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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주식시장에서 돈을 못 버는 사람들도 있습니다[EDITOR's LETTER]
[EDITOR's LETTER]올 들어 주가가 크게 올랐습니다. 그런데 주변에 행복하다는 사람을 찾기 힘듭니다. 어떤 사람은 보유 종목의 주가가 오르지 않았다고 불만입니다. 다른 사람은 수익을 냈어도 투덜거립니다. SK하이닉스 주식이 없다는 이유입니다. 급등한 주식을 갖고 있는 사람도 종잣돈이 적다고 중얼거립니다.몇 년 만에 찾아온 불장. 어떤 유형이 이런 시장에서 돈을 못 버는지 살펴봤습니다. 우선 경제와 정치를 혼동하는 사람입니다. 주변에는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후 주식 투자를 하지 않은 이들이 꽤 있습니다. 논리는 있습니다. “대통령도 싫고, 경기도 나쁘고, 관세 협상도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왜 주식을 사냐”고들 합니다. 한마디로 편견과 혼선이 기회를 앗아간 것이지요. 실제 야당 누군가가 “주가가 떨어져야 정상”이라고 했다지요.편견은 상상력마저 위축하게 합니다. 지난 4월 초 코스피는 2400대였습니다. 대통령 탄핵 후 증권가에서는 주가가 올라갈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이 해소됐기 때문입니다. 이후 선거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건 주가는 정상화된다는 논리였습니다. 거의 초등학생 산수 수준의 추론이었습니다.대선 결과가 발표된 날 제작한 한경BUSINESS 표지 제목은 ‘이재명 시대, 주식의 시간’이었습니다. 주식시장을 투자자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대통령과 거대 여당, 그들이 내건 상법 개정 등 각종 공약들. 동의 여부를 떠나 시장에 호재로 작용하리라는 것도 쉬운 추론이었습니다. 편견은 단순 추론도 방해했습니다. 기존 신념과 충돌하는 ‘이재명 정부하에서 주가 상승’이라는 정보는 그들의 편도체
2025.11.03 08:4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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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해체되는 신화들, 왜 타협을 말해야 하는가[EDITOR's LETTER]
[EDITOR's LETTER]누구는 꿈(dream)의 종언이라고, 어떤 이는 신화의 해체라고 합니다.2025년을 꿈이 무너지는 시간이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개인의 꿈이 모여 집단적 환상이 되고, 이것이 실현되는 과정에서 신화는 형성됩니다.이 신화의 해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나라는 미국입니다. 아메리칸드림 말입니다. ‘개인의 자유와 무한한 기회, 법치주의와 민주주의, 세계의 경찰’. 아메리칸드림의 이 같은 요소는 미국을 미국답게 만들었습니다. 이민자들은 꿈을 좇아 미국으로 향했고, 미국은 이들을 받아들여 세계 최강국이 됨으로써 신화는 완성됐습니다.하지만 트럼프 정부는 이 모든 신화를 해체하고 있습니다. 이민자를 쫓아내고, 개인과 언론의 자유는 박탈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상징 중 하나인 민주주의는 빛이 바래고 있습니다. 기회의 땅은 추방의 땅으로 변했습니다.이보다 앞서 신화가 되기도 전에 종언을 고한 또 다른 꿈은 유러피안드림입니다. 유럽인들은 미국과는 약간 다른 꿈을 꿨습니다. 타인으로부터의 자유가 아니라 타인과 함께하는 자유, 개인의 부보다 삶의 질을 중시했습니다. 다양성과 포용성, 지속가능성 등이 그들의 꿈을 규정하는 단어였습니다.하지만 어느 순간 기술은 급속히 발전하기 시작했습니다. 고용 유연성이 떨어지고 모험자본이 부족한 유럽은 그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습니다. 성장은 정체했고, 유러피안드림은 신화의 완성도 보지 못한 채 무너졌습니다. 어려워진 경제는 다양성과 포용성, 복지제도에 굵은 균열을 내고 말았습니다.코리안드림도 유사한 궤적을 밟았습니다. 시계를 30년 전으로 돌려봅니다. 1995년 한경BUSINESS가 창간된 해입니다.
2025.10.27 06:4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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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에 발동된 서킷 브레이커, 공감형 후속대책이 필요한 이유 [EDITOR's LETTER]
[EDITOR's LETTER]한국 사회에서 부동산 정책은 수십 년간 논란의 대상이었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대책을 내놔도 논란, 안 내놔도 논란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땅이 좁아 그렇다’, ‘공급이 부족해서 그렇다’는 뻔한 답 외에 뭔가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봤습니다.아파트, 부동산을 둘러싼 다양한 단어들이 떠올랐습니다. 전세의 설움, 상속, 노후, 패닉바잉, 불평등, 수도권 집중, 투기, 한강변 아파트, 욕망, 신혼, 내집 마련 등등. 수많은 단어의 숲을 지나고 나니 하나의 단어가 마지막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인생.한국인들에게 부동산이란, 아파트란 곧 인생입니다. 먼저 1960년대생과 그 이전 세대. 그들은 어릴 적 기억을 갖고 있습니다. 전세를 살고 있는데 집 주인이 갑자기 나가라고 하면 아무 말도 못하고 쫓겨나 듯 이사를 가야 했습니다. 이런 경험은 그들에게 ‘내집 마련’을 인생의 첫 번째 목표로 삼게 했습니다. 전세 살면서 모은 저축에 대출까지 더해 집을 사면 인생의 첫 단계가 마무리됩니다.다음은 기회가 되면 좀 더 좋은 상급지로 이사를 갔습니다. 한발 더 나가면 아이들에게 물려줄 집까지 사줄 수 있다면 성공한 인생으로 평가받습니다. 임대 소득으로 노후를 보내면 한 인생이 일단락 됩니다. 부동산은 한마디로 ‘인생 프로젝트’인 셈입니다.다음은 1970년대부터 198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 이들은 젊은 나이에 부동산이 계급을 나누는 기준이 된다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외환위기를 지나고 2000년대 후반 강남 재건축과 판교 분양 등을 통해 삶의 희비가 갈리는 것을 보며 젊은 시절을 보냈습니다. 이들은 맞벌이와 함께 대출, 청약, 전세
2025.10.20 07: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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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보이는 것보다 좋은 것, 2030의 소비코드[EDITOR's LETTER]
[EDITOR's LETTER]뒤늦게 알게 된 사실들이 있습니다. 동화나 만화가 특히 그렇습니다. ‘오즈의 마법사’는 화폐제도에 대한 신랄한 풍자이며 ‘은하철도999’는 산업사회에서 소외된 인간과 계급에 대한 서사였습니다.만화영화 주제가도 다시 들어보면 달리 들립니다. 장년층 대부분이 알고 있는 ‘개구리 왕눈이’ 주제가 일부입니다. “개구리 소년, 비바람 몰아쳐도 일어나라, 일곱 번 넘여져도 일어나라.” 잔혹하지 않습니까? 애한테 비바람 몰아치는데 울지 말고 피리를 불라고 합니다.국민 만화 ‘들장미 소녀 캔디’도 마찬가지입니다.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 참고 참고 또 참지 울긴 왜 울어… 웃어라 캔디야 울면은 바보다 캔디 캔디야.” 만화는 기성세대가 유년 세대에 전하는 메시지라고 합니다. 1970년대, 80년대 유년 시절을 보낸 이들에게 사회는 참으라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주입했습니다. 그래서 집단, 국가를 위해 중장년 세대들이 혹독한 시절을 참고 견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개인의 취향이 발들일 틈이 없었습니다.2000년대 만화에서 참고 견디라는 메시지는 사라집니다. ‘포켓몬스터’ 주제가가 대표적이지요. “서로 가진 생각은 달라도 우리는 모두 친구… 내가 원하는 걸 너도 원하고…” ‘세일러문’, ‘카드캡터 체리’ 같은 만화도 인간관계, 사랑 등을 말합니다. 중요한 것은 나와 우리입니다. 이렇게 유년을 보낸 세대가 나에 집착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MBTI와 사주 열풍도 같은 맥락입니다. 개인의 다양한 취향은 이 세대의 스키마적 특성이기도 합니다.현재 한국 사회는 선진국, 중진
2025.10.13 09:4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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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주의 역사와 함께한 단어, 미래 혁신 그리고 버블[EDITOR's LETTER]
[EDITOR's LETTER]100년 전인 1925년 7월. 미국 테네시주 의회에서는 ‘원숭이 재판’으로 불린 세기의 재판이 열렸습니다.존 스코프스라는 생물 교사가 다윈의 진화론을 가르친 것이 문제가 됐습니다. 앞서 미국 테네시주 의회는 버틀러법을 제정했습니다.‘인간이 하등동물의 후손이라고 가르치는 일은 법에 저촉된다’란 내용이었습니다. 진화론 교육을 금지한 것입니다. 스코프스는 이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지만 재판에서 졌습니다. 하지만 이 재판은 미국에서 진화론과 창조론 논쟁이 불붙는 계기가 됐습니다.논쟁의 확산 이면에는 과학기술의 발전이 있었습니다. 당시 미국 가정에는 라디오 500만 대가 보급돼 있었습니다. 많은 미국인이 라디오를 통해 이 재판을 청취했습니다. 라디오뿐 아닙니다. 1920년대 미국 자동차 시장도 폭발합니다. 헨리 포드가 중산층이 자동차를 구매할 수 있도록 모델T 가격을 대폭 낮춘 영향이었습니다.자동차 대중화 시대의 개막입니다. 민간 항공사의 영역도 확장되기 시작했습니다. 기술혁명이 기존의 가치관을 흔들기 시작한 변곡점이 된 셈이지요.100년이 흐른 현재와 오버랩되는 장면이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이 가치관과 생활·산업 구조를 뒤흔든다는 점에서 말입니다. 그 주인공은 지금은 AI, 인공지능입니다.또 다른 공통점은 주식시장에서도 나타났습니다. 당시 주식시장에는 불이 붙었습니다. 주가가 급등했습니다. 주인공은 라디오 제작사 RCA, 자동차 업체 포드와 GM 등이었습니다. 요즘 말로 주도주였습니다. 이렇게 미국 주도주의 역사가 시작됐습니다.주도주에 대한 정의는 다양합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시대의 아이콘과 같은 주식입니다.
2025.09.29 06:3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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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소각 의무화의 파장, 경영권의 본질에 대한 질문[EDITOR's LETTER]
[EDITOR's LETTER]법은 본질적 모순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미래를 지향하지만 결국 과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기 때문입니다.보수성은 법의 또 다른 본질입니다. 변화를 추구하지만 기존 질서를 파괴하지 않으려는 속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법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말을 많이 하는 듯합니다. “법은 과거의 기록”이란 말도 같은 맥락입니다.논란이 되고 있는 한국의 상법, 그중 자사주 관련법 역시 법이 과거의 기록임을 보여줍니다.1994년 증권거래법 개정 이전까지만 해도 기업의 자사주(자기주식) 취득은 사실상 금지에 가까웠습니다. 대주주, 오너의 사익 추구를 막기 위함이었습니다.1997년 외환위기 이전까지 한국의 대기업 경영 행태를 상징하는 단어는 ‘황제경영’이었습니다. 이사회는 거수기 역할조차 못했습니다.이사들이 도장을 아예 회사에 맡겨놓기도 했습니다.경영진이 알아서 도장을 찍고 사업을 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자사주 매입과 처분까지 자유롭게 해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대주주의 사익 추구를 막을 길이 없다는 게 시대적 정서이자 법의 취지였습니다.기업들도 할 말은 있습니다. 서둘러 선진국을 따라잡아야 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이사회 소집하느라 몇 달이 걸리고 검토, 토론, 설득의 과정을 거쳤다면 오늘의 대한민국은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고속성장의 다른 면이었습니다.1997년 외환위기는 모든 것을 바꿔놓았습니다. 주가는 폭락했고 기업들은 사냥에 노출됐습니다.동시에 진행된 자본시장 전면개방으로 한국은 ‘주주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흐름 속으로 빨려 들어갔습니다. 기업들은 주가를 부양해 주주가
2025.09.22 07: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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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이재용의 시간, 정면승부의 타이밍[EDITOR's LETTER]
[EDITOR's LETTER]2005년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을 구상했습니다. 그 안에 들어갈 핵심 칩 생산을 인텔에 맡기기로 했습니다. 컴퓨터 전성시대, 인텔을 따라갈 만한 칩 메이커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인텔 경영진은 잡스의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현재의 큰 시장을 두고 미지의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오판이었습니다. 모바일 시대는 한걸음에 찾아왔고 인텔은 추락했습니다.2018년 또 다른 비극의 주인공이 탄생합니다. 삼성전자입니다. 엔비디아는 삼성에 제휴하자고 했습니다. 인공지능용 반도체인 HBM 생산과 파운드리 사업 분야에서 손을 잡자는 제안이었습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최고의 반도체 회사였습니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제안을 거절합니다. D램으로 매년 수십조원을 버는데 굳이 HBM을 해야 하느냐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절박했던 2등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손을 잡았습니다. 그 이후 전개는 설명 안 해도 될 듯합니다.삼성과 인텔은 비슷한 이유로 새로운 시대를 거부하고 어려움에 처했습니다. 두 회사의 발목을 잡은 것은 모두 거대한 기득권이었습니다. “모든 혁신의 적은 기득권이다.” 그 결과 한국 사회에는 삼성전자 비관론이 팽배합니다. “전략도 없고, 기술도 압도적이지 않고, 내부 결속도 떨어진다”는 게 그 근거입니다. 주변 10명 중 9명은 삼성전자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봅니다. 다들 이런 의견을 내니 문득 다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자 망해도 3년은 간다 했는데 세계 1위를 하던 회사가 그냥 주저앉을 리 없다. 악재는 이미 다 나온 것 아닌가.’ 그런 주장을 하던 차에 새로운 징조들이 나왔습니다.최근 삼
2025.09.15 08: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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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고스·파토스·에토스, 변호사들만의 덕목일까[EDITOR's LETTER]
[EDITOR's LETTER]로고스(logos), 파토스(pathos), 에토스(ethos). 아리스토탈레스의 저서 ‘수사학’에 나온 설득의 3요소입니다. 로고스는 ‘논리와 이성’, 파토스는 ‘감성과 공감’, 에토스는 ‘인격과 평판’ 정도로 표현하면 될 듯합니다.생각해 보면 이 세 가지가 필요하지 않은 직업은 없어 보입니다. 기업의 CEO, 정치인, 법률가, 영업사원, 기자 그리고 심지어 의사까지. 진리에 가깝기 때문이겠지요.이 세 가지 중 한 가지도 갖추지 못한 채 대중 앞에 서는 이들을 보면 스트레스 지수가 올라가는 것도 당연합니다.PBR(주가순자산비율)도 모르면서 주가 5000 시대를 외치는 정부의 경제 수장을 맡은 경제부총리, 광복절날 독립운동가의 유서를 조작에 가깝게 왜곡한 독립기념관장, 건진법사 수사에서 결정적 단서를 내다 버리고 ‘분실했다’고 주장하는 검찰. 무더위에 짜증을 너머 참담함까지 느끼게 하는 사람들을 언제까지 보고 있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한동안 잊고 있던 로고스, 파토스, 에토스란 단어를 환기시켜 준 분들이 있습니다.이번 주 한경비즈니스는 ‘변호사들의 변호사’란 타이틀로 커버스토리를 작성했습니다. 궁금했습니다. 법조계 인재들이 모여 있는 대형 로펌. 그 로펌의 변호사들이 인정하는 다른 로펌의 변호사는 어떤 사람들일까.7대 대형 로펌 변호사들에게 설문을 돌렸습니다. ‘자신의 사건을 맡기고 싶은 변호사, 혹은 법정에서 경쟁 상대로 만나기 싫은 능력 있는 변호사’를 꼽아달라고 했습니다.자신이 속한 로펌 변호사는 제외했습니다. 무작위였음에도 다수의 표를 얻은 변호사들이 있었습니다. 그들로부터 어떻게 좋은 평
2025.08.25 06: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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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가 꿈꿨던 세상, 비저너리 실종된 한국 [EDITOR's LETTER]
[EDITOR's LETTER]발명왕 토머스 에디슨. 어릴 때부터 너무 많이 들은 이름입니다. 에디슨이 세운 회사가 1990년대 미국 최고의 기업 제너럴일렉트릭(GE)이라는 것은 경제에 관심을 가진 후에나 알게 됐습니다.이 에디슨에 가려 우리는 한 인물을 완전히 잊고 수십 년을 살았습니다. 니콜라 테슬라. 그가 역사 속에서 현실로 나온 것은 2000년대입니다. 그의 이름을 딴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등장한 것이지요.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우리의 상식이 얼마나 편협한지를 보여주는 한 사례가 테슬라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그의 업적은 논문으로 써도 될 정도입니다. 에디슨이 직류를 고집할 때 교류를 발명해 현재와 같은 전력공급 체계를 만든 게 테슬라입니다. 자기장을 이용한 유도 전동기를 개발해 산업용 모터, 전동차, 가전제품이 탄생할 수 있는 길을 열었습니다. 전파를 이용한 무선 신호 송신인 라디오 기술을 개발한 것도, 원격조정 기술과 네온 형광조명을 최초로 발명한 것도 테슬라였습니다. 그의 X선 연구와 고주파 전류 연구는 의료영상장비와 레이더, 고주파 의료기기의 개발로 이어지는 길목에서 이뤄졌습니다.위대한 업적을 남겼지만 노년의 삶은 비참했습니다. 세계인들에게 공짜 전기를 만들어 공급하겠다는 워든클리프 타워 프로젝트 실패 이후 자금난과 건강 악화에 시달렸습니다. 한 호텔에서 1943년 쓸쓸한 죽음을 맞았습니다. 이후 그는 60여 년간 대중의 기억에서 사라졌습니다. 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창업자들이 그를 다시 불러냈습니다.지금 우리는 테슬라가 만든, 그가 꿈꾼 세상에 살고 있다고 하면 과언일까요. 그에게는 철학과 비전이 있었습니다.
2025.08.18 07:2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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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럭셔리가 된 생각, 그리고 생각하는 스포츠 야구 [EDITOR's LETTER]
[EDITOR's LETTER]야구는 다른 스포츠와 차별화된 매력이 있습니다. 이번 주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스포츠인 2025년 한국 프로야구를 다루기로 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이 매력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고민하고 있을 때 한 후배가 뉴욕타임스에 나온 칼럼 하나를 보내줬습니다. 제목은 ‘Thinking Is Becoming a Luxury Good’.제목이 주는 느낌 그대로입니다. 스마트폰 SNS 중독으로 긴 글을 읽지 못하게 되면 문해력이 떨어지고 생각의 상실로 이어진다는 주장입니다.영국 칼럼니스트인 메리 해링턴은 짧은 영상과 이미지를 정크푸드에 비유합니다. 중독성 높고 건강에 해가 되는 ‘인지적 정크푸드’라고 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더 많은 시간을 숏폼과 이미지에 투자합니다. 반면 부유한 소수의 사람들은 도파민 단식 등을 통해 집중력과 사고력을 보존하기 위해 훈련할 기회를 갖는다고 합니다. 이는 또 다른 자산이 된다는 것입니다. 럭셔리의 기본은 희소성입니다. 생각 자체가 희소한 무언가가 된다는 것이지요.이 글에 더욱 공감한 것은 AI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AI와 함께 살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문제에 대한 답을 구할 때 생각이라는 프로세스를 생략합니다. 생각 자체를 AI에 맡기는 ‘생각의 외주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틈만 나면 쇼츠와 유튜브를 보고, 일할 때는 AI에 외주를 주는 과정에서 인간을 인갑답게 만드는 깊은 생각의 기능은 퇴화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야구 얘기로 넘어갑니다. 누군가 “야구는 생각하는 스포츠다”라고 했습니다.우선 선수들. 3시간 넘는 경기 시간 가운데 선수들이 실제 치고 달리고 수비하는 시간은 30분 안팎이라고 합니다. 투수
2025.08.11 07: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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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형 조공(朝貢)을 바친 대한민국의 숙제들[EDITOR's LETTER]
“패권국에 주변국이 경제적 대가를 바치고 그 대가로 안정된 질서 혹은 시장 접근권을 보장받는 시스템.” 조공(朝貢)에 대한 현대적 정의입니다. 이 단어를 떠올렸습니다.한국과 미국의 통상협상이 타결됐습니다. 협상이라는 말이 약간 어색하게 들립니다. ‘21세기형 조공’이라도 불러도 될 정도입니다. 경제적 대가를 바치고 시장 접근권을 보장받는다는 정의에 딱 들어 맞습니다. 한국은 국방의 상당 부분을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운신의 폭은 적을 수밖에 없었습니다.실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막무가내로 전 세계에 관세와 투자를 요구했습니다. 기존 자유무역협정(FTA)이나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따위에 트럼프는 아무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 앞에서 FTA나 과거 바이든 정부 때 했던 투자를 들먹이는 것은 오히려 협상에 독이 됐을 것이라는 것은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한마디로 “(당신 끌어내린) 지난번 왕에게 많이 갖다 바쳤으니 조공을 줄여주십시오”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했을 것입니다. 답은 뻔하겠지요. “나하고 뭔 상관인데.”시장의 평가는 분분합니다. “많이 내줬지만 선방했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구체적 협상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 정도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혹자들은 EU와 일본보다 늦게 시작한 것이 다행이라고도 합니다.이번 협상에서 한국의 무기는 ‘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였다고 합니다. 어차피 한국 기업들은 미국 조선업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었고, 미국도 군함 건조와 수리를 맡길 수 있는 우방이 한국 외에는 거의 없었기 때문에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지점이었을 것입니다.산업화
2025.08.04 11: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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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5000 시대? 그 발목을 잡는 자들은[EDITOR's LETTER]
[EDITOR's LETTER]주식시장에서는 가끔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일이 일어납니다. 그중 하나가 실적 전망치 발표와 실제 발표한 날의 주가 움직임입니다. “시장 예상에 못 미치는 실적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 주가가 떨어집니다. 하지만 예상대로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하고 나면 주가가 반등하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이는 불확실성에 대한 시장의 혐오 때문입니다.예상치보다 낮을 것이란 전망은 ‘불확실성’, 실제 발표한 저조한 실적은 ‘확실성’의 영역에 있다는 말입니다.비즈니스도 비슷합니다. 몇 해 전 한 기업인은 대화 도중 이런 말을 했습니다. “앞으로 중국, 베트남 등에서는 사업을 안 할 겁니다.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는 나라에서 사업한다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알았습니다.” 중국에 사업을 빼앗기다시피 하고 철수한 직후였습니다. 중국 정부는 처음에는 외자유치를 위해 다양한 편의제공을 약속하지만 사업이 자리를 잡고 나면 얼굴을 바꿔버립니다. 온갖 시비를 걸어 영업을 방해한다는 얘기였습니다. 그는 이후 미국으로 사업의 축을 옮겼습니다.이 불확실성이 중국만의 문제일까. 많은 조사에서 시장참여자들은 한국 주식시장의 신뢰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합니다. 불확실성에 대한 지적입니다. 느닷없이 정부가 공매도를 금지하고 주식 양도세 규정을 몇 년이 멀다하고 바꾸는 등 정책 불확실성은 큰 리스크입니다. 기업들을 정치로 끌어들이고 검찰이 이를 수사해 오너들을 감옥에 보내는 것도 낯설지 않은 풍경입니다. 더 오래전에는 정권이 기업을 해체하기도 했습니다.그렇다고 기업들도 피해자만은 아닙니다. 인적분할이나
2025.07.28 07:5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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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컬처의 두 번째 정점과 정부 지원의 ‘팔길이 원칙’ [EDITOR's LETTER]
[EDITOR's LETTER]데자뷔 같은 것을 느낍니다. 코로나19 시기와 현재에서 말입니다. 코로나19 공포가 현실이 됐지만 한국은 분위기가 좀 달랐습니다. K컬처가 그 우울한 바이러스 사이를 헤집고 세계적으로 확산했기 때문입니다. 2020년 2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한국 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았고 이듬해 9월 ‘오징어 게임’은 세계를 게임의 세계로 몰아넣었습니다. 세계 젊은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파한 BTS는 그 자체로 신드롬이 됐습니다. 한국 기업들은 그 파도에 올라타 글로벌 영토를 넓혀갔습니다. 동학개미운동을 기폭제 삼아 주가는 2021년 6월 사상 최고치에 도달했습니다.그리고 한동안 K컬처는 활력이 떨어지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작년 10월 한강 작가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새로운 장을 열었습니다. 12월 3일 계엄과 내란도 국민 스스로의 힘으로 넘어섰습니다. 짜놓은 각본처럼 K컬처도 다시 빛을 내기 시작합니다. 6월은 K컬처의 달이라고 해도 될 듯했습니다. 척박한 환경에서 제작된 한국 뮤지컬 ‘어쩌다 해피엔딩’이 미국에서 토니상을 수상한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이어 공개된 ‘오징어 게임3’는 넷플릭스의 모든 TV쇼 차트를 석권했습니다. 동시에 넷플릭스에 올라간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그야말로 세계적 열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 시기 한국 주가는 다시 3000선을 넘어서며 2021년 7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묘한 기시감이 느껴집니다.2021년과 2022년 K컬처에 대한 우려도 있었습니다. 기생충, 오징어 게임, BTS로 상징되는 그 시기가 K컬처의 정점이 아닐까 하는 우려였습니다. 일
2025.07.21 07:5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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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흥행, 이질적 요소를 조합하는 힘[EDITOR's LETTER]
[EDITOR's LETTER]경영 분야에서 인문학 열풍이 불던 때가 있었습니다. 대략 10년 전쯤 됐을까. 르네상스 시대 미술과 함께 가장 많이 거론된 화가는 파블로 피카소였습니다. 대표작 ‘아비뇽의 처녀들’은 경영자들에게 많은 영감을 줬습니다.동료인 마티스와 비슷한 화풍을 갖고 있던 피카소. 그는 어느 날 마티스, 그리고 그의 딸과 식사 자리에 앉았습니다. 마티스의 딸은 당시 파리에서 유행하던 아프리카 목각인형을 들고 나왔습니다. 피카소의 눈길은 그 목각인형에 멈춰 섰습니다. 그리고 한참을 바라봅니다. ‘제7의 감각’을 쓴 윌리엄 더건은 이 순간을 ‘전략적 영감’의 순간이라고 표현합니다. 야수파적 화풍과 아프리카 목각인형이 연결되는 순간 피카소의 새로운 전략이 탄생합니다. 안개가 걷히고 이질적인 점과 점이 연결된 새로운 조합의 탄생, 그 결과물이 ‘아비뇽의 처녀들’입니다. 그리고 입체파의 거장이 됐고 가장 위대한 예술가로 남았습니다.최근 ‘케이팝 데몬 헌터스’란 애니메이션을 뒤늦게 봤습니다. 제목에 스토리가 다 드러나는 애니메이션이라 기대는 없었습니다. 의무감에 봤다고 할까. 콘텐츠 만족도는 기대치와 반비례한다고 하는데 이 작품에 맞는 말이었습니다. 보는 내내 절묘한 조합의 힘을 느꼈습니다. 결핍을 가진 주인공이 또 다른 결핍을 가진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악귀를 물리친다는 단순한 스토리였습니다. 이 단순한 스토리가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K팝 및 한국의 전통과 결합되며 폭발력을 일으켰습니다.노래와 춤으로 악귀를 쫓는 한국의 무당은 걸그룹과 결합했습니다. 주인공인 ‘헌트릭스’입니다. 한국의 저승사자
2025.07.14 07: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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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의 기조와 기업들의 무감각 [EDITOR's LETTER]
[EDITOR's LETTER]요즘 기업인들을 만나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이 이재명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입니다. 기업은 어떤 대응을 준비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이기도 합니다. 저변에는 ‘기대와 불안’이라는 정서가 깔려 있습니다. “하는 걸 보니 과거 진보 정부와는 좀 다른데”, “하지만 갑자기 돌변하지는 않을까” 등의 반응이 지배적입니다.이런 불안을 조금 잠재운 것은 장관 인사였습니다. 전 정부의 장관을 유임시키고 기업인을 장관 자리에 앉혔습니다. 여기에도 전략은 깔려 있었습니다. ‘물소떼론’입니다. “장관 인사는 한번에 대규모로 해야 한다. 한 명씩 하면 강을 건너는 물소처럼 맹수들에게 잡아 먹힐 수 있다.” 그의 오래전 발언이 소환된 배경입니다. 민주노총 출신을 고용노동부 장관에 임명했지만 기업인 장관 등용으로 희석되며 큰 소란은 없었습니다.약간의 안도에도 질문은 이어집니다. “국회까지 장악한 강력한 정권하에서 피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이 답을 위해서는 정치와 경제가 무관하지 않다는 점을 참고해야 합니다.롯데 사례입니다. 2016년 4월 총선에서 여당인 새누리당이 패배했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지지율은 30% 초반대로 추락했습니다. 반전의 카드는 롯데에 대한 공격이었습니다. 6월 10일 검찰은 롯데에 대한 대대적 압수수색을 실시합니다. 형제간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으며, 여론이 좋지 않은 약한 고리를 택한 것이지요. 11월에는 롯데가 갖고 있는 성주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쓰기로 했습니다. 롯데의 중국 사업은 철퇴를 맞았고 신동빈 회장은 구속됐습니다. 신 회장이 그때 무슨 혐의로 구속됐는지 기억하는 사
2025.07.07 07: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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