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양약’의 변신, 2013년부터 매년 유명 브랜드와 한정판 제작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국내 최초이자 최고(最古) 양약인 ‘부채표 활명수(이하 활명수)’가 패션 회사 등과의 협업(컬래버레이션) 제품을 선보이며 변신을 거듭 중이다.
활명수는 1897년 궁중선전관 민병호 선생이 궁중 비방에 서양 양약 비법을 더해 개발한 의약품이다. 급체·토사곽란 등으로 목숨을 잃는 사람이 많던 개발 당시 이름의 뜻 그대로 ‘생명을 살리는 물’로 불리며 꾸준한 사랑을 받는 제품이다.
활명수 브랜드의 지난해 총매출은 565억원으로, 액제 소화제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유지 중이다. (사진) 부채표 활명수 X 게스 컬래버레이션 캡슐 컬렉션. /동화약품 제공
◆‘게스 활명수 티셔츠’ 잇템 등극 (사진) 부채표 활명수 X 게스 캡슐 컬렉션. /동화약품 제공
동화약품은 2013년 이후 매년 ‘컬래버레이션 활명수 기념판’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에는 글로벌 패션 브랜드 게스와 함께 티셔츠·청바지·데님백 등 6종의 ‘게스 활명수’ 컬래버레이션 제품 총 4000점을 한정 출시했다. 제약사와 패션 회사 간 최초의 컬래버레이션 사례다.
이번 컬래버레이션은 게스홀딩스코리아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게스홀딩스코리아 관계자는 “모험과 젊음을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게스와 한국에서 가장 오랫동안 사랑 받아 온 1호 브랜드 부채표 활명수가 만나 시너지를 낼 것으로 판단해 협업하게 됐다”며 “패션 회사와 제약사 간 최초의 만남에 대해 출시 전부터 업계에 큰 관심을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게스 활명수 한정판 컬렉션은 대한민국 최초의 등록상표인 동화약품의 부채표와 게스 고유의 DNA인 삼각 로고를 재치 있게 융화해 젊은 층은 물론 중·장년층 사이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5월 1일부터 전국 게스 직영점 및 온라인몰에서 판매 중이다.
게스홀딩스코리아에 따르면 5월 16일 기준 게스 활명수 티셔츠는 판매 수량의 80%, 데님백은 70%가 팔려 나갔다. 청바지 등 다른 제품의 판매율도 60% 이상이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지난 121년간 대한민국의 역사와 함께해 온 활명수와 글로벌 데님의 선구자 게스의 색깔을 담아낸 협업 프로젝트를 선보일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도 젊은 세대와 소통하고 공감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활명수의 변신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동화약품은 창립 116주년이었던 2013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박서원, 팝 아티스트 홍경택, 사진 조각가 권오상 씨 등과 함께 ‘활명수 116주년 기념판’을 첫 출시했다. 최초 등록 상표인 부채표와 최초 등록 상품인 활명수에 젊은 감각을 입히기 위한 전략적 시도였다.
2016년 인기 캐릭터 카카오프렌즈와 컬래버레이션한 ‘활명수 119주년 기념판’은 젊은 층을 약국으로 모으며 품절 대란을 빚었다.
엠넷의 힙합 경연 프로그램 ‘쇼미더머니6’와 컬래버레이션한 ‘활명수 120주년 기념판’도 젊은 층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됐다. 스냅백을 쓴 가상의 래퍼가 쇼미더머니의 상징인 목걸이를 들고 승리의 포즈를 취하고 있는 장면을 연출한 병 라벨은 파격 그 자체였다.
◆활명수의 변신은 현재진행형
(사진) ‘쇼미더머니6’와 컬래버레이션한 ‘활명수 120주년 기념판’. /동화약품 제공
동화약품은 지난해 8월 힙합 레이블 AOMG의 수장이자 쇼미더머니6의 프로듀서로 활약한 박재범 씨와 컬래버레이션한 프로젝트 음원을 선보이기도 했다.
‘다시 태어나 새롭게 시작해’, ‘다시 생명을 내게 불어 넣어’ 등의 가사를 담은 ‘리본(REBORN)’은 쇼미더머니6에서 탈락한 출연자들의 새로운 부활 기회를 응원하는 곡으로, 출시 4개월 만에 통합 조회 수 1330만 건을 돌파했다. 뮤직비디오는 공개 1주일 만에 조회 수 141만 건, 50일 만에 1000만 건을 넘어서는 등 큰 관심을 받았다.
한편 활명수 기념판의 판매 수익금은 ‘생명을 살리는 물’ 캠페인의 일환으로 물 부족 국가 어린이를 위해 전액 기부된다.
동화약품은 유니세프·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 세계 물 부족 국가의 식수 및 우물 개발 사업을 지원한다. 120주년 기념판 판매 수익금은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인도네시아 자바섬 가뭄 지역의 식수 시설 건립 등에 활용되고 있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올해에는 ‘활명수 121주년 기념판’을 회사 창립 기념일인 9월 25일쯤 출시할 계획”이라며 “일제강점기 국내와 상하이 임시정부 간 연락을 담당하고 활명수 판매 금액을 독립운동 자금으로 조달했던 민강 초대 동화약방(현 동화약품) 사장의 정신을 살려 더욱 가치 있는 사회공헌을 모색하는 데에도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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