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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당신들에게 특별한 대우를 하는지 아십니까?[EDITOR's LETTER]
“오늘은 아무도 죽지 않습니다.” 영화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에 나온 대사입니다. 새 떼에 부딪혀 엔진이 파괴된 비행기를 허드슨강에 비상착륙시켜 탑승자 전원을 구조한 실화를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기장 체슬리 설렌버거의 관심은 단 하나 승객들을 살리는 것이었습니다. 강에 비행기를 착륙시키는 결단을 하고 실행했습니다. 그는 승객과 승무원들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끝까지...
2024.06.10 09:0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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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한국 대표 기업들, 리더십은 어디에[EDITOR's LETTER]
[EDITOR's LETTER] 세계 최초로 전자사전과 개인용 워드프로세서를 개발한 회사를 아십니까. 모르신다고요? 그럼 세계 최초로 노트북 컴퓨터를 출시한 회사는 아시는지요. 첫 번째 문제의 답은 ‘스미스코로나’입니다. 듣도 보도 못했지만 1906년 휴대용 타자기 개발을 시작으로, 1989년 휴대용 워드프로세서까지 수많은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갖고 100년간 세계 제일의 타자기 업체로...
2024.06.03 07: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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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이 배당을 하지 않는 이유[EDITOR's LETTER]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벅셔해서웨이는 배당을 한 푼도 하지 않습니다. 미국이라는 주주자본주의 국가에서. 그럼에도 주주총회를 하면 본사가 있는 시골 동네 오마하는 축제의 장으로 바뀝니다. 버핏은 회사 설립 후 딱 한 번 배당했습니다. 1967년 주당 0.1달러. 그마저 버핏은 이후에 “실수였다”는 투로 말했습니다. 배당을 하지 않는 버핏이지만 배당주는 좋아합니다. 지난해 벅셔해서웨이가 투자한 회사들로부터 배당받은 금액은 7조원을...
2024.05.27 10: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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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동성, 리더십, 유연성…한국의 강점이 사라지고 있다 [EDITOR's LETTER]
[EDITOR's LETTER] 현재 한국 사회에서 희망적인 면은 무엇이 있을까.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것 같습니다. 정치, 경제, 사회 모든 측면에서 말입니다. 아마도 그동안 강점들이 사라졌거나 사회 변화로 약점으로 변질됐기 때문일 것입니다. 대부분 조직이 쇠락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지요. 한번 돌아볼까요? 한국 사회가 갖고 있던 가장 큰 강점은 역시 역동성이었습니다. 산업화에 나선 지 60여 년 만에 경제 선진국 반열에 들어선 역...
2024.05.20 08: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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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야후 사태, 기업에 국가란 무엇인가[EDITOR's LETTER]
[EDITOR's LETTER] 몇 년 전 롯데가 중국에서 당한 일을 기억하시는지요. 롯데는 2016년 정부의 요구(?)에 성주 골프장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부지로 제공했습니다. 당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던 롯데가 거부하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이런 사정을 모를 리 없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모른 척하며 시비를 걸기 시작했습니다. ‘물이 약간 새는 것 같다’는 등 온갖 꼬투리를 잡아 행정지도...
2024.05.10 09: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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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이 쓴 계획적 혼돈이라는 전략에 대하여[EDITOR's LETTER]
[EDITOR's LETTER] K팝은 어떻게 세계적으로 성공한 상품이 됐을까. 오랜 기간 이런 의문을 가졌습니다. 책도 보고 강의도 들으며 최근 나름의 생각을 정리했습니다. 주관적인 결론은 ‘레거시로부터의 자유와 조합의 힘’이었습니다. 한국은 일제 식민지와 전쟁을 거치며 폐허가 됐습니다. 남아 있는 대중문화라고 해야 이후 트로트로 발전한 일본 엔카를 본딴 유행가 정도였습니다. 이외에 K팝 발전의 발목을 잡을 만...
2024.05.05 06: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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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치 따위는 버리고, 문명화된 내전을 [EDITOR's LETTER]
[EDITOR's LETTER] “믿지 못할 성공은 때로는 불안감의 근거가 되기도 한다. 19세기 말, 20세기 초 벨 에포크를 떠올리는 것도 같은 이유다. 유럽사에서 드물게 전쟁이 없던 시절, 새로운 기술이 등장했고 문화가 꽃피웠다. 인상파 화가와 낭만주의 음악가의 전성기였다. 하지만 1차 대전 시작으로 아름다운 시절은 막을 내렸다. 지난 몇 년간 한반도에도 전쟁 위협이 없었다. 이 시기 K컬처, K배터리, K바이오 등은 ...
2024.04.29 07: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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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高'의 습격, 선조의 실패와 차기 총리의 조건 [EDITOR's LETTER]
[EDITOR's LETTER] 조선 14대 임금 선조. 조선 왕조에서 가장 무능한 왕 1, 2위를 다툽니다. 끝내 조선을 망친 붕당(朋黨) 정치가 그때 시작됐습니다. 선조는 붕당, 분열을 이용해 왕위를 지켰습니다. 임진왜란 때는 한양을 버리고 의주로 튀었고, 중국으로 도망갈 준비도 했지요. 이순신 장군 등 임진왜란 영웅들의 인기가 치솟자 파직 등으로 핍박했습니다. 사람 복은 있었던지 뛰어난 관료와 장수들이 많았습니다. 이황, 기대...
2024.04.21 07: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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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과 탄핵 사이, 국민들이 그어놓은 절묘한 선 [EDITOR's LETTER]
[EDITOR's LETTER] 미국 의회 도서관은 ‘ 후회하지 말라 (No Regeret)’ 라는 제목의 책을 50 권 넘게 소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 교보문고 사이트에도 후회와 관련된 책이 수백 권 팔리고 있습니다 . 대부분은 후회를 부정적으로 다룬 책입니다 . “후회하지 말라”는 말은 맞는 말처럼 들립니다 . 후회는 과거에 발목 잡히는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겠지...
2024.04.12 09:2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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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계의 원칙, CEO의 자격 [EDITOR's LETTER]
[EDITOR's LETTER] 문득 정도전을 떠올렸습니다. 조선의 설계자, 조선의 1호 시민 정도전. 역성혁명을 주도한 그는 ‘사대부의 나라, 재상이 정치의 중심이 되는 나라’를 꿈꿨습니다. 논리는 명쾌했습니다. “군주의 재능에는 어리석음도 있고 현명함도 있으며 강력함도 있고 유약함도 있어 한결같지 않다.” 왕은 세습되기 때문에 몇 대에 걸쳐 계속 능력 있는 왕이 나올지 장담하기 힘들다는...
2024.04.08 07: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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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함이 대만에 준 선물, 반도체 강국 [EDITOR's LETTER]
[EDITOR's LETTER] 빌 게이츠의 ‘악몽 메모’는 유명합니다. 그는 현역에 있을 때 마이크로소프트의 미래에 대한 걱정과 위협 요소들을 끝없이 메모했습니다. 이 악몽 메모가 유출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 영향으로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지요. 메모에는 ‘이런 악몽은 현실이다’라고 쓰여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해프닝이었습니다. 이 일이 일어난 해는 1991년. 빌 게이츠가 포브스 표지를...
2024.04.01 07: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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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시스템 고장난 한국, 중국의 추격이 두려운 이유[EDITOR's LETTER]
이건희 삼성 회장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일본으로 떠납니다. “선진국을 배워야 한다”는 아버지(이병철 삼성 창업자)의 뜻이었습니다. 가혹한 양반이었지요? 고작 열두세 살짜리에게. 3년 만에 돌아왔지만 배운 건 별로 없었습니다. 대학 갈 때가 되자 아버지는 다시 이 회장을 일본으로 보냅니다. “제대로 선진국을 배우고 오라”고 했습니다. 이건희의 삶은 배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이 회장은 “승계를...
2024.03.25 08: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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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적 토론 사라진 한국의 공론장 [EDITOR's LETTER]
프랑스 화가 프라고나르의 ‘ 그네 ’ 란 그림을 아십니까 ? 볼이 살구빛으로 물든 여인이 치마를 입고 그네를 타고 있습니다 . 앞에서는 젊은 청년이 숨어서 여인과 눈을 맞추고 있습니다 . 뒤에서 그네를 밀고 있는 사람은 나이든 남편 . 앞에 놓인 큐피드 상은 ‘ 비밀을 지켜주겠다 ’ 는 듯 입에 손을 올리고 있습니다 . 막장 스토리를 아름답게 그려낸 이 그림은 18 ...
2024.03.18 07:4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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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빙환과 먼치킨의 유행이 한국사회에 던지는 질문[EDITOR's LETTER]
[EDITOR's LETTER] 2007년 미국 드라마 ‘웨스트윙’에 빠져 있었습니다. 백악관에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드라마입니다. 시대의 스토리텔러 아론 소킨이 쓴 각본은 탄탄했고, 모든 캐릭터는 매력적이었습니다. 순식간에 시즌7까지 몰아 봤습니다. 마지막 시즌에서 히스패닉계 매슈 산토스가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 하이라이트이자 종결이었습니다. 여운이 남아 있던 2008년 말,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버락 오바마가 ...
2024.03.11 07: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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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한국 주식시장, 전략상실의 대가 [EDITOR's LETTER]
[EDITOR's LETTER] 올해 봄으로 가는 길은 유독 거칠게 느껴집니다. 2월과 3월 초 눈과 비도 많이 왔고, 흐리고 추운 날도 많았습니다. 좋은 소식이 별로 없어 사회를 둘러싼 공기도 무겁고 어둡게 느껴집니다. 이런 2월에 상하이로부터 날아든 낭보는 통쾌했습니다. 농심 신라면배 바둑대회에서 2000년생 신진서 9단이 우승했습니다. 과정은 극적이었습니다. 중국 4명, 일본 1명 남은 상황에서 홀로 상하이로 날아가 모든 상대...
2024.03.04 07:24: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