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개선에 ‘임기 내 민영화’ 완수…연임 가도에 ‘파란불’ [한경비즈니스=정채희 기자] “2년 안에 민영화를 하겠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2년 전 약속을 지켰다. 우리은행의 15년 숙원 사업인 ‘민영화’를 성공으로 이끌면서 자신의 임기 연장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지난 11월 13일, 우리은행 역사에 변곡점이 그려졌다. 이날 금융위원회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의결을 거쳐 예금보험공사(예보)가 보유한 우리은행 지분 29.7%를 키움증권·한국투자증권 등 7개 투자자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이번 매각으로 예보의 우리은행 보유 지분이 21.4%로 떨어지면서 앞으로 공적자금 관리를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역할만 할 것이라며 우리은행의 자율 경영을 약속했다.
정부가 우리금융지주 주식 100%를 취득한 지 15년 8개월, 예보가 우리금융의 민영화 방침을 발표(2010년)한 지 5년여 만에 숙원 사업을 마무리한 것이다.
업계에선 이번 매각의 일등 공신으로 이 행장을 꼽는 데 이견이 없다. 그는 2014년 말 행장에 취임하면서 민영화를 이른 시일 내 해결하겠다며 스스로의 임기를 3년에서 2년으로 줄였다. 올 들어서는 미국·유럽·일본 등에서 잇따라 해외 기업설명회(IR)를 열며 투자자 유치에 나서는 강행군을 펼쳤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올해 3분기까지 1조105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지난해 연간 순이익(1조590억원)을 넘어섰다. 이 행장 취임 당시 2%를 넘었던 고정이하여신 비율 또한 1.05%로 낮아졌고 부실채권도 크게 줄었다.
금융권에서는 2년간의 실적 개선과 민영화 성공으로 이 행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의 임기는 당초 12월 30일까지였지만 새로운 이사회를 꾸리는 데 시간이 필요해 내년 3월로 연장됐다.
이 행장의 재신임 여부는 내년 1~2월쯤 윤곽이 잡힐 전망이다. 정부는 이번 매각에서 지분을 4% 이상 인수한 곳에 사외이사 추천권을 주기로 했다. 한화생명 등 5곳이 사외이사 추천권을 갖게 됐다. 이들은 12월 3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과점 주주들이 추천한 사외이사를 선임, 이들을 중심으로 내년 1~2월 중 행장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행장을 선임할 계획이다.
이 행장 또한 청사진을 그려 놓은 상태다. 그는 우리은행의 신성장 동력 육성 방안으로 ▷금융지주 체제 재구축 ▷자산 관리 경쟁력 강화 ▷4대 종합 금융 플랫폼 활용 ▷해외 리테일 영업 강화 ▷이종 산업 진출 활성화 등을 제시했다. 그는 “제2의 창업을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우리은행의 역사에 새로운 발자취를 남길 것”이라고 말했다.
약력 : 1957년생. 1980년 서강대 경영학과 졸업. 1979년 상업은행 입사. 2002년 전략기획단 부장. 2003년 홍콩지점장. 2008년 개인영업전략부장. 2009년 광진성동영업본부장. 2011년 경영기획본부 집행부행장. 2012년 개인고객본부 집행부행장. 2014년 우리은행장(현).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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