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세제 개편·4차 산업혁명 진행…대형 IT 기업 이익 크게 늘어 [한경비즈니스=김중원 키움증권 글로벌전략팀 수석연구위원 ]올 들어 미국 증시는 글로벌 증시와 차별화된 상승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연초 이후 글로벌 주식 포트폴리오의 대표 지수인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 세계지수(MSCI AC World 지수)는 0.6% 상승하는데 그쳐 보합권 수익률을 기록했다. 확실히 2017년 1년 동안 MSCI AC 세계지수가 21.6% 상승한 점과 비교하면 아쉬움 흐름이다. 하지만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지수는 2018년에도 현재까지 각각 4.4%와 12.8% 상승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스타일별로 분석하면 미국 성장주와 중소형주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연초 이후 글로벌 성장주는 5.9% 상승한 반면 미국 성장주는 12.4%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가치주의 수익률은 부진하다. 연초 이후 글로벌 가치주지수는 4.0%나 하락했고 미국 가치주지수 수익률도 0.4% 하락했다.
2018년 미국 시장의 특징을 꼽자면 대형주 대비 중소형주가 강세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초 이후 미국 대형주는 5.2% 올랐는데 미국 중소형주는 7.0% 상승했다. 연초 이후 코스피지수가 8.0% 떨어졌고 코스닥지수가 5.2% 하락한 점을 상기하면 2018년 미국 증시의 강세는 국내 투자자들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하반기도 미국 주식시장이 강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따라서 이제는 국내 투자자도 투자의 눈을 해외로, 특히 미국으로 돌릴 필요가 있다.
◆글로벌 증시 중 미국 이익 모멘텀이 가장 양호
우선 미국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 수준을 점검해 보자. 현재 S&P500 기준으로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배율(PBR)은 16.1배다. 과거 5년 평균(16.4배)에 비해 아직도 1.7% 이상 낮다. 또 현재 미국 주식시장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 추이는 계속 상향 조정되고 있다. 즉, 글로벌 증시 중 미국 증시의 이익 모멘텀이 가장 양호하다. 연초와 비교하면 미국 S&P500의 12개월 선행 EPS는 무려 16.1%나 상향 조정됐다. 이는 MSCI AC 세계지수의 증가율(10.7%)에 비해 확실히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의 12개월 선행 EPS는 오히려 1.5% 하향 조정됐다. 미국 주식시장의 EPS 전망이 상향 조정되는 구간에선 통상적으로 주가수익률(PER)은 할증돼 거래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2018년 하반기 미국 증시의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
그러면 글로벌 대비 미국 주식시장의 이익 전망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상향 조정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지난해 하반기 트럼프 정부의 세제 개편 영향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연말 의회를 통과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정책의 영향으로 당장 미국 기업들의 이익 전망은 15% 이상 상향 조정됐다.
둘째, 4차 산업혁명의 수혜로 미국 대표 기업들의 인건비 상승은 아주 안정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대표 기업들은 사물인터넷(loT)을 활용해 전반적인 매출 단가가 낮춰지는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미국의 대표 인터넷 기업과 온라인 회사들은 현재 수익성이 매우 높은데 인건비 상승은 아주 안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 금융 업체들 또한 loT를 통해 큰 시대적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4차 산업혁명 대표주들이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오면서 비용 증가는 낮고 이익은 아주 크게 증가하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인터넷 기업들로만 구성된 다우존스 인터넷지수의 12개월 선행 EPS 전망은 연초 이후 무려 38.3%나 증가했다. 미국 대형주 지수인 S&P500의 이익 증가율(16.1%)과 비교하면 미국 인터넷 기업은 큰 폭의 이익 개선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 성장주 투자, ETF 적극 활용
적어도 올해 3분기까지 가치주 대비 미국 성장주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 가치주가 강세를 기록하기 위해서는 인플레이션이 부각돼야 한다. 인플레이션이 부각되면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것이다. 또한 시장 금리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상승은 성장주 대비 기대 수익률이 높은 가치주에 대한 투자 매력을 높게 만든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부각되는 구간에선 가치주가 상대적 강세를 기록하게 된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회복에도 불구하고 최근 인플레이션 수치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상품가격지수인 상품조사연구소(CRB)의 원자재지수를 보면 2016년 초 바닥을 확인한 원자재 가격은 이후 글로벌 경기 회복에도 불구하고 크게 상승하지 못했다. 이는 2007년부터 2008년까지 중국의 고도성장에 따른 산업재 상승 사이클 기간과 크게 대조되는 모습이다. 최근 경기 회복에도 불구하고 원자재 가격이 크게 상승하지 못하는 이유는 우선 미국 셰일가스 혁명에 따라 국제 유가가 안정된 영향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 즉, 셰일가스 혁명에 따른 원자재 가격 안정,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더딘 인건비 상승 덕분에 경기 회복 대비 인플레이션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낮은 인플레이션 수준은 올 하반기도 지속될 전망이다.
실제 가치주가 성장주 대비 약세를 기록하지 못한 점은 인플레이션과 관계가 높다. 가치주 수익률에서 성장주 수익률을 차감한 가치주 프리미엄은 통상 미국 등 세계 각국 채권시장에서 반영하는 기대인플레이션지수인 BEI(Break-Even Inflation index)와 동행한다. 하지만 BEI는 전년 상반기 이후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성장주에 투자할 때는 미국 상장 상장지수펀드(ETF)를 적극 활용할 것을 권장한다. 미국 대표 성장주 지수는 나스닥이다. 또한 현재 미국 성장주 섹터로는 정보기술(IT)과 생명공학이다. 관련 미국 상장 ETF로는 미국 대표 나스닥 ETF로 ‘파워셰어 QQQ(PowerShares QQQ)’가 매력적이다. IT 섹터 ETF로는 블랙록의 ‘아이셰어 US 테크놀로지(iShares US Technology)’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미국 생명공학 관련 대표 ETF는 ‘아이셰어 나스닥 바이오(iShares Nasdaq Bio)’가 유망하다.
이 밖에 ‘역발상 투자자’들이라면 지금이 오히려 미국 가치주 투자의 최적기라고 볼 수도 있다. 상반기 미국 성장주가 가치주 대비 압도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으니 하반기에는 오히려 미국 가치주의 상승 여력이 높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183호(2018.07.30 ~ 2018.08.05) 기사입니다.]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