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부터 러시아·중앙아시아까지…‘프리마 한류’ 이끈다
세계 소비자 입맛 사로잡은 동서  ‘프리마’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우리가 흔히 ‘프림’ 또는 ‘프리마’라고 부르는 커피 크리머는 커피 고유의 맛인 쓴맛·신맛·떫은맛을 완화하기 위해 개발한 제품이다.


동서식품은 1974년 ‘프리마’ 상표명으로 국내에 커피 크리머를 선보였다. 프리마는 우수한 제품력으로 압도적 인기를 얻으며 국내에서 커피 크리머를 의미하는 보통명사로 사용되고 있다.


프리마는 해외에서도 인기다. 동서식품은 동남아시아를 시작으로 러시아와 중앙아시아까지 진출하며 ‘프리마 로드’를 개척해 나가고 있다. 현재 20여 개국에 수출 중이다. 각국 현지의 식문화를 연구해 다양한 형태의 프리마를 수출하고 있다. 프리마는 수출 첫해 110만 달러에서 2012년 5500만 달러로, 19년 만에 수출 실적이 50배 성장했다.


동서식품은 2012년 ‘5000만 달러 수출의 탑’ 수상, 2013년 ‘제14회 농식품 수출탑’ 대통령 표창을 받은 데 이어 지난해에는 ‘7000만 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프리마 로드의 시발점 동남아시아
세계 소비자 입맛 사로잡은 동서  ‘프리마’
동서식품은 1982년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등에 프리마를 수출하며 커피 크리머 수출 시대를 열었다. 프리마를 통해 동남아 시장에 커피 믹스라는 제품 아이디어를 최초로 소개하기도 했다.


동서식품은 1995년 러시아 극동 시장(블라디보스토크·하바롭스크)으로 수출 영토를 넓혔다. 러시아에서는 커피믹스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중심으로 유통 경로를 확대하며 꾸준한 인기다. 하이밀키(대용 분유) 등 현지인의 취향에 맞춰 개발한 프리마도 벌크 제품으로 수출되며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프리마 로드’는 1995년 수출을 시작한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로도 확대되고 있다. 프리마는 지난해 기준 카자흐스탄 82%, 키르기스스탄 100%, 타지키스탄 86%, 우즈베키스탄 56%의 시장을 점유하는 등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82%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유지 중이다. 오랜 유목 민족의 역사를 지닌 이들 지역 소비자가 커피와 차에 우유를 넣어 마시는 점에 주목해 공격적 마케팅을 펼쳤던 게 주효했다.


1999년 처음 수출길이 열렸던 대만 시장도 2010년 이후 수출 물량이 급증하고 있다. 프리마 벌크 제품이 대만인들이 좋아하는 버블티에 일부 사용된다는 사실을 알고 전용 프리마 제품을 개발하면서부터다.


동서식품은 네슬레와 중국 업체 등이 자리 잡은 대만 시장을 겨냥해 버블티 전용 프리마 개발에 나섰다. 시제품을 개발하는 데에만 3년 이상이 소요됐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경쟁사 제품과 동일한 가격대에도 더욱 풍부한 맛을 내는 제품으로 입소문을 탔다.


2009년 2500톤(350만 달러어치)이던 대만 프리마 수출 물량은 이듬해 4150톤(600만 달러어치)으로 껑충 뛰었다. 2012년 6100톤(1100만 달러어치), 2017년 7730톤(1340만 달러어치)으로 지속 상승세다.


허강 동서식품 수출팀장은 “동서식품의 프리마가 세계시장에서 사랑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현지에 맞춘 제품 연구와 개발도 있지만 국내에서 50여 년 동안 쌓아 온 한국식 유통 문화도 큰 역할을 했다”며 “프리마가 더욱 다양한 나라에서 사랑 받는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연구·개발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choies@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186호(2018.08.20 ~ 2018.08.26)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