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희망 회복 2017’ 프로젝트② 대한민국의 강소기업]
서정선 회장 “개인 유전자 분석 대중화 시대 연다”
마크로젠 “유전자 분석, 5달러면 이틀 만에 끝”
(사진)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 /마크로젠 제공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지난해 말 불거진 국정 농단 사태 등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불황의 그늘이 짙어지고 있다. 하지만 어려움 속에도 희망은 있다.

한경비즈니스는 지난해 중소기업청이 신규 선정한 ‘월드클래스’ 기업 50곳 중 성장 가능성이 돋보이는 5개 기업을 통해 ‘희망의 불씨를 살려가는 이야기’를 소개한다. 이들 기업은 수년간 쌓아 온 독자적 기술력 등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을 향한 우직한 발걸음을 이어 가고 있다.

마크로젠은 서울대 의대 유전체이식연구소를 모태로 1997년 설립된 후 2000년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한 생명공학 기업이다. 유전체 및 의료 정보 통합 빅데이터를 통해 질병의 예측·진단·치료 기술의 혁신을 주도하는 ‘정밀 의학 글로벌 선도 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15년 전년 대비 47.0% 증가한 795억원(연결 기준)의 매출을 올렸다. 2016년 3분기까지 전년 동기 대비 15.5% 늘어난 648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마크로젠은 2002년 1월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에 광고를 냈다. ‘단돈 5달러만 내면 48시간 안에 유전자 분석 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유전자 분석 서비스를 기존의 4분의 1 가격에 제공한다는 광고는 세계 유전자 연구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짧은 분석 시간도 눈길을 끌었다.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은 “자체 연구를 통해 원가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유전자 분석 시약의 양을 줄이면서 데이터 정확도를 높여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마크로젠의 유전자 분석 서비스를 이용한 연구자는 150개국 1만8000여 명에 달한다. 마크로젠은 유전자 및 유전체 분석 시장 세계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안방에서도 탈모 가능성 분석

서 회장은 2007년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장비를 구축,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그는 2009년 ‘한국인 개인 유전체 전장서열 분석’, 2010년 ‘아시안 CNV(Copy Number Variation) 지도 완성’, 2011년 ‘RNA 자체 염기서열 변이 세계 최초 확인’, 2011년 ‘폐암 신규 원인 유전자 최초 발굴’, 2012년 ‘폐 선암 원인 유전자 변이 추가 규명’ 등 4년 동안 네이처·게놈리서치 등의 학술지에 염기서열 분석 기술 바탕 연구 결과를 지속적으로 발표했다.

마크로젠은 이 밖에 분자생물학 연구에 기본이 되는 물질인 ‘올리고 DNA’를 제작하는 서비스, 치료제 개발을 위해 특정 유전자를 조작한 동물실험용 생쥐를 제작하는 서비스 등을 제공 중이다.

마크로젠은 지난해 국내 대표 불임·유전 전문 의료기관인 함춘여성크리닉과 공동 연구를 통해 정확도 99.9%의 차세대 산전 유전체 검사법을 개발하기도 했다. 국내는 물론 중국·중남미 등에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 회사는 임신 전 부모의 유전체를 분석해 태어날 아이의 유전 질환 발병 가능성을 예측하는 서비스도 내놓았다.

마크로젠은 지난해 12월 탈모나 비만 등 개인이 보유한 유전적 성향에 대한 분석 결과를 안방에서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해 주목받고 있다. 공식 사이트에 접속해 키트 배송지 주소 등을 입력한 후 배송된 키트에 수검자의 타액을 받아 반송하면 된다. 분석은 샘플 반송 후 2주 안에 완료된다. 결과는 온라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서 회장은 “기존 연구자 중심의 유전자 분석 서비스를 일반인을 대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약력 : 1952년생. 1976년 서울대 의대 졸업. 1978년 서울대 대학원 의학 석사. 1980년 서울대 대학원 의학박사. 1997년 서울대 의학연구원 유전체의학연구소장. 2004년 (주)마크로젠 회장(현). 2015년 한국바이오협회장 재선임(현).

choi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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