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단순한 성과 경쟁 아닌 창조적 아이디어의 협업 돼야

[한경비즈니스 칼럼=곽태연 리브컨설팅 치프컨설턴트] 현재 한국은 저성장 시대의 입구에 들어서고 있다. 5년 또는 3년마다 반복되는 불경기가 아니다.

지속적으로 소비가 위축되고 물가가 상승하고 있다. 여기에 고용 지표마저 떨어지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한국 기업의 경영자들은 지금의 저성장 시대를 극복해야 할 방법을 찾기 위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마땅한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 저성장 시대인 만큼 과감한 투자도 어렵고 구조조정을 통해 인원을 감축하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저성장 시대를 극복하고 성공을 이끌어 낸 세계적인 기업들의 사례를 한국의 현실에 맞게 벤치마킹하면 된다.

성공한 기업들은 저성장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공통점을 보이고 있다. 중·장기 전략을 시장 환경에 맞게 수정해 운영했고 조직 개발과 인사제도를 효율적으로 정비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경영자들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인재들이 보다 자체적으로 자신들의 잠재력을 끌어 올려 성과를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 줬다는 것이다.
저성장 시대의 인사평가제도 포인트
대표적인 기업이 마이크로소프트(MS)다. MS는 수십 년 동안 스택 랭킹(Stack Ranking)이라는 인사평가제도를 운영해 왔다.

이는 지극히 성과주의에 입각한 상대평가제도로 전 직원을 상위 20%, 중간 50%, 하위 10%로 구분 지은 후 상위 20%에게는 다양한 혜택을 주고 하위 10%는 퇴사시켰다.

연공서열주의에서 탈피하기 위해 ‘나이나 근속연수가 아닌 능력에 따라 직원들을 합당하게 평가’하는 성과주의 제도를 철저히 운영했다.

하지만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면서 성과 창출이 힘들어지자 이들은 극심한 내부 경쟁에 시달리게 됐고 부서 간의 소통과 협업이 사라지는 결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MS는 과감히 상대평가주의 인사평가제도를 폐지한 후 절대평가제도를 도입했다. 사실 상대평가제도를 만들어 낸 것은 잭 웰치 제너럴일렉트릭(GE) 전 회장이다. 하지만 GE조차 이 제도를 폐지하고 2017년부터 절대평가-수시 피드백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이 인사제도를 바꾼 것은 저성장 시대에는 극심한 경쟁을 통해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살아남는 구조가 아니라 창조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 협업해 아이디어를 모으고 혁신적인 방법들을 만들어 내야 하는 시대라는 것을 인지했기 때문이다.

MS나 GE처럼 한국의 기업들도 인사 시스템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