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국내 1위 음원 서비스인 멜론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임지훈(36) 카카오 대표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1월 11일 이사회를 열고 로엔엔터테인먼트(이하 로엔) 지분 76.4%를 1조87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1980년생. 카이스트 산업공학과 졸업. 2012년 케이큐브벤처스 대표. 2015년 카카오 대표(현).
카카오는 그동안 모바일 시대의 성장 동력으로 콘텐츠 플랫폼 사업을 주목해 왔다. ‘1boon’ 등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 확대, ‘다음tv팟’과 ‘카카오TV’를 활용한 동영상 콘텐츠 강화 방안 등을 추진했다. 최근에는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유료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을 성공시킨 포도트리를 자회사로 인수했다.
이번 빅딜 또한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 사업 경쟁력을 더욱 높이기 위한 방안이라는 게 카카오 측의 설명이다. 회사 측은 카카오의 모바일 플랫폼과 로엔의 음악 콘텐츠가 결합하면 새로운 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카오는 로엔의 기존 대주주인 스타인베스트홀딩스 등을 상대로 한 유상증자를 통해 7500억원 규모의 인수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는 자체 보유한 현금과 인수금융을 활용할 방침이다. 필요에 따라서는 로엔 지분에 대한 외부 투자 유치도 진행할 계획이다.
로엔은 1978년 설립된 서울음반이 전신으로, 2004년 유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을 시작했다. 지난해 국내 디지털 음원 시장의 규모는 최대 6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멜론의 시장점유율은 50~60%(순방문자 수 기준)로 국내 음원 시장의 절대 강자다.
해외 사업 확대 교두보 마련
로엔의 연예기획 부문을 활용하면 글로벌 시장에 보다 쉽게 진출할 수 있는 매력도 있다. 로엔은 가수 아이유·씨스타 등의 K팝 스타를 확보하고 있다. 카카오가 거금을 들여 사들일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셈이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는 “음악은 모바일 시대에 가장 사랑받는 콘텐츠이자 세계 대중문화에 영향을 줄 정도로 강력한 힘을 갖는다”며 “카카오의 모바일 플랫폼 경쟁력과 로엔의 음악 콘텐츠를 결합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글로벌 진출을 위한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의 통 큰 베팅으로 맞수인 네이버와의 글로벌 경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카카오가 로엔의 한류 콘텐츠를 중심으로 쇼핑·결제·게임 등을 결합한 모바일 서비스 등을 출시한다면 그 파급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최은석 기자 choi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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