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KT의 1000일 도전, 평창서 '5G 올림픽' 꽃피운다]
2015년 세계 첫 ‘5G 올림픽’ 선언, 협의체 만들어 독자 기술 개발
KT의 ‘평창 승부수’…“800조 5G 시장 잡는다”
(사진) 황창규 KT 회장이 2015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5' 기조연설자로 나서 '5G로 가는 길'을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한경비즈니스=정채희 기자] ‘세계인의 축제’ 평창 동계올림픽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강원도 평창군 올림픽플라자에서 2월 9일 개막돼 2월 25일까지 17일간 이어지는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은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을 중심축으로 사물인터넷(IoT)·초고화질(UHD)·인공지능(AI)·가상현실(VR) 등 최첨단 정보기술(IT)이 시연되는 ‘기술 박람회’가 될 전망이다.

특히 한국 정부는 세계 최초의 ‘5G 통신 올림픽’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 통신 분야의 공식 파트너인 KT도 이에 발맞춰 세계 최초의 ‘5G 통신 올림픽’ 성공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KT가 ‘5G 올림픽’을 향한 첫 여정에 나선 것은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KT는 2014년 7월 1일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와 가장 먼저 공식 후원사 협약을 체결했다. 통신 분야 공식 파트너로 대회 통신망과 방송 중계망의 운영을 책임지겠다는 약속이었다.

그로부터 1년 후 황창규 KT 회장은 세계 최대 IT 전시회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5’의 기조연설자로 나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세계 최초의 5G 올림픽’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KT가 ‘5G로 가는 길’을 선도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세계인 앞에 공표한 것이다.

◆3년을 달려온 KT의 여정, 결승선 눈앞

황 회장의 발언은 즉각 실행으로 옮겨졌다. KT는 2015년 11월 5G 규격을 개발, 논의하는 ‘5G 규격 협의체’를 구성했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서 5G 글로벌 표준이 확정되는 시기는 2020년이다.

이보다 앞서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5G 시범 서비스를 선보이려면 여러 제조사와 통신사가 함께 활용할 수 있는 새 규격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협의체에는 퀄컴·인텔·삼성전자·에릭슨·노키아 등 글로벌 기업 6개사가 참여했다. 2016년 6월 협의체 소속 기업 임직원 100여 명이 8개월간 매달린 끝에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5G 시범 서비스를 위해 쓰일 ‘평창 5G 규격(KT 5G-SIG 규격)이 완성됐다.

이제 남은 것은 적용뿐이었다. KT는 5G 시범 서비스의 전초기지가 될 강원도 평창과 강릉 일부 지역에 5G 테스트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KT가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5G 시범 서비스를 선보면서 시청자들은 안방에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원하는 순간, 원하는 각도에서 경기를 즐길 수 있게 됐다(타임 슬라이스). 또 바이애슬론 경기에서 보고 싶은 선수를 골라 볼 수도 있다(옴니 포인트뷰 중계).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사장)은 “과거에는 주로 눈으로만 즐기는 올림픽이었다면 이번 평창올림픽은 아웃사이드 트랙에서 인사이드 트랙으로 들어와 실제 평창 현장에 와 있는 듯한 생생한 몰입감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림픽의 대회 통신망과 방송 중계 인프라를 위한 시설 점검도 막바지 작업 중이다. 올림픽 기간 중 무결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KT는 1만1000km가 넘는 통신망을 구축했고 1000여 명의 네트워크 전문가를 투입했다. KT는 24시간 모니터링, 긴급 복구 체계도 운영할 계획이다.

KT는 일반인에게 자사 5G 기술을 알리는 공간도 마련했다. 개·폐막식 등 주요 대회가 치러질 올림픽플라자 인근에 자리한 평창 대관령 ‘의야지바람마을’에 세계 최초로 5G 네트워크가 적용된 ‘평창 5G 빌리지’를 열었다.

이 체험 공간에서는 5G 기술을 바탕으로 증강현실(AR)·혼합현실(MR)·홀로그램 등을 이용해 관광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KT와 현대차가 만든 5G 자율주행 버스는 올림픽 기간에 평창 일대를 누빌 예정이다.
KT의 ‘평창 승부수’…“800조 5G 시장 잡는다”
◆5G 국제 기술표준 채택 노린다

이번 올림픽은 KT에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무선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는 것은 물론 800조원대 시장으로 통하는 세계 5G 무대를 선점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분석에 따르면 2025년 국내 5G 시장 예상 규모는 약 35조원, 세계시장의 규모는 7914억 달러(848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 미래 시장을 잡기 위한 경쟁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미·중·일 3국은 5G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3G와 4G 상용화에선 한국에 한 발 뒤졌지만 5G 시장에선 앞서가기 위해 초대형 투자 계획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ITU에서 발표한 5G 기술 표준 승인 일정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한 5G 후보 기술을 대상으로 2019년 기술 평가가 이뤄지며 2020년 공식적인 IMT-2020, 즉 5G 기술 표준이 확정될 예정이다.

KT는 현재 독자적인 5G 규격을 가장 먼저 ITU에 제출해 미래 5G 시장에서 한 발 앞서갈 수 있는 입지를 구축했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KT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의 5G 시범 서비스를 계기로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며 “5G를 활용한 홀로그램, 가상 및 증강현실 등 차세대 미디어와 IoT·스마트시티·빅데이터 등 새로운 시장이 창출되면서 한국과 전 세계 5G 시장은 큰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KT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통해 5G 네트워크 핵심기술과 서비스를 더욱 발전시키고 5G 관련 실적와 노하우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평창 5G 규격의 핵심 기술을 이동통신표준화기술협력기구(3GPP) 등 주요 국제 표준 단체의 5G 표준에 반영하고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에 나선다는 목표다.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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