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비즈니스=정채희 기자] 주52시간 시대의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유연근무제의 확산이 대두되고 있다. 공간을 파괴하고 노동시간을 유연하게 하는 이른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주52시간 시대의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이 과정에서 유연근무의 대표 주자로 손꼽히는 ‘공유 오피스’가 주목받고 있다. 사무실의 개념을 혁신적으로 바꾼 공유 오피스는 최근 국내 비즈니스 전반에 영향력을 넓히며 1인 비즈니스는 물론 대기업까지 활용하고 있다.

글로벌 공유 오피스 업체의 선두 주자인 위워크는 국내에서도 공격적인 사업 확대로 시장 진출 2년 만인 올해 10호점을 돌파할 예정이다. 매튜 샴파인 위워크코리아 대표에게 주52시간 시대에서의 공유 오피스 역할에 대해 물었다.
“기업은 더 효율적인 업무 방식 고민…공유 오피스 수요 늘 것”

-주52시간 근무제로 위워크와 같은 공유 오피스가 혜택을 볼 수 있나요.


“주52시간 근무제가 위워크와 같은 공유 오피스에 혜택을 주기보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이 지금까지 위워크가 정의해 온 일과 삶의 미래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고 생각합니다.

주52시간 근무제의 도입으로 기업은 자연스럽게 이전보다 더 효율적이고 혁신적인 업무 방식에 대해 고민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유연하고 창의적인 위워크와 같은 공유 오피스에 대한 수요는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효과는 이미 대기업들도 실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미 대기업을 포함한 보다 다양한 규모와 산업군의 기업들이 새로운 업무 공간과 문화를 제공하는 공유 오피스를 찾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52시간 근무제에서는 부업을 하는 이들도 늘어나 개인 사업자나 1인 창업가들의 공유 오피스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예측도 있습니다.

“1인 기업 또는 소규모 비즈니스의 관점에서 봤을 때 위워크에 입주하는 것을 선택할 만한 매력적인 요소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위워크를 선택하는 이유는 단순히 업무 공간의 ‘가성비’ 때문만은 아닙니다. 위워크 커뮤니티 안에서 고객·제휴사·투자자 등을 찾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고 실제로 위워크의 멤버 중 70% 이상이 서로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사무실 운영과 관련된 일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완벽한 편의 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이점도 있습니다. 공간뿐만 아니라 무료 커피·맥주·복사기 등 각종 편의 시설들을 모두 이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현재 국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위워크 지점은 모두 역세권의 프라임 빌딩에 입점해 있습니다. 보통 이러한 빌딩들은 임대료가 높거나 여러 가지 이유로 규모가 작은 기업이 접근하기 쉽지 않았지만 위워크를 통해 프라임 빌딩에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일할 수 있게 됐습니다.”

-비용적인 측면에서는 어떻습니까.

“유연성 있는 계약도 이점입니다. 위워크는 2개월 치 보증금을 기반으로 월 단위 계약을 하기 때문에 고객사는 자신이 필요한 기간만큼 공유 오피스에서 근무할 수 있습니다.

특히 스타트업은 갑자기 규모가 커지거나 사무실을 줄여야 할 경우가 생기는데 그때마다 사무실을 옮기고 인테리어를 하는 것보다 공유 오피스에 입주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입니다.

실제 위워크의 경제 효과를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위워크에 입주한 스타트업의 3년 내 생존율이 다른 스타트업보다 12%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기업은 어떻습니까. 주52시간 근무제에 따라 유연근무제가 확산돼 대기업과 공유 오피스의 연계가 더 공고화될 수 있습니까.

“주52시간 근무제를 필두로 최근 한국에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일과 회사를 정의하는 방식이 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출퇴근 시간과 근무시간의 유연성, 인재 확보와 유지, 직원의 행복과 지속적인 교육 기회 등의 요소들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는 한국 시장에서 꾸준히 입지를 높여 가고 있는 위워크의 성장에도 반영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위워크에서는 1000여 명 이상의 직원을 둔 회사를 ‘엔터프라이즈’라고 정의합니다. 이 엔터프라이즈는 위워크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고객사들 중 하나로, 현재 전 세계 위워크 멤버의 약 25%를 차지합니다.”

-어떤 기업들이 입주해 있나요.

“제너럴일렉트릭(GE)·마이크로소프트·삼성·스포티파이 등 글로벌 엔터프라이즈 멤버를 비롯해 국내에서는 대표적으로 하나금융TI·SK홀딩스·아고다·차이나탄 등이 위워크를 선택했습니다.

이제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대형 기업들도 기존 기업의 사무 환경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업무 공간과 문화에 노크하는 것입니다.”

-공유 오피스는 주52시간 시대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사람들은 보통 ‘일’이라고 하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사무실에 갇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워라밸’과 주52시간 근무제에 열광하는 이유 역시 ‘일은 단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며 자신의 진정한 삶은 퇴근 이후’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위워크에서 정의하는 일은 최근 논의되는 워라밸과는 조금 의미가 다릅니다. 위워크가 말하는 ‘일’은 자신이 진정으로 사랑하고 중요하다고 믿으며 열정을 가지고 추구해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일과 삶을 서로 분리해 균형을 맞추는 것보다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자신의 개인적인 삶을 모두 포기하고 일에만 몰두하라는 뜻이 결코 아닙니다.

만약 무언가에 열정을 느껴 일하고 있다면 굳이 그것에서 벗어나 다른 삶을 즐길 필요가 없다는 뜻이죠. 앞으로도 일하며 더 행복할 수 있는 공간, 일을 마치고 다른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공간과 커뮤니티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poof34@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184호(2018.08.06 ~ 2018.08.12)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