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상우·이영애 젊은층 우상…드라마 획일적 내용은 달라져야

<별은 내 가슴에>, <마지막 승부>, <불꽃>,<가을동화>, <겨울연가>, <여름향기>, <올인>, <천국의 계단>, <대장금> 등. 수많은 한국드라마가 아시아 전역에서 상영됐고 베트남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지금도 한국에서 제작 또는 상영이 끝난 드라마(<장미의 전쟁>, <백조의 호수> 등)가 앞다퉈 상영을 대기하고 있다. 눈을 사로잡는 아름다운 배우들의 연기, 완급과 강약의 조절이 자유로운 연출. 한국드라마를 통한 아시아에서의 ‘한류 열풍’은 이렇게 시작됐다.사실 2001년까지만 해도 베트남에서는 한국드라마가 중국에서 일어난 것과 같은 ‘열풍’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했다. 그전에는 다소 과장된 내용을 통해서 웃음과 눈물샘을 자극하는 홍콩이나 대만드라마에 익숙해 있던 것이 베트남 관객들이었다. 하지만 사실적인 배경을 통해 비쳐지는 아름다운 화면과 세련된 배우들의 현실적인 연기를 보여주는 <모델>, <의가형제>, <내 마음을 뺏어봐> 등의 한국드라마는 베트남인들에게도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이들 드라마를 통해 ‘한국식’ 패션, ‘한국식’ 헤어스타일 등이 베트남 젊은이들 사이에 퍼져나가기 시작했고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장동건, 안재욱, 김남주, 김민종 등 스타들의 베트남 방문을 통해 한국드라마는 TV, 잡지 등 각종 언론매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뜨겁게 달아오른 한류 열기 때문에 오히려 한국드라마에 대한 상영 자제 및 과다한 ‘칭찬’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받을 정도로 단기간에 각별한 사랑을 받았다. 홍콩 TVB방송사가 제작한 드라마들이 베트남 국민의 관심을 얻기 위해 무려 10년의 세월이 걸린 것에 비하면 한국드라마는 말 그대로 ‘열풍’인 것이다. 외형뿐만 아니라 연기내용 역시 충실한 배우들의 모습, 가족애 및 우정과 사랑을 기본으로, 마치 지금 나와 내 주위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사실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구성된 한국드라마의 힘은 베트남 영화, 드라마 관련 전문가들의 높은 평가를 얻으며 시청자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겨울연가>, <삼총사>, <태양 속으로>, <올인> 등을 비롯한 최근의 한국드라마 역시 베트남에서는 더 이상 낯선 드라마가 아니다. 영화 <편지>의 최진실, <의가형제>의 장동건, <별은 내 가슴에>의 안재욱 등은 지속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스타들이다. 이들 외에 최신 드라마인 <불꽃>의 이영애, <가을동화>의 송승헌, 원빈, <겨울연가>의 배용준, <아름다운 날들>의 최지우, <올인>의 송혜교 등은 현재 베트남 젊은이들 사이에 최고의 스타로 자리잡았다. 특히 최근 <천국의 계단>의 권상우, <대장금>의 이영애 등은 이들 사이에 우상으로 떠오르고 있다.이러한 열풍은 젊은 네티즌을 통해 ‘배용준식’ 헤어스타일, ‘이영애식’ 화장법, ‘송혜교식’ 장식품 등을 유행시켰을 뿐만 아니라 ‘베트남전쟁’의 기억을 가진 세대들이 자녀에게 한국어를 배우게 하거나 ‘한국풍’을 따르는 것을 인정하게끔 만들었다.비록 현재 베트남 국내 드라마보다 더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지만 베트남에 소개되는 한국드라마 역시 변화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슬픈 결말로 눈물샘을 자극하는 획일적인 내용에서 벗어나 현대 젊은이들의 사랑방식, 성공을 위한 치열한 노력, 잔잔한 가족애의 모습 등 한국의 모습을 담은 내용의 드라마가 필요하다. 이는 젊은 세대뿐만 아니라 ‘베트남전쟁’의 기억을 가진 세대에게도 현재의 한국을 이해하고 동반자로서의 모습을 각인시켜 줄 것이다. 이것이 ‘열풍’이 단지 ‘열풍’만으로 끝나지 않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잇는 한국영화, 연예계의 국제진출의 임무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