 2026년 2월 22일까지
장소 | 캐논갤러리(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217)


사진은 어떻게 한국 현대미술을 바꿔 놓았을까
<사진이 할 수 있는 모든 것>
TO SEE, TO FEEL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의 세 번째 개관 특별전 <사진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은 1960년부터 현재까지 제작된 주요 작가들의 소장품과 미술관 소장품을 아우르며 소개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36인의 작품 가운데 미발표작과 오랫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주요 작업들을 대거 선보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승택, 김구림을 비롯한 1960년대 실험미술 세대에서 1970년대 개념미술그룹 ‘S.T.’의 성능경·김용철, 1980년대 ‘서울 80’의 문범·김춘수·서용선·안규철, 그리고 ‘현실과 발언’의 민정기·신학철에 이르기까지, 작가들은 사진을 사유·행위·지각과 사회 현실을 탐구하는 조형 도구로 활용하며 1960~1980년대 한국 현대미술의 전위적 감수성과 시각 언어를 새롭게 구축했다. 이러한 실천 속에서 사진은 포토몽타주, 사진조각, 포토미디어, 포토에세이, 사진입체판화 등으로 확장되며,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실험을 낳았다.
<사진이 할 수 있는 모든 것> 전시 전경, 2025년, 사진: 정영돈 ©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사진이 할 수 있는 모든 것> 전시 전경, 2025년, 사진: 정영돈 ©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본 전시는 이 같은 흐름을 집약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사진이 한국 현대미술의 변화를 가능하게 한 주요 매체였음을 새롭게 조명한다. 특히, 개관 이후 처음으로 1·2·3·4 전시실 전관을 모두 사용하며, 한국 현대미술의 실험적 전개를 공간의 흐름 속에서 살펴볼 수 있다.
기간 | 2026년 3월 1일까지
장소 |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서울 도봉구 마들로13길 68)

양정원 기자 ne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