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년 역사'…국제화에 공격적인 투자
국내 3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한경비즈니스 평가에서 고려대 경영대가 8년 연속 1위에 선정됐다. 조사가 시작된 후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은 것이다. 이는 수요자인 기업이 평가했다는 점에서 ‘실무에서 통하는 고려대의 위상’을 잘 보여준다.

고려대 경영대는 최근 10년간 국내외 교육 평가 기관과 언론사가 실시한 여러 평가에서 압도적으로 국내 1위의 위상을 인정받아 왔다. 고려대 경영대는 이제 국내를 넘어 ‘세계 톱 50, 아시아 톱 3 경영대’를 목표로 도약하고 있다.

고려대 경영대는 최초라는 수식어를 유독 많이 갖고 있다. 국내 최초의 경영 교육기관으로, 경상대학·상과대학·경영대학 시절을 거쳐 11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경영대학 역사관 문 열어

지난 10월 30일에는 ‘11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하면서 또 하나의 최초 기록을 썼다. 단과대학 역사상 최초로 설립된 고려대 경영대학 역사관(KUBS STORY)의 개관식을 열면서다. 이와 함께 고려대 경영대에 크게 기여한 기부자를 기리는 ‘컵스 월 오브 아너(KUBS Wall of Honor)’도 제막했다. 현재까지 고려대 경영대학에 기부한 개인과 단체는 약 5700명으로 이곳에는 금액에 따라 600여 명의 기부자 이름을 새겼다.

고려대 경영대학은 이제 재학생들의 창업 지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요소를 갖춘 수동적 인재 교육에 중점을 두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미래 사업가 육성에 발 벗고 나서는 것이다.

김동원 학장은 “스탠퍼드대와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등 세계적인 대학들이 키운 스타트업들이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진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며 “이제는 우리도 KUBS라는 브랜드로 미래 사업가를 육성하기 위해 커리큘럼과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고려대 경영대는 세계 속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11월 27일 국내에서 유일하게 세계경영대학 연합인 셈즈 글로벌 얼라이언(CEMS Global Alliance) 가입에 성공한 것은 국내 경영학계를 깜짝 놀라게 할 만한 소식이다. 이 멤버십에는 한 나라에서 단 한 개의 비즈니스 스쿨만 가입할 수 있다. 현재 런던정치경제대(영국)·게이오대(일본)·칭화대(중국)·싱가포르국립대(싱가포르)·시드니대(호주) 등 각 나라의 내로라하는 명문 비즈니스 스쿨 29개만이 회원 자격을 얻고 있다.

고려대 경영대는 셈즈 글로벌 얼라이언스 정회원 자격 획득과 함께 국제경영석사(MIM) 과정을 도입하기로 했다. 2년 과정으로 운영되는 MIM은 기존 이론 중심의 석사 교육과정을 실무 융합형 교육과정으로 운영하는 새로운 과정이다.

올해 고려대 경영대는 유럽 경영 교육 인증인 EQUIS(EFMD Quality Improvement System) 인증과 미국 경영 교육 인증인 AACSB 인증 등 양대 인증에서 또다시 5년 인증에 성공했다. 고려대 경영대는 EQUIS 및 AACSB 5년 인증을 2회 연속으로 획득한 국내 유일의 비즈니스 스쿨이 됐다. EQUIS 인증은 전 세계 156개교만이 보유하며 5년 인증은 전 세계 83개교만 보유한다.

고려대 경영대가 이 같은 성적을 낼 수 있는 배경에는 공격적인 투자가 있다. 최근 고려대 경영대학은 단과대 자체에서 국제실에 6명의 직원을 채용했다. 국제실을 확충한 것은 늘어나는 외국인 학생 및 교수를 비롯한 세계화 노력을 지속하기 위해서다. 2015년 1학기 기준 전 세계 32개국 103개 대학과 국제 교류 협정을 맺고 있으며 1994년 시작한 국제 인턴십 프로그램에는 2015년 여름학기까지 1882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외국인 교환학생 급증 추세

고려대 경영대의 세계화는 단적으로 교환학생 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10년간 교환학생 수는 국내에서 해외 나가는 아웃바운드(Outbound)가 해외에서 국내로 오는 인바운드(Inbound)보다 더 많았다. 올해는 아웃바운드 수가 약 160명인 데 비해 인바운드 수는 약 190명이다. 해외에서 고려대를 찾는 외국 교환학생들은 최근 2~3년간 급속도로 늘어나는 추세다.

고려대 경영대는 미국 텍사스대가 매년 발표하는 ‘세계 경영대 연구 성과’에서 올해 세계 91위, 국내 1위를 기록했다. 이 평가는 경영학 분야의 24개 세계 최우수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 수를 집계해 교수진의 연구 역량을 평가하는 권위 있는 지표다. 고려대 경영대는 이 평가에서 2006년부터 올해까지 10년 연속 국내 1위를 지켜 왔고 국내 대학으로는 유일하게 2011년부터 세계 100위권에 진입했다.

한편 고려대 경영대는 올해 11월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세계 경영학 리서치 랭킹’을 발표했다. 국내 대학이 특정 분야 세계 대학 순위를 선정, 발표한 것은 최초다. 고려대 경영대학 경영학연구분석센터(The Center for Business Research Analytics)와 경영대학 교수진이 직접 참여해 8개월에 걸쳐 완성한 ‘KUBS 세계 경영학 리서치 랭킹’은 전 세계 86개 경영학 저널의 4만여 개 논문을 분석한 지표다. 평가는 최근 5년 사이에 간행된 논문을 기준으로 했고 올해 평가의 기준 연도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다.

이 평가에서 고려대 경영대학은 종합 순위 75위를 차지했다. 이번 평가 전체 1위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와튼스쿨)가 차지했다. 네덜란드 에라스무스대(Erasmus University Rotterdam), 미국 미시간대(University of Michigan Ann Arbor)·하버드대·MIT 등이 뒤를 이었다.

고려대 경영대는 단과대학 차원에서 다양한 목적의 17개 장학기금을 운영한다. 2015년 경영대학 재학생 장학금 수혜율은 67.3%(이중 수혜 포함)에 달한다. 특히 등록금 이외에 생활비까지 지원하는 ‘KUBS 드림 스칼러십(Dream Scholarship)’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긴급 자금’이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에게 생활비 일부를 비정기적으로 지원하던 기존 방식을 제도화해 정식 장학제도로 마련했다. ‘KUBS 드림 스칼러십’은 소득 0~1분위의 고려대 경영대학 재학생이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고 선발된 학생은 매달 일정액의 생활비를 지원받는다. 올해 신설된 이 장학금을 수혜한 학생은 46명이다.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