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한경 한경 60년 미래를 봅니다 - since 1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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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대생, 그들은 은퇴하지 않는다[EDITOR's LETTER]
[EDITOR's LETTER] 그들이 국민학교를 다니던 시절. 한 반에는 70명이 공부했습니다. 겨울에는 해가 질 무렵 등교하는 애들도 있었습니다. 3부제 수업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점심 시간 운동장은 새까매졌습니다. 100명이 넘는 아이들이 한꺼번에 축구를 하고 있는 겁니다. 공은 단 3개. 그래도 공을 찾아 골을 넣었습니다. 대부분 가난했습니다. 놀거리도 별로 없었습니다. 돈 안 드는 놀이를 배워 밤낮을 가리지 않고 놀았습니다...
2024.09.09 07:2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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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은총재의 대입 지역할당제 주장이 반가운 이유 [EDITOR's LETTER]
[EDITOR's LETTER] 미국 노년층은 1950년대를 그리워한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1970년대, 80년대에 대해 “그때가 좋았지”라고 말하는 장년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한국, 미국 모두 오늘이 그때보다 훨씬 풍족합니다. 그런데 왜 못살던 시절을 그리워할까. 집단적으로 기억 왜곡 현상인 무드셀라증후군에 걸린 것일까요. 과거를 기억할 때 좋은 것만 기억하려는 현상 말입니다. 어쩌면 당시가 지...
2024.09.02 08:2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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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에 실패하는 5가지 부류의 사람들 [EDITOR's LETTER]
[EDITOR's LETTER] “너만 알고 있어. 그 주식 좋대.” 참 많이 들어본 말입니다. 물론 진실은 다릅니다. 여의도에서 ‘너만 알고 있어’란 말이 나오면 최소한 1000명은 알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그럼에도 이 말만 들으면서 홀라당 주식을 사버리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몇 년 전 후배들이 이들을 ‘경이로운 소문형’이라고 분류했습니다. 이렇게 투자해 주식으로 돈...
2024.08.26 06: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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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를 배회하는 쌍팔년도식 유령[EDITOR's LETTER]
‘쌍팔년도’란 말이 있습니다. 1988년이라고 많이 얘기하지만 실은 단기 4288년, 즉 1955년을 말합니다. 그래서 1970년대 소설에도 쌍팔년도란 표현이 등장합니다. 지금은 그냥 ‘오래된 관습이나 시스템’을 말할 때 “쌍팔년도식이네”라고 하면 다 알아듣습니다. 요즘 한국 사회 돌아가는 것을 보면 쌍팔년도란 말이 떠오릅니다. 우리 사회의 곳곳이 수명을 다한 구시대적 시스템으로...
2024.08.19 06:2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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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저씨와 키다리 아저씨 그리고 올림픽[EDITOR's LETTER]
[EDITOR's LETTER] 처음부터 개저씨가 될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냥 애들이 좀 아프다고 해도 정신력으로 버티라고 했을 뿐입니다. 요즘 애들이 엄살이 좀 심하잖아요.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데, 출장 갈 때 젊으니까 좀 불편한 좌석에 타고 가게 하는 거고요. 나이 든 사람들은 좀 편안하게 오고 가고 그런 거지요. 사람 쓸 때도 아는 사람, 가까운 사람이 더 편하고 효율적일 때가 많아요. 그래서 정성평가를 하는 거고요. 실...
2024.08.10 06: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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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징후를 모두 무시한 티메프 사태, 책임자는 누구일까[EDITOR's LETTER]
[EDITOR's LETTER]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가 경쟁했습니다. 초기 전문가 대부분은 힐러리의 승리를 점쳤습니다. 하지만 뭔가 이상한 징후는 뜻밖의 곳에서 포착됐습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앵거스 디턴은 그해 5월 한 콘퍼런스에서 “최근 15년간 백인 45세에서 55세 저학력층 사망률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는 트럼프 지지자들과 겹친다”고 발표합니다. 사망 원인은...
2024.08.05 07: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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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미국 대선, 사라진 한국 외교[EDITOR's LETTER]
미국은 올해 7월 2주 연속 역사적인 주말을 경험했습니다. 첫째주 전직 대통령은 암살 직전까지 갔다 살아 돌아왔고, 일주일 후 현직 대통령은 건강 문제로 재선을 포기하고 반세기 정치 경력을 마감했습니다. 불행과 불운으로 보이는 두 개의 역사적 주말에 대한 양당 지지자들의 반응은 예상과 달랐습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를 한 단어로 표현했습니다. “환희(exultance).” 순교(?) 직전까지 갔다가 살아 돌...
2024.07.28 07: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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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가 모여드는 나라, 빠져나가는 나라[EDITOR's LETTER]
[EDITOR's LETTER] 필리포 브루넬레스키는 이탈리아의 건축가입니다. 미술 시간에 배운 원근법을 발명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피렌체의 상징인 유명한 산타마리아 델 피오레, 두오모 성당의 아름다운 지붕을 완성한 것으로 더 유명합니다.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의 무대가 되는 곳, 이탈리아 여행의 필수 방문지입니다. 그가 이 건축물을 완성시키는 과정에서 르네상스 시대를 만든 빛나는 요소들을 엿볼 수 있습니다. ...
2024.07.24 13:5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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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러피언 드림, 아메리칸 드림 그리고 코리안 드림[EDITOR's LETTER]
[EDITOR's LETTER] ‘투표는 회고적일까, 전망적일까?’ 사람들은 과거를 근거로 투표하고, 미래가 바뀌길 원합니다. 하지만 경험적으로 투표가 가져올 결과는 희망하는 미래와는 방향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비단 한국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올해 세계가 선거의 폭풍 속으로 빠져들 것이라고들 했습니다. 세계 인구의 절반이 투표를 하는 해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다른 나라 투표가 나하고 무...
2024.07.08 07: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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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주식 저평가? 웃기는 얘기[EDITOR's LETTER]
[EDITOR's LETTER] ‘따상’, 신규 상장 종목이 거래 첫날 공모가의 두 배로 시작해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는 것을 말합니다. 2020년 등장했습니다. 구글 트렌드로 보면 2021년 말과 2022년 초 검색량이 급증한 후 금세 사그라드는 것이 보입니다. 광풍이 불었습니다. 공모주 투자가 대박을 의미하던 시절이었습니다. 기업들은 앞다퉈 계열사를 상장했습니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1개도 없던 공모금액...
2024.07.01 07: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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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김장하와 뒷것 김민기, 그리고 뒤틀린 목재 [EDITOR's LETTER]
[EDITOR's LETTER] 부와 권력. 이를 누릴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자가 누리면 세상은 당연하게 바라봅니다. 부와 권력을 누릴 능력이 없는 자가 누리면 사람들은 거부 반응을 보입니다. 부와 권력을 누릴 능력이 있는 자가 스스로 누리지 않으면 어떨까요. 세상은 그에게 존경을 보냅니다. 자신의 부와 권력을 나누는 것은 능력과 함께 말로 설명하기 힘든 또 다른 무언가가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우연히 다큐멘터리 한 장...
2024.06.24 08: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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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것과 옛것의 공존이라는 가치[EDITOR's LETTER]
작년 이맘때였습니다. 저녁 늦은 시간 종로3가로 향했습니다. 오래전 포장마차가 줄지어 있던 것을 기억하고, 그 시절 감성을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포차거리로 들어선 순간, 나이든 감성이 발붙일 공간은 없었습니다. 도로 양쪽에 수십 개의 가게가 인도에 테이블을 펼쳐놓고 있었습니다. 젊은이들로 빼곡했습니다. 장관이었습니다. 포차거리는 어느 순간 젊은이들이 ‘야장’을 즐기는 핫한 거리가 돼 있었던 겁니다. 올해도 5월 말까지 유...
2024.06.17 06: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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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당신들에게 특별한 대우를 하는지 아십니까?[EDITOR's LETTER]
“오늘은 아무도 죽지 않습니다.” 영화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에 나온 대사입니다. 새 떼에 부딪혀 엔진이 파괴된 비행기를 허드슨강에 비상착륙시켜 탑승자 전원을 구조한 실화를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기장 체슬리 설렌버거의 관심은 단 하나 승객들을 살리는 것이었습니다. 강에 비행기를 착륙시키는 결단을 하고 실행했습니다. 그는 승객과 승무원들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끝까지...
2024.06.10 09:0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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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한국 대표 기업들, 리더십은 어디에[EDITOR's LETTER]
[EDITOR's LETTER] 세계 최초로 전자사전과 개인용 워드프로세서를 개발한 회사를 아십니까. 모르신다고요? 그럼 세계 최초로 노트북 컴퓨터를 출시한 회사는 아시는지요. 첫 번째 문제의 답은 ‘스미스코로나’입니다. 듣도 보도 못했지만 1906년 휴대용 타자기 개발을 시작으로, 1989년 휴대용 워드프로세서까지 수많은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갖고 100년간 세계 제일의 타자기 업체로...
2024.06.03 07: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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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이 배당을 하지 않는 이유[EDITOR's LETTER]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벅셔해서웨이는 배당을 한 푼도 하지 않습니다. 미국이라는 주주자본주의 국가에서. 그럼에도 주주총회를 하면 본사가 있는 시골 동네 오마하는 축제의 장으로 바뀝니다. 버핏은 회사 설립 후 딱 한 번 배당했습니다. 1967년 주당 0.1달러. 그마저 버핏은 이후에 “실수였다”는 투로 말했습니다. 배당을 하지 않는 버핏이지만 배당주는 좋아합니다. 지난해 벅셔해서웨이가 투자한 회사들로부터 배당받은 금액은 7조원을...
2024.05.27 10:2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