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금융 1위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세계 11위’…ETF로 영토를 넓혔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글로벌과 인공지능(AI), 디지털 자산을 중심으로 미래에셋의 새로운 성장판을 키우고 있다. 국내 금융 회사의 해외 진출이 드물던 시절부터 글로벌 시장을 개척해 온 데 이어 최근에는 전통 금융과 디지털 금융을 연결하는 투자 플랫폼 구축에 나서며 미래 금융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래에셋의 주요 경쟁력으로 꼽히는 것은 글로벌 네트워크다. 미래에셋은 2003년 홍콩을 시작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해 왔다. 이후 캐나다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 호라이즌스, 미국 글로벌엑스(Global X), 호주 ETF 시큐리티스와 로보어드바이저 운용사 스탁스팟, 인도 증권사 쉐어칸 등을 잇달아 인수하며 글로벌 영토를 넓혔다.

박 회장은 2023년 그룹 글로벌전략가(GSO)를 맡아 해외 사업과 장기 성장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인도 현지 증권사 쉐어칸 인수를 통해 현지 자산관리(WM) 사업 확대에도 나섰다. 쉐어칸은 300만 명 이상의 고객을 보유한 인도 주요 증권사로, 미래에셋은 자산 운용에 이어 증권업까지 사업 기반을 넓히며 인도를 핵심 시장 가운데 하나로 키우고 있다.

자녀에게 물려주지 않는다

글로벌 ETF 사업도 미래에셋의 핵심 성장 축으로 자리 잡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글로벌 ETF 운용자산은 2026년 7월 말 기준 382조7000억 원에 달한다. 전 세계에서 운용하는 ETF는 776개로 늘었으며, ETF 순자산 규모 기준 세계 11위에 올라 있다. 2018년 미국 글로벌엑스를 인수하며 성장 발판을 마련한 이후 캐나다와 일본, 홍콩, 인도 등으로 ETF 사업을 꾸준히 확장해 왔다.

박 회장의 시선은 AI와 디지털 금융으로 향하고 있다. 미래에셋은 미국 뉴욕에 AI 알고리즘 투자법인 웰스스팟(Wealthspot)을 설립한 데 이어 미래에셋컨설팅을 통해 코빗(현 Digital X)을 인수했다. AI를 활용해 글로벌 시장 데이터를 분석하고 투자 및 자산관리 역량을 높이는 한편 디지털 자산으로 금융의 영역을 확장했다.

박 회장은 AI에 대해 “금융의 미래를 변화시킬 수 있는 잠재적 해결책”이라며 조직 전반에 지능형 AI 플랫폼을 장착하고 업무 전반에 투명하고 책임감 있게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경영 체제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미래에셋은 창업주 중심 경영에서 벗어나 각 계열사의 전문경영인이 책임지고 회사를 이끄는 ‘전문경영인 1.0’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AI·디지털, 연금 비즈니스를 장기 성장 전략으로 설정하고 성과와 전문성을 중심으로 젊은 리더를 발탁하는 등 세대교체도 추진하고 있다.

박 회장은 자녀에게 경영권을 승계하기보다 전문경영인에게 회사 경영을 맡기겠다는 방침도 밝혀 왔다. 자녀는 대주주로서 이사회에 참여하되 경영은 전문경영인이 담당하는 구조다. 미래에셋컨설팅 주식의 최대 25%를 미래에셋희망재단에 기부하기로 약속한 것도 이 같은 경영 철학과 맞닿아 있다.

인재 육성과 사회공헌도 이어가고 있다. 박 회장은 2025년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받은 배당금 16억 원 전액을 기부했다. 2010년 이후 16년 연속 배당금 전액을 기부하면서 누적 기부액은 347억 원으로 늘었다.
‘세계 11위’…ETF로 영토를 넓혔다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