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 하만덕(59) 미래에셋생명 부회장은 2011년 이후 올해로 8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보험업계 대표적인 ‘장수 최고경영자(CEO)’다. 부산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1986년 미래에셋생명의 전신인 SK생명에 입사해 FC영업본부장 등을 거친 ‘30년 정통 보험맨’이다. 현재 미래에셋그룹 부회장 5명 가운데 유일하게 미래에셋 창업 멤버가 아닌 외부 출신 인사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을 비롯해 미래에셋 창업 멤버들 대부분은 증권과 자산운용 등에 바탕을 두고 있다.
하 부회장 2005년 미래에셋그룹에 합류했다. 2011년 1월 미래에셋생명 사장에 올랐고 2016년 4월 미래에셋생명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미래에셋그룹 주요 계열사 대표들의 임기는 1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로 9년째 연임에 성공한 것은 하 부회장이 박 회장으로부터 탄탄한 신임을 받고 있다는 것것을 보여준다.
하 부회장은 2017년 미래에셋생명의 PCA생명의 인수·합병(M&A)을 진두지휘하며 CEO로서의 역량을 인정받았다. 변액보험과 은퇴 설계에 강점을 갖고 있는 PCA생명은 영국계 생명보험 회사다. 미래에셋생명이 PCA생명의 지분 전량을 인수한 뒤 경영 안정화를 위해 2017년 6월 PCA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겨 통합을 이끌어 내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통합 과정에서 흔들릴 수 있는 PCA생명 직원들의 분위기를 다잡는 역할을 맡았다. 이와 함께 PCA생명의 내부 사정을 면밀히 파악하며 미래에셋생명과의 통합 이후 시너지를 내기 위한 방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해 나갔다. 2018년 3월 PCA생명의 인수를 마무리하고 통합 미래에셋생명으로 공식 출범했다. 통합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친 하 부회장 역시 친정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수익성·안정성 두 마리 토끼 잡았다
줄곧 보험영업 부문에서 경험을 쌓아 온 보험 영업 전문가인 하 부회장은 2014년부터 강력한 체질 개선을 바탕으로 한 ‘투 트랙’ 영업 전략을 추진해 왔다. 기존에 주력해 왔던 변액보험 사업 부문과 퇴직연금을 강화해 안정적 수수료 수입을 확보해 나가는 ‘안정성 트랙’과 보장성보험의 비율을 높여 고수익을 추구하는 ‘수익성 트랙’을 혼용하는 전략이다. 이를 바탕으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영업이익을 2배 이상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CEO로서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2022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미래에셋생명의 자본 건전성을 끌어올려야 한다. IFRS17이 도입되면 보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기 때문에 보험사 부채 규모가 지금보다 크게 늘어날 수 있다. 다만 미래에셋생명은 수수료 비즈니스에 강점이 있어 자본 확충 부담은 상대적으로 작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핀테크·모바일·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서비스가 고도화되는 등 생명보험업계의 환경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미래에셋생명의 정보기술(IT) 활용 능력을 높이고 금융 환경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 또한 시급한 과제로 지목된다.
viva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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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14호(2019.03.04 ~ 2019.03.10)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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