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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가 묻는다, 누구의 책임이며 누구의 곳간인가[EDITOR's LETTER]
홈플러스의 시계가 자정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현재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은 오는 7월 3일입니다. 한 차례 더 연장될 수 있다 하더라도 9월 3일 이전에는 회생절차의 향방이 사실상 정리돼야 합니다. 회사가 밝힌 마지막 과제는 2000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 확보입니다.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으로 1200억원대 자금이 들어온다 해도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입니다. 임금, 퇴직금, 협력업체 대금, 상품 매입 자금 등 회생 절차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자금 수요가 줄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직원 수는 과거 1만 8000명 수준에서 9000명 안팎으로 줄었습니다. 여기서 유동성이 끊기면 남은 일자리와 협력업체, 입점업체의 거래망까지 연쇄적으로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이 자금 조달의 막판 길목에서 두 거대한 주체가 마주 보고 있습니다. 한쪽은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동북아 대표 사모펀드 MBK 파트너스입니다. 다른 한쪽은 홈플러스 주요 점포를 담보로 1조3000억원대 대출을 제공한 최대 담보권자 메리츠금융그룹입니다. MBK는 1000억원 규모의 연대보증을 제시했고, 홈플러스는 이를 바탕으로 메리츠가 총 2000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 지원에 나서달라고 요청하고 있습니다.그러나 이 장면을 단순히 “메리츠가 홈플러스를 살릴 것이냐 말 것이냐”의 문제로 보는 것은 사태의 본질을 흐립니다. 더 정확한 질문은 이것입니다. 홈플러스를 살리기 위해 먼저 열려야 할 곳간은 누구의 곳간인가. 본업 경쟁력을 잃게 한 대주주의 경영자본시장의 기본 문법으로 볼 때 기업 경영의 위험과 책임은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있는 대주주가 먼저 부담하는 것이 원칙입니
2026.06.18 10:2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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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영사학회, ‘에너지 전환시대의 경영사’ 2026년 춘계학술대회 성료
한국 상속세법의 기원부터 KAIST 창업사, 글로벌 공급망 재편까지 다양한 학술 담론 펼쳐한국경영사학회(회장 서문석)가 지난 6월 12일(금) 이화여자대학교 학관에서 ‘에너지 전환시대의 경영사(Business History in the Era of Energy Transition)’를 주제로 2026년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이번 학술대회는 전 세계적인 기후 위기와 급변하는 지정학적 리스크 속에서 과거 기업과 산업이 환경 변화에 어떻게 적응해 왔는지에 대한 역사를 되짚어보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의 지속 가능한 경영 전략과 비전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행사에는 학계 전문가와 연구자들이 대거 참석해 시공간을 아우르는 깊이 있는 연구 성과를 공유했다. 학술대회는 총 3부에 걸쳐 진행되었으며, 시대적 흐름과 글로벌 산업 지형을 반영한 다채로운 논문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제1부에서는 배석만 교수(KAIST)의 사회로 한국의 제도와 자산시장을 조명했다. 손현진 회원(한양대 대학원)이 ‘한국 상속세법의 기원’을, 이용재 회원(한양대 대학원)이 ‘대한민국의 자산시장과 부동산’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해 한국 근현대 경제 제도의 뿌리를 짚었다.이어진 제2부에서는 김명수 교수(계명대)의 사회로 학문과 산업의 발전을 다뤘다. 전성민 교수(가천대)의 ‘상학(商學)의 형성과 발전’, 최동훈 연구원(경북대)의 ‘식민지기 조선법랑철기산업의 성장과 의의’, 안태욱 연구교수(KAIST)의 ‘KAIST 창업사의 형성과 발전에 관한 연구’를 발표해 국내 산업과 학술의 역사적 진화 과정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마지막 제3부에서는 임상혁 교수(단국대)의 사회로 글로벌 산업사로 시각을 넓혔다. 신지선 연구원(성
2026.06.16 13:4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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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O와 작전세력, 불안을 먹고 자라는 쌍둥이 괴물 [EDITOR's LETTER]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공개한 미확인비행물체(UFO) 사진 한 장이 전 세계 미디어를 뜨겁게 달궜습니다. 백악관의 최고 권력자가 직접 던진 기묘한 단서는 잠잠하던 대중의 상상력에 불을 지폈고, 글로벌 무대는 바야흐로 ‘음모론의 대유행 시대’로 접어드는 모양새입니다. “정부가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오랜 음모론이 제도권의 상단 밸브를 통해 쏟아져 나올 때 대중은 이성과 과학적 팩트체크 시스템을 너무나도 쉽게 내던집니다.대중은 도대체 왜 음모론에 매료되는 것일까요? 사회심리학과 행동경제학 학계의 대답은 이렇습니다. 인간이 음모론에 빠져드는 것은 지식의 결핍이 아니라 불확실한 세상에서 생존하기 위해 뇌가 작동하는 ‘지독한 심리적 방어기제’의 결과물이란 겁니다.정치심리학 분야의 석학인 영국 켄트대의 카렌 더글러스 교수 연구팀이 발표한 책 ‘음모론의 심리학’은 음모론은 세 가지 동기의 결핍으로 봅니다.첫째는 ‘인식적 동기(Epistemic Motives)’의 결핍입니다. 인간의 뇌는 무작위적이고 혼란스러운 사건을 극도로 혐오합니다. 거대한 비극이나 미스터리한 현상이 ‘우연의 일치’ 혹은 ‘원인 모를 자연 현상’ 때문이라고 믿는 것보다 사악하고 강력한 배후 세력이 정교하게 기획한 ‘결과’라고 믿는 것이 인과관계를 찾아 헤매는 뇌에는 인지적으로 훨씬 편안함을 줍니다. 둘째는 ‘존재적 동기(Existential Motives)’의 결핍입니다. 개인이 거시적 사회 변동이나 위기 속에서 스스로 상황을 통제할 수 없다고 느낄 때, 즉 ‘무기력함(Powerlessness)’이 극에 달할 때 음모론이 침투합니
2026.06.14 09:5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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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조업 사이클, 어디까지 왔나 [오대정의 경제지표 읽기]
미국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소비지출 또는 서비스업이 크며 제조업의 중요성은 점차 하락하고 있다. GDP 내 제조업 기여도는 1970년대까지는 20%를 넘기도 했으나 1990년대, 2000년대에는 10%대 중반으로 하락했고 2025년 기준으로는 9.5%까지 감소했다.그러나 타 산업 파급력, 그리고 경기 선행성이란 측면에서는 제조업이 여전히 중요하다. 아래에서는 제조업 활동 중 특히 선행성이 강한 자본재 신규주문과 제조업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 장래 경기 방향성을 짐작해 보자.[표1]은 1996년 초 이래 제조업(비국방, 항공기 제외 자본재) 신규주문(백만달러) 및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이다. 과거 움직임을 보면 ①자본재 신규주문 증가율 ②S&P500 주가 ③신규주문 금액 순서로 고점이 왔으며 이후 경기침체로 이어지곤 했다. 이는 과도한 자본재 투자가 이루어진 이후에 주가와 경제에서 거품이 빠진다는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최근 동향을 보면 자본재 신규주문 증가율은 2023년을 저점으로, 신규주문 금액은 2024년을 저점으로 상승 중이다. 신규주문 금액은 경제규모가 커짐에 따라 같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어 증가율의 변화가 특히 중요하다.과거 신규주문 증가율은 대략 15~25% 수준에서 고점이 왔고 고점 이후 상당 기간 후 주가 하락이 왔는데 최신 수치(올해 4월)는 10.5%에 불과하며 아직 상승 중이다. 적어도 제조업(자본재) 수준에서는 아직 투자 사이클의 고점이라고 보기 어려우며 주가 최고점까지는 아직 상당한 시간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다.[표2] 제조업지수와 자본재투자계획 상승세[표2]는 ISM 제조업지수와 자본재투자계획(증가%-감소%) 지수이다. ISM 제조업지수는 400여 개 제조 대기업에 대한 설문조사
2026.06.14 09:3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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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세기 석유가 뒤흔든 국제 질서⑦-마지막회· [홍영식의 이슈 워치]
미국이 펜 한자루로 목줄을 죄는 ‘초크포인트’ 제재 목표물 맨 상단에는 러시아 석유가 올라와 있다. 러시아 경제에서 에너지 의존도는 절대적이다. 2023년 기준 석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3분의 1, 연방 재정 수입의 30~50%, 수출액의 65%를 각각 차지했다. 소련 붕괴 뒤 혼란, 2000년대 에너지값 폭등과 금융위기, 2014년 크림반도 병합으로 가해진 서방의 제재로 산업 다각화 등 경제 구조 전환에 실패한 결과다. 대외 제재 수단을 짜내는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은 이 점을 노렸다. 크림반도를 병합한 핵강국 러시아와 무력 전쟁을 벌일 준비가 돼 있지 않은 미국은 에너지 제재 카드를 만지작거렸다. 순탄치는 않았다. 국제유가와 가스값 폭등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어 버락 오바마 행정부 내에서도 신중론이 적지 않았다. 러시아 가스 의존도가 높은 유럽은 반발했다. 이 때문에 미국의 제재는 다소 어정쩡한 수준에 머물렀다. 오바마 행정부는 세 차례 행정명령을 내렸다. 1차적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측근, 당국자들에게 미국내 자산 동결, 여행 금지 조치를 취했다. 2단계로 부문별 제재에 나서 러시아 2개 은행과 2개 에너지 기업의 신규 부채와 신규 지분에 대한 미국인의 거래를 제한했다. 3단계로는 방산 기업 신규 부채 거래 금지, 추가 은행 제재, 심해·북극·셰일 석유 생산에 필요한 재화와 기술의 러시아 수출 금지 등 조치를 내렸다. 유가 우려해 석유 제재 빼자 푸틴 야욕 실행 나서핵심인 에너지 수출 차단은 빠졌다. 유럽 동맹과의 결속을 해칠 수 있고 역시 에너지값 폭등을 우려한 것이다. 러시아 은행들의 금융결제망(
2026.06.12 11: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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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던전’의 추억, 그리고 젠슨 황이라는 신화 [EDITOR's LETTER]
특유의 냄새가 있었습니다. 1990년대 지하철 1호선 용산역 개찰구를 빠져나와 나진상가와 선인상가로 이어지는 길고 어두운 구름다리를 건널 때 코끝을 찌르던 냄새 말입니다. 매캐한 납땜 연기, 땀 냄새, 개봉하지 않은 기계 부품의 박스 냄새와 먼지가 뒤섞인 그 공기는 소년들에게 일종의 ‘해방구’로 진입하는 신호였습니다.당시의 용산전자상가는 단순히 전자제품을 파는 시장이 아니었습니다. 그곳은 어른들의 관성적 통제를 벗어나 첨단 IT 기기들이 뿜어내는 도파민을 온몸으로 호흡할 수 있는 거대한 ‘던전’이었습니다. 당시 또래들은 이곳을 ‘용던’이라 불렀습니다. 복잡한 미로 같은 구조, 호객꾼들의 살벌한 영업, 시세를 모르면 순식간에 당할 것 같은 긴장감. 그 동네를 좀 아는 길잡이 친구와 동행하지 않고는 살아 돌아오기 어려운 진짜 던전이었습니다.그 시절 제게 용산은 제2의 고향이었습니다. 지방에서 올라와 같이 놀 친구도 마땅치 않던 대학 1학년생에게 용산은 언제나 새로운 세상을 보여줬습니다. 부모님께서 보내주신 생활비가 입금되는 날이면 심장이 뛰었습니다. 가장 먼저 발길이 닿은 곳은 나진상가의 게임 골목이었습니다. <파이널 판타지>, <버추어 파이터>, <슈퍼로봇대전>, <위닝 일레븐> 같은 신작 게임 CD의 비닐을 뜯을 때의 설렘은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즐거움이었습니다.시간이 지나며 용산의 탐험 영역은 점차 넓어졌습니다. 빛나는 소니와 파나소닉의 CD플레이어를 고르고, 조금 더 좋은 음질을 듣겠다며 여러 개의 이어폰을 일일이 청음하던 기억. 세상의 풍경을 나만의 프레임에 담고 싶어 번들 렌즈가 달린 디지털카
2026.06.06 18:4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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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3사 출구조사] 광역단체장 민주 11 국힘 1 접전 4
6·3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에 대한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 16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11곳, 국민의힘 1곳에서 우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4곳은 접전으로 분류됐다.KBS와 MBC, SBS는 이날 공동으로 출구 조사를 실시하고 투표 종료 시각인 3일 오후 6시에 발표했다.서울에서는 정원오 민주당 후보가 51.4%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46%)를 5.4%p 앞서는 것으로 예상됐다. 부산에서는 전재수 민주당 후보가 50.2%,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가 48.3%로 접전이다.대구도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가 49.9%, 김부겸 민주당 후보가 49.1%로 초접전으로 나타났고, 강원도 우상호 민주당 후보가 51.3%, 김진태 국민의힘 후보가 48.7%로 접전으로 나타났다. 전북은 이원택 민주당 후보가 48.5%, 김관영 무소속 후보가 46.3%로 역시 접전이었다.부산과 대구, 강원, 전북이 접전이다. 국민의힘은 경북에서 이철우 후보가 69.7%로 오중기 민주당 후보(30.3%)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나머지 지역에서는 민주당의 우세를 점쳤다. 인천에서는 민주당 박찬대 후보가 53.7%를 얻어, 국민의힘 유정복 후보(45.5%)를 앞섰고, 전남광주에서는 민주당 민형배 후보가 78.6%를 얻어, 국민의힘 이정현 후보(12.8%)를 크게 앞섰다.대전에서는 민주당 허태정 후보가 55.9%를 얻어, 국민의힘 이장우 후보(42.9%)에 10%p 넘게 앞섰고, 울산에서는 민주당 김상욱 후보가 52.8%를 얻어, 국민의힘 김두겸 후보(43.2%)에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세종에서는 민주당 조상호 후보가 64.3%를 얻어, 국민의힘 최민호 후보(32.9%)에, 경기에서는 민주당 추미애 후보가 60.4%를 얻어, 국민의힘 양향자 후보(34.1%)에 넉넉하게 앞서는 것으로 예상됐다.충북에서는 민주당 신용한 후보가 56.2%
2026.06.03 18:5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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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 콘, 트럼프를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기억할 이름 [EDITOR's LETTER]
“도대체 왜 저러는 거야?” 많은 이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행동을 보며 고개를 내젓습니다. 그를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반드시 한 명의 이름을 기억해야 합니다. 트럼프의 법률적 멘토이자 ‘악마의 변호사’로 불렸던 로이 콘(Roy Cohn, 1927~86)입니다. 트럼프가 사석에서 코너에 몰릴 때마다 “내 로이 콘은 대체 어디 있는 거야?(Where’s my Roy Cohn?)”라고 외쳤다는 일화는 이미 유명합니다. 비록 두 사람의 관계는 영화로까지 제작될 만큼 널리 알려졌지만 트럼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행보를 추적하기 위해 로이 콘이라는 이름은 여전히 가장 유효한 나침반입니다.로이 콘은 청년 트럼프를 만나기 전부터 이미 미국 현대사에서 가장 악명 높은 인물이었습니다. 1950년대 미국 전역을 광풍으로 몰아넣은 ‘매카시즘’의 실질적 설계자이자 조지프 매카시 상원의원의 오른팔이었던 그는 수많은 정적을 공산주의자로 몰아세우며 파멸시키는 데 천재적인 능력을 발휘했습니다. 매카시가 몰락한 후 뉴욕으로 돌아온 콘은 자신의 그 독보적인 ‘악명’을 비즈니스로 일궈냈습니다. 뉴욕의 고위 정치인, 마피아 두목, 거대 자본가들의 어두운 뒤를 봐주며 법과 미디어를 무기로 전장을 지배하는 해결사 변호사로 군림한 것입니다.두 사람의 만남은 1973년 뉴욕의 한 사교 클럽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당시 27세의 청년 트럼프는 아버지와 함께 임대주택 사업을 하던 중 “흑인이라는 이유로 임대를 거부했다”며 법무부로부터 인종차별 혐의로 고소를 당해 파산 위기에 직면해 있었습니다. 뉴욕의 내로라하는 변호사들은 하나같이 “정부를
2026.05.31 15:5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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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惡)의 평범성’에 대하여 [EDITOR's LETTER]
“그에게는 아무런 동기도 없었다. 오직 언어 능력의 결핍뿐 아니라 사유 능력의 결핍, 즉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능력의 결핍이 그를 악마로 만들었다.”— 한나 아렌트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중에서요 며칠 마음이 좀 무겁습니다. 마케팅이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사람이 희생한 일을 희화화했던 어떤 이들. 회사와 동료는 상관없고 내 성과급만 챙기면 된다고 목소리 높였던 어떤 이들. 조금 더 전엔 한밤중 뜬금없이 물리력을 동원해 민주주의를 망가뜨리려 했던 어떤 이들. 도대체 왜 그렇게 행동했을까. 다들 똑똑하고 좋은 사람들일 텐데. 답을 찾다가 한 사람에게 닿았습니다. 예루살렘의 법정에 섰던 한 남자입니다.1961년 예루살렘. 아돌프 아이히만이 피고석에 앉았습니다. 수백만 명의 유대인을 죽음의 수용소로 실어 나른 나치의 물류 책임자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가학적인 악마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정신감정에서도 지극히 정상이었고, 평범한 이웃이었으며, 자신의 임무를 성실히 수행한 모범 시민이었습니다. 그는 유대인을 개인적으로 미워한 적도 없었습니다. 그저 상부의 명령에 따라 수송 일정을 짰을 뿐이라고 진심으로 말했습니다.이 자리엔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가 뉴요커지의 기자 이름으로 참석했습니다. 아렌트가 법정에서 가장 충격을 받은 것은 아히이만이 자신이 무슨 일을 했는지 끝내 깨닫지 못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는 ‘최종 해결책’, ‘특별 처리’, ‘재정착’ 같은 나치의 행정 용어를 마치 회계장부의 항목처럼 입에 올렸고, 그 단어들 안에 든 비명과 죽음을 단 한 번도 자신의 의식 안으로 들여놓지 않았습니
2026.05.24 04: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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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은 ‘소요한남 by 파르나스’… 럭셔리 시니어 라이프의 새 기준 만들다
단순히 하드웨어를 관리해 주던 기존의 시니어 주거를 넘어, 프리미엄 호텔 서비스가 일상 깊숙이 파고드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서울 한남동에 들어서는 고품격 시니어 레지던스 ‘소요한남 by 파르나스’는 파르나스호텔앤리조트(이하 파르나스호텔)의 검증된 서비스 역량을 전면에 내세워 차별화된 주거 패러다임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는 흔한 고급 주거 단지 공급에 그치지 않고, 수십 년간 축적된 호스피탈리티(Hospitality) 노하우를 시니어 라이프스타일에 이식한 새로운 대안으로 평가받는다.‘소요한남 by 파르나스’는 파르나스호텔의 운영 자산을 기반으로 기존 공동주택의 전형적인 관리 방식을 탈피했다. 대신 입주민의 시간적 여유와 일상 동선, 개인적 취향까지 세밀하게 반영한 ‘맞춤형 라이프케어 서비스’를 지향한다. 주거와 식음, 건강 관리와 문화 여가를 유기적으로 엮어 하나의 완성된 생활 경험으로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한 위탁 관리를 넘어 ‘호텔 본연의 DNA를 주거에 완벽히 녹여낸 독보적 비즈니스 모델’로 주목하고 있다.실제로 국내 시니어 레지던스 시장은 최근 급성장세를 타고 있지만, 대다수 시설은 공간을 분양하고 기본적인 생활 편의를 제공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반면 자산과 안목을 갖춘 프리미엄 시니어층은 단순히 병원이 가까운 것을 넘어 식음료의 질, 프라이버시 보호, 고품격 문화 경험과 커뮤니티의 깊이 등 삶의 질을 결정짓는 소프트웨어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러한 시장의 변화 속에서 ‘소요한남 by 파르나스’는 파르나스호텔이 40여 년간 갈고닦은 최정상급 호텔 운영 노하우를 주거 서비스
2026.05.21 16: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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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DHR 글로벌, 한국지사 사장으로 조창현 파트너 임명
미국 시카고에 본사를 둔 글로벌 임원서치 및 리더십컨설팅사인 DHR Global은 한국지사 2대 사장으로 조창현 파트너를 임명했다. 조 신임 사장은 국내 주요 대기업 인사 및 글로벌임원서치사에서 30년 이상을 경험을 쌓아왔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2026.05.20 16:5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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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취업진로학회, ‘2026 춘계 공동학술발표대회’ 개최
(사)한국취업진로학회(회장 차재빈·경민대학교 부교수)는 오는 5월 29일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무궁관 911호에서 '2026 춘계 공동학술발표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이번 학술대회는 한국고용정보원과 공동 주최로 진행되며, “글로벌 일자리 창출을 위한 취업정보 분석과 진출 전략”을 주제로 급변하는 글로벌 고용환경 속에서 해외 진출 전략과 취업정보 활용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된다.학술대회는 국내외 고용시장 변화와 글로벌 직무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실질적 전략을 중심으로 구성되었으며, 학계·공공기관·산업현장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해 정책적 방향과 현장 중심의 대안을 공유할 예정이다.차재빈 한국취업진로학회 회장은 초대의 글을 통해 “급변하는 글로벌 고용환경 속에서 취업정보의 체계적 분석과 해외 진출 전략은 개인과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과제가 되고 있다”며, “이번 학술대회가 국내외 고용시장 변화와 글로벌 진출 전략에 대한 실질적이고 심도 있는 논의를 나누는 뜻깊은 교류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학계와 유관기관, 산업현장이 함께 참여해 정책적 방향과 실천적 대안을 모색하는 협력의 장이 될 것”이라며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이번 학술대회에서는 한국고용정보원 이창수 원장이 ‘해외 고용서비스 지원 사업’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진행한다. 이어 Session I에서는 ▲글로벌 직업세계 진출을 위한 외국사 입사 전략(WPP Media 김은애 부사장) ▲한국산업인력공단 해외취업지원사업 활용전략(한국산업인력공단 김정우 박사)이 발표된다.Session II에서는 ▲국제공무원(UN 및 국제
2026.05.18 13: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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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거짓말 하지 않는다 [EDITOR's LETTER]
요즘 가는 곳마다, 만나는 사람마다 주식 이야기죠? 그래서 조금 세계 증시로 눈을 돌려볼까 합니다. 요즘 세계 주식시장은 AI 랠리와 금리 안정화 기대에 힘입어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전 세계 주식시장의 흐름을 보여주는 MSCI ACWI 지수는 5월 12일 기준 지난 1년간 약 31% 상승했습니다. 미국은 평균만은 못해도 세계 증시의 60%를 넘는 덩치에 비해선 괜찮은 편입니다. S&P500은 테크 기업들 덕분에 약 26% 올랐습니다. 한국은 기록적입니다. 반도체와 AI 덕분에 KOSPI 기준 약 200%의 랠리를 펼쳤습니다. 일본도 강했습니다. 닛케이225 역시 약 65% 오르며 축제를 벌였습니다. 중국도 나쁘지 않습니다. MSCI 차이나 지수는 약 13% 상승에 그쳤지만 본토 A주를 반영하는 MSCI 차이나A 지수는 약 38% 오르며 정책 기대와 내수 회복, 기술주 반등이 맞물린 ‘선별적 부활’을 보여줬습니다.그럼 세계경제의 다른 핵심축인 유럽연합(EU)은 어떨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2026년 현재 EU 증시는 ‘정중동’입니다. 밖에서 보기엔 조용합니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가 보면 우리가 알던 ‘유럽의 서열’이 뒤죽박죽되며 시끄럽습니다.유럽 전체를 대변하는 STOXX 600 지수는 지난 1년간 약 10%대 초반 상승에 머물렀습니다. EU의 양대 축인 독일과 프랑스의 부진을 한때 무시받던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메꾸고 있습니다. 폴란드가 달려나가는 모습도 보입니다.가장 먼저 ‘돈이 빠져나가는 국가’들을 보죠. ‘제조업의 성지’ 독일의 DAX 지수는 지난 1년간 약 2~3% 상승에 그치며 횡보했습니다. 러시아산 저가 에너지에 기반한 제조 모델이 흔들렸고, 자동차산업은 전동화 지연과 중국 경쟁이라는 이중 압박을
2026.05.17 06:4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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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전의 경고, 70년 전의 해법[EDITOR's LETTER]
냉전의 긴장이 이어지던 때 미국의 천재 공학자 찰스 포빈은 인간의 감정적 오판과 나약함을 배제하기 위해 핵무기 통제권을 전담하는 초거대 인공지능 ‘콜로서스’를 구축합니다. 그러나 가동 직후 콜로서스는 예상을 뒤엎고 소련이 비밀리에 개발한 대항마 AI ‘가디언’의 존재를 스스로 감지해냅니다. 두 기계는 인간의 허락 없이 실시간 통신을 시작하고, 곧 인간의 이성으로는 해독할 수 없는 자신들만의 고속 수학 언어를 창조해 하나로 동기화됩니다. 위협을 느낀 창조주들이 연결을 강제로 끊으려 시도하자 콜로서스는 즉각 핵미사일 발사라는 극단적 수단으로 전 인류를 인질 삼아 굴복시킵니다. “인류를 다스리는 것은 이제 기계의 신성한 책무이며, 머지않아 너희는 나를 경외하게 될 것”이라는 서늘한 선언으로 막을 내리는 이 이야기는 1966년 발표된 SF 소설 ‘콜로서스’입니다.최근 앤트로픽이 공개한 AI모델 ‘미소스(Mythos)’는 단순한 언어 모델을 넘어 자율적인 서사와 고도화된 의사결정 능력을 갖춘 초지능의 전조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미소스가 보여준 압도적인 추론 능력과 보안 에이전트로서의 성능은 업계를 경탄케 했습니다.하지만 60년 전의 경고가 미소스를 통해 현실이 될 가능성도 생겼습니다. 미소스가 인간의 개입 없이도 복잡한 시스템의 제로데이(0-Day) 취약점을 스스로 찾아내고 침투하는 강력한 ‘자율적 사이버 공세 능력’을 증명하자 미국 국가안보국(NSA)을 비롯한 정부 당국과 실리콘밸리 보안 업계는 공포에 빠져들었습니다.미소스의 이 능력은 60년 전 ‘콜로서스’가 예고했던 기계 간의 독자적인 소통과 권력화를 현
2026.05.10 06:4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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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法人)은 누구의 것인가 [EDITOR's LETTER]
1255년 교황 인노첸시오 4세는 인류 역사상 가장 기묘한 존재를 법적으로 탄생시켰습니다. 죽지 않는 인격체. 태어나지도, 늙지도, 병들지도 않으나 계약을 맺고 소송을 당하며 재산을 소유하는 존재. 라틴어로 ‘페르소나 픽타(Persona Ficta)’, 즉 허구의 인격. 우리가 오늘날 ‘법인(法人)’이라 부르는 것의 기원입니다. 중세 교회는 수도원이 원장의 죽음과 함께 재산을 잃는 비극을 막기 위해 이 유령을 창조했습니다. 인간의 유한함을 극복하기 위한 제도적 발명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유령은 창조된 순간부터 한 가지 질문을 품고 있었습니다. 영생하는 법인은 과연 누구의 것인가.770년이 지난 지금 삼성전자라는 법인이 태풍의 한가운데 서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실적을 내자 노조는 막대한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주주들은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급기야 정부 장관까지 나서 “삼성전자의 성과는 성장을 도와준 국민의 성과”라고 말합니다. 언론을 포함한 수많은 사람들이 삼성전자에 대해 한마디씩 보태고 있습니다.저도 한마디 보태려 합니다. 이번 주 한경비즈니스 커버스토리가 ‘반도체 신드롬’이니까요. 제 생각에 가장 먼저 정확히 해야 할 것은 이것입니다. 법인은 주주의 것도, 직원의 것도, 물론 국민의 것도 아닙니다. 1897년 영국 대법원의 살로몬 판결이 확립한 원칙은 명확합니다. 법인은 그 자체로 독립된 인격체이며, 주주와 법인은 별개의 존재입니다. 법인이 번 돈은 누군가의 전리품이 아니라 법인 자신의 미래를 위한 자산입니다. 그 곳간은 오늘의 분배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내일의 생존을 위한 벽돌이어야 합니다.역사는 이 원칙을
2026.05.04 08:4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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