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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제네시스 그안에 담긴 축적의 시간…독일차와 경쟁하는 첫 국산차로
[EDITOR's LETTER] 아나크로니즘(anachronism) . 가장 좋아하는 예술 용어입니다. 한글로 번역하면 ‘ 시대착오’라고 합니다 . 하지만 이 번역에는 단점이 있습니다 . 긍정적 함의가 없습니다. 개인적 해석은 ‘작품에 녹아 있는 시간들’ 정도가 아닐까 합니다 . 위대한 작품 안에 여러 시간대가 뒤섞여 있다는 말입니다 . 작품이 만들어진 과거 , 우리...
2022.09.24 06: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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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공성계의 나라 중국, 그들에 맞설 한국의 전략은
[EDITOR's LETTER] 오늘은 중국 얘기를 할까 합니다. 개인적으로 중국을 처음 접한 것은 초등학교 때 ‘삼국지’를 통해서였습니다. 그중 대군을 이끌고 쳐들어온 조조의 장수 사마중달을 물리친 제갈공명의 공성계( 空城計 )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정면 승부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제갈공명은 성을 모두 비우고 홀로 하얀 옷을 입고 현악기를 켜기 시작합니다 . 이 모습을 본 사마중달은 그 뒤에는 어마...
2022.09.17 06: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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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꿈은 비주류의 특권…동네 서점의 꿈을 응원하며
[EDITOR's LETTER] 스타벅스에는 진동벨이 없습니다 . 번호와 이름을 부릅니다 . 이는 브랜드의 시작 및 철학과 관련이 있습니다 . 창업자 하워드 슐츠는 이탈리아 카페에서 미국과는 다른 풍경을 봤습니다 . 바리스타가 커피를 내려 주며 손님의 이름을 부르고 커피에 대해 설명하고 얘기하고 웃는 모습… . 휴먼 터치가 살아 있는 이 모델을 슐츠는 미국으로 가져갔습니다 . 스타벅스의 시작이었습니다...
2022.09.03 07:4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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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직장인 마음의 병, 당신들의 잘못이 아닙니다.
[EDITOR's LETTER] “여기 필라테스 회원님 대부분이 이 건물에 있는 정신과에 다니더군요.” 지난 주 회의를 하던 중이었습니다 . 한 기자가 필라테스 강사가 한 말을 전했습니다. 필라테스와 정신과 의원 동시 회원 가입이라!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마음의 병을 앓고 있다는 얘기였습니다. 궁금하면 숫자를 찾아보는 게 경제 기자의 속성입니다 . 검색에 들어갔습니다 . 우선 젊은 직장인들이 많이 ...
2022.08.20 06: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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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용산을 다시 보는 이유, 역사와 미래의 공존 그리고 상상력
[EDITOR's LETTER] “달콤한 슬픔이 어른대는 행복과 또렷한 희망이 감지되는 슬픔, 이것이 한국 문화의 본질이다.” 이코노미스트 한국 특파원을 지낸 다니엘 튜더는 한국 문화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이 문장을 보는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포장마차였습니다. 흐릿하고 초라해 보이지만 사람 냄새가 안을 가득 채우고 있는 공간, 소주 한잔으로 힘들었던 하루를 위로하며 느끼는 작은 행복, 술기운에 기분...
2022.08.13 06: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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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어젠다의 실종, 과거와 싸우느라 미래를 잃어버리는 정부
[EDITOR's LETTER] “우리는 달에 갈 것입니다. 10년 안에 달에 갈 것이고 다른 일들도 할 것입니다 . 쉽기 때문이 아니라 어렵기 때문입니다.” 1962년 9 월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이 라이스대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연설은 새로운 세상을 여는 출발점이었습니다. 시작은 위기감이었습니다. 1957년 소련이 인공위성 스푸트니크호 발사에 성공합니다 . ‘스푸트니크...
2022.08.06 07:3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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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금의 배신과 연금술사들이 남긴 메시지
[EDITOR's LETTER]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몇 주 전 금요일 밤이었습니다. 저녁 약속을 마치고 집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는 순간이었습니다. 온몸을 망치로 내리치는 듯한 느낌, 열대야가 시작됐지만 피부를 파고드는 차가운 기운. 그동안 잘 피해 다녔지만 여기까지란 생각이 스쳤습니다. 있는 약 없는 약을 마구 입에 넣고 전기장판을 켜고 잠이 들었습니다. 다음날 목 천장을 정으로 깨는 듯한 고통이 찾아왔...
2022.08.01 06: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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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편견을 걷어내면 보이는 다른 것
[EDITOR's LETTER] 2004 년 뉴질랜드 북쪽 한 해수욕장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 관광객들이 해수욕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근처에 돌고래들이 나타났습니다 . 이 돌고래들은 바다에 있던 사람 4 명의 주변을 둘러싸더니 빙빙 돌기 시작했습니다 . 그렇게 40 분의 시간이 흐른 후에야 돌고래들이 떠나갔습니다 . 돌고래들이 향하는 방향을 본 관광객들은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 그 앞에는 3m 짜리 백상...
2022.07.23 06: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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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애널리스트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EDITOR's LETTER] 1942년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일 때의 일입니다. 미국의 통계학자 18명이 모였습니다. 통계를 활용해 군을 지원하는 게 이들의 미션이었습니다. 어느 날 과제가 떨어졌습니다. 전투기 개선이었습니다. 학자들은 전투에서 총 맞고 돌아온 전투기를 분석했습니다. 주로 날개와 꼬리 등에 총을 맞은 비행기였습니다. 숙제는 ‘어느 부분을 보강해야 할까’였습니다. 철갑을 둘러 보강해야 할 부분은 ...
2022.07.16 06: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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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정치가와 정치꾼, 그리고 청년의 삶
[EDITOR's LETTER] 2017 년 여름이었습니다 . 요즘처럼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어느날, 선배 두 분과 점심 약속 장소에 가기 위해 차를 타고 회사 주차장을 빠져나왔습니다 . 오른쪽을 돌아보니 한 청년이 보였습니다 . 엄청나게 큰 가방을 멘 축 처진 어깨에 한손에는 아이스 커피 한 잔이 들려 있었습니다 . 그는 건물 고시원으로 올라갔습니다 . 순간 안쓰럽게 느껴졌습니다 . 머릿속이 복잡해졌습니다 ...
2022.07.09 06: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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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그 시대의 아버지들과 CEO 그리고 헌신
[EDITOR's LETTER] 한 사람의 삶을 떠올립니다. 그는 어려서 부모님을 여의고 10대에 동생들을 부양해야 할 의무를 집니다. 온갖 험한 일을 하며 동생들을 거둬 먹이지요. 그래도 학습에 대한 열의는 잃지 않고 밤에 공부를 병행합니다. 서울로 올라와 취업을 하고 결혼을 합니다. 자식들을 낳고 이들을 키우기 위해 또 뼈빠지게 일을 합니다. 모두 대학을 보냅니다. 자식들의 학자금을 다 갚을 즈음 사업을 시작합니다. 초기에는 중국...
2022.07.02 06: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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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Fed의 빛과 그림자, 그리고 한국은행의 역할
[EDITOR's LETTER] 얼마 전 누리호 발사에 성공했습니다 . 자체 기술로 인공위성을 쏠 수 있는 일곱째 나라가 됐습니다 . 뿌듯함과 동시에 미국인들은 벌써 50여 년 전에 이런 기분을 느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인간을 처음 달에 착륙시킨 미국의 아폴로 11호 얘기입니다 . 닐 암스트롱이 달에 첫발을 내디딘 날은 1969년 7월 21일이었습니다 . 기록을 보니 한국도 그날을 임시 공휴일로 정해 함께...
2022.06.25 06: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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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2022년 노키아의 몰락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
[EDITOR's LETTER] 전자업계를 취재하던 2009 년 , 노키아는 넘사벽처럼 보였습니다 . 세계에서 팔리는 휴대전화 두 대 중 한 대는 노키아 브랜드였습니다 . 1998 년 모토로라를 제치고 세계 1 위가 된 노키아는 핀란드의 상징이었습니다. 2008 년 금융 위기에도 당당히 살아 남았습니다 . 삼성이 노키아의 절반을 팔면 잘했다고 칭찬받던 시절 . 2011 년까지도 판매 대수 기준으로 세계 1...
2022.06.18 06: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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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욕망을 파는 마케팅, 그 정점에 있는 도시의 공간들
[EDITOR's LETTER] “멋진 카페가 있는 최고의 미술관이 아닙니다. 멋진 미술관이 있는 최고의 카페입니다.” 1988년 영국 런던에 있는 100년 역사의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이 이런 광고 문구를 내걸었습니다. 문화·예술이 소비자 경험의 한 요소가 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광고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요즘 상황을 생각해 보면 하나의 암시처럼 느껴집니다. 미술관 같은 레스토랑과 카페의 등장,...
2022.06.11 06: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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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사람과 시간이 만나 서사가 된 서울의 길
[EDITOR's LETTER] 종로 뒷골목에 좋아하는 음식점 하나가 있습니다 . 오래전 명절 때 집에 가지 못하면 찾던 곳입니다 . 동그랑땡을 파는 그 집 . 지금도 가끔 그곳에 갑니다. 얼마 전 그 음식점 인근 아는 카페 앞을 후배와 지나갈 일이 있었습니다. 그 후배는 말했습니다 . “ 아 저 여기 알아요 . 엄마 아빠가 데이트하던 곳이라고 들었어요.” 순간 흠칫했습니다 . 항상 젊은 후...
2022.06.04 06: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