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안압녹내장, 근거 없는 두려움은 치료에 도움 안돼… 전문의 도움 받아야
녹내장은 시신경이 망가지면서 시야가 좁아지는 질환이다. 한국인이 겪는 가장 흔한 형태의 녹내장은 정상안압녹내장이다. 안압은 10-21mmHg정도로 높지 않지만 녹내장이 발생하는 경우다. 정상안압녹내장은 손발이 차거나 편두통'야간저혈압'고혈압'당뇨 등 위험인자가 있는 경우에 더 잘 발생할 수 있다.


정상안압녹내장의 올바른 관리 방법을 2016년 2월 세계안과학회에서 최우수학술구연상을 수상한 센트럴서울안과 녹내장 클리닉 최재완 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일단 정상안압녹내장으로 의심되는 경우 녹내장 전문 클리닉을 빨리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상안압녹내장은 대부분 수 년'수십 년에 걸쳐 느린 진행을 보이지만 가끔 빨리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녹내장성 손상이 어느 정도인지, 진행속도는 어떤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후를 모르는 상태에서 진료가 수개월씩 밀리는 대학병원 진료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 근처의 녹내장 전문 클리닉을 찾는 것으로 충분하다. 단, 녹내장 정밀검사를 위해서는 해당 병원이 시야검사, 안저촬영, 안구광학단층검사 등 컴퓨터 분석 장비들을 갖추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최근 일부 전문클리닉에서 시신경과 황반부의 모세혈관을 관찰할 수 있는 혈관조영장비 (OCT angiography)를 도입하기 시작하면서 녹내장 진단의 정확도가 더욱 향상되었다.


정상안압녹내장의 일차 치료 원칙은 약물치료다. 안약을 주로 사용한다. 야간에 한 번 넣는 종류의 프로스타글란딘 제제의 안약이나 두 가지 이상의 성분이 섞여 있는 복합제를 주로 사용한다.

약제의 성격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의 빈도가 다르다. 환자들은 처음 녹내장 치료시 약제의 부작용으로 인해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 프로스타글란딘 계열의 약물은 눈꺼풀의 색소 침착을 일으킬 수 있고 충혈을 유발하는 경우도 있다. 베타 차단제는 호흡기 질환이 있거나 협심증이 있는 사람에서는 가능한 사용하지 않는다. 탄산탈수효소억제제는 점안시 따가움을 유발한다. 알파작용제는 졸림이나 입마름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환자의 반응에 따라 적절한 약제를 선택해야 한다. 약제 사용의 어려움이 있는 경우 레이저 치료나 수술을 시행하는 경우도 있다.


경구용 약제도 정상안압녹내장의 치료에 보조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오메가3 지방산이나 은행잎 추출물 등 혈류순환을 증가시키는 약제들이 사용될 수 있으나 모든 녹내장 환자에게 필요하지는 않다. 혈류와 관련한 녹내장 진행 관련 인자가 있는 등 특수한 경우에 녹내장 전문의의 처방 하에 사용해야 한다. 최근에는 홈쇼핑이나 건강보조식품 판매업자들이 거짓 의학정보로 환자들을 현혹하여 모든 녹내장 환자들이 건강 보조식품을 복용해야 하는 것처럼 현혹하는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다. 특정 성분을 복용하거나 특정한 회사에서 사야 한다고 강권하는 경우 피해를 입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녹내장은 실명하는 병이라고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녹내장의 예후는 녹내장의 형태에 따라 다르다. 정상안압녹내장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예후를 보인다. 실제 정상안압녹내장의 일생 중 양안 실명 가능성은5% 내외로 보고되고 있다. 녹내장을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를 적극적으로 할 경우 실명에 이를 가능성이 더욱 줄어든다.


녹내장의 예후에 대하여 인터넷 등에서 얻은 지식들로 불안감만 증폭시키는 것은 올바른 녹내장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건강염려증이 생겨 불필요한 건강보조식품에 과도하게 비용을 소비한다던지, 잘못 알게 된 예후로 인하여 생긴 우울증 등으로 인해 정작 필요한 녹내장 치료를 포기하는 안타까운 경우도 있다. 정상안압녹내장은 평생에 걸친 녹내장 전문의의 진행 분석과 치료가 이루어져야 하므로 환자와 의료진이 눈 상태에 대해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서로 신뢰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센트럴서울안과 최재완 원장은 “올바른 녹내장 치료는 의사와 환자 사이의 바른 커뮤니케이션에서 시작된다. 약물을 사용하는 경우라면 약물의 불편감이나 약을 제대로 넣었는지에 대해 녹내장 전문의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해야 하며 의사도 환자가 하는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치료에 이를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정인 인턴기자 jji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