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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 남겨진 세 가지 상처, 그리고 희망들 [EDITOR's LETTER]
[EDITOR's LETTER] 한순간에 나라가 쑥대밭이 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초현실적이라고 해야 할지, 비현실적이라고 해야 할지는 모르겠습니다. 괴담은 상당수가 현실이었다는 점을 간과했구나 싶기도 했습니다. 그 비용은 어마어마 합니다. 단순히 돈으로 계산되지 않는, 한국 사회가 치러야 할 비용 말입니다. 한 조사 결과를 본 적 있습니다. 군비 축소를 발표하면 벌어지는 일입니다. 물리적으로는 아무런 변화도 없지만 군인들의 사기가 ...
2024.12.14 07: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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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최상목·추경호, 역사에 어떻게 기록될까 [EDITOR's LETTER]
[EDITOR's LETTER] “문화가 반드시 우리의 운명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우리의 운명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DJ)이 한 말입니다. 그는 1994년 싱가포르 리콴유 전 총리와 유명한 ‘아시아적 가치 논쟁’을 벌였습니다. 그해 봄 리 총리는 미국 정치학술지 포린어페어스와 인터뷰했습니다. ‘문화는 숙명이다’라는 제목의 인터뷰에서 그는 “민...
2024.12.06 06: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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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직은 승계할 수 있지만 신뢰는 승계할 수 없다[EDITOR's LETTER]
[EDITOR's LETTER] “오늘 나는 내 자식을 신뢰하지만 내일도 신뢰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캄프라드 가문이 계속되는 것이 아니라 이케아가 계속되어야 한다.” 이케아 창업자인 잉바르 캄프라드가 한 말입니다. 오너도 실력을 입증해야 CEO에 오르는 북유럽식 사고가 바탕에 깔려 있는 듯합니다. 한편으로는 기업승계가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가족기업이 많은 유럽에서 2대로 가면 30%가 생존하고...
2024.12.02 10: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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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의 민족변호사와 변호사업의 본질 [EDITOR's LETTER]
[EDITOR's LETTER] 변호사에 대한 한국 사회의 정서는 엇갈립니다. 좋아하는 사람 반, 욕하는 사람 반 정도라고 할까. 하지만 국내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변호사를 나쁘게 그린 작품은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처음에 악인처럼 등장해도 종국에는 정의의 편에 서는 서사가 만들어집니다. “문화는 대중의 욕망을 투영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명제에 비춰보면 한국인들의 변호사에 대한 코드는 여전히 ‘키다...
2024.11.26 09: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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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붕괴와 또다시 각자도생 [EDITOR's LETTER]
연말이면 내년에 어떤 일이 벌어질까를 궁금해합니다. 쏟아져 나오는 트렌드 서적, 경제 전망서를 한 권이라도 읽지 않으면 뭔가 뒤처지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올해도 그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과거와는 약간 다른 분위기입니다. 새해를 맞는 흥분은 없습니다. 시대를 꿰뚫는 새로운 단어도 없습니다. 소비와 사회 트렌드 모두 경제 상황과 연결돼 있기 때문이라고 보면, 그만큼 쉽지 않은 2025년을 예상하기 때문입니다. 한국 경제는 말 그대로 가보지 ...
2024.11.18 08:3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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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컴백, 집토끼는 계속 집에 머물지 않는다 [EDITOR's LETTER]
[EDITOR's LETTER] 1960년 미국 대통령선거. 공화당에서는 리처드 닉슨이, 민주당에서는 존 F 케네디가 출마했습니다. 여당 후보 닉슨의 당선이 유력했습니다. 미국 선거 역사상 처음 TV토론회가 열렸습니다. 토론회 전날 닉슨은 정책 연구에 집중했습니다. 내용이 중요하다고 믿었습니다. 반면 케네디는 상당한 시간을 피부를 검게 그을리는 ‘선탠’에 썼습니다. 새로운 미디어인 TV를 통해 젊고 강한 인상을 ...
2024.11.09 07:5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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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의 대유행, 각자도생 시대를 살아가는 방식 [EDITOR's LETTER]
우리 몸에 있는 세포는 수십조 개에 달합니다. 세포들은 죽고 새로 나며 활발한 교체를 반복합니다. 다른 세포와 달리 교체가 활발하지 않은 세포가 뇌세포입니다. 나이가 들면 기억력이 떨어지는 이유는 죽는 세포가 훨씬 많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후배들에게 식당 이름을 물었습니다. “그 거기 있잖어. 누구지 걔들이랑 같이 갔던 시내 음식점 거기 말이야.” 음식점 이름은 생각나지 않고 말은 해야겠고. 10년 전에 그들도 총명했습...
2024.11.04 09: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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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산업계에 닥친 위기의 원인, 리더십의 실종 [EDITOR's LETTER]
[EDITOR's LETTER] 때로는 찬사가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불안으로 바뀌기도 합니다. ‘이 찬사가 쏟아지는 시점이 정점이 아닐까?’ 지난 8월 1일 세계은행은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보고서에서 중진국 함정을 극복하고 선진국이 되려면 투자, 기술 도입, 혁신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을 예로 들며 ‘성장 슈퍼스타’라고 추켜세웠습니다. 이어 “한국 경제 발전사...
2024.10.28 08:5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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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귀환에 대한 몇가지 생각[EDITOR's LETTER]
[EDITOR's LETTER] 탄소·수소·산소·질소, 이 네 종류의 원소로만 이뤄진 분자는 도파민입니다. 이 분비물이 책과 독서를 얘기할 때도 등장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2022년 무더웠던 여름날. 책을 손에서 놓은 지 몇 개월째. 그날도 정신없는 하루를 보냈습니다. 저녁을 먹고 가방을 가지러 사무실로 올라갔습니다. 시원했습니다. 에어컨의 힘. 집에 가기 싫었습니다. 눈앞에 보이는 ...
2024.10.21 07: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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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꿀오소리 같았던 한국 대기업 창업자들[EDITOR's LETTER]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상에서 가장 겁 없는 동물이 있습니다. 큰 고양이 정도 크기지만 그 무모함은 비할 동물이 없습니다. 자신의 몇 배가 되는 사자, 하이에나, 들개 또는 그 무리와 만나도 도망갈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길을 막는 동물이 있으면 무작정 달려듭니다. 물리고 채이고 밟혀도 ‘닥치고 공격’이 유일한 전략입니다. 길이 수미터의 비단뱀과 코끼리도 두려워하지 않는 이 동물은 벌꿀오소리입니다. 거대한 발톱, 강한 턱,...
2024.10.14 09: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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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터, 당신은 외국인 노동자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EDITOR's LETTER]
명동에 가면 외국인이 넘쳐납니다. 일본인이나 중국인만 보이던 2000년대와는 다릅니다. 국적도 피부 색깔도 다양합니다. 홍대앞, 연남동 풍경도 비슷합니다. 대학 캠퍼스 곳곳에서는 다양한 외국어로 대화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음식점·편의점 아르바이트생도, 속초 중앙시장에서 막걸리빵을 파는 청년도, 농촌에서 농사짓는 사람도, 배를 타고 고기를 잡는 어부도 외국인이 상당수입니다. 공장지대에 외국인이 넘쳐난 지는 이미 오래됐습니다. &l...
2024.10.07 08: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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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먹는 나라에서 벗어나 개를 버리는 나라로? [EDITOR's LETTER]
[EDITOR's LETTER] 2022년 5월 눈부시게 맑은 날이었습니다. 늦은 저녁 집 앞은 은은한 꽃향기와 기분 좋은 봄바람이 어우러져 있었습니다. 현관문을 열자 12년간 그랬던 것처럼 그 녀석은 문 앞까지 나와 꼬리를 흔들며 맞아줬습니다. 안고 입 맞추는 의례를 마치고 소파에 앉았습니다. 녀석도 옆으로 왔습니다. 그런데 다른 날과 달랐습니다. 안아달라고도, 예뻐해달라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물끄러미 꽤 긴 시간 나를 바라보고 있었...
2024.09.30 07:4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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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의 셰일혁명과 유럽의 몰락…한국의 미래는?[EDITOR's LETTER]
[EDITOR's LETTER] 2009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셰일 혁명을 들고 나왔습니다. 그린 에너지가 화두가 되고 있던 시기였기에 민주당 내에서도 반발이 있었습니다. 당시 조 바이든, 카멜라 해리스 등도 부정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바마는 유연했습니다. 미국을 둘러싼 수많은 문제가 석유에서 나온다는 것을 간파하고, 셰일 혁명을 밀어붙였습니다. 그 결과 미국은 사우디를 제치고 세계 1위 산유국이 됐습니다. 석유에서 자유로워...
2024.09.23 07: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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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대생, 그들은 은퇴하지 않는다[EDITOR's LETTER]
[EDITOR's LETTER] 그들이 국민학교를 다니던 시절. 한 반에는 70명이 공부했습니다. 겨울에는 해가 질 무렵 등교하는 애들도 있었습니다. 3부제 수업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점심 시간 운동장은 새까매졌습니다. 100명이 넘는 아이들이 한꺼번에 축구를 하고 있는 겁니다. 공은 단 3개. 그래도 공을 찾아 골을 넣었습니다. 대부분 가난했습니다. 놀거리도 별로 없었습니다. 돈 안 드는 놀이를 배워 밤낮을 가리지 않고 놀았습니다...
2024.09.09 07:2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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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은총재의 대입 지역할당제 주장이 반가운 이유 [EDITOR's LETTER]
[EDITOR's LETTER] 미국 노년층은 1950년대를 그리워한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1970년대, 80년대에 대해 “그때가 좋았지”라고 말하는 장년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한국, 미국 모두 오늘이 그때보다 훨씬 풍족합니다. 그런데 왜 못살던 시절을 그리워할까. 집단적으로 기억 왜곡 현상인 무드셀라증후군에 걸린 것일까요. 과거를 기억할 때 좋은 것만 기억하려는 현상 말입니다. 어쩌면 당시가 지...
2024.09.02 08:2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