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기업가 정신이 희망이다] 4부 '제2 창업' 나선 기업들- LG그룹
4대째 이어진 ‘연암정신’…초일류 기업 만들다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LG그룹에는 대대로 이어져 내려오는 기업가 정신이 있다. 바로 창업자인 고(故) 연암 구인회 회장이 생전에 경영 원칙으로 정했던 인화, 신용과 기술 중시, 사회·문화적 책임 등 이른바 ‘연암정신’이다.

연암정신은 LG그룹 창업 이념이자 연암의 기업가 정신을 형성시키는 모태다. 또 LG그룹 2대 회장인 구자경 명예회장과 3대 고 구본무 전 회장에 이르기까지 오너 경영인들이 오늘날 LG그룹을 세계적 초일류 기업으로 만들어 내는 데 기초가 됐다.

4대를 잇고 있는 구광모 LG 회장도 이러한 연암정신을 고스란히 실천 중이다. 2018년 6월 회장으로 선임된 이후 경영자로서 미래 준비, 인재 투자, 정도 경영에 중점을 두고 역할을 해나가고 있다.

◆ R&D와 인재에 적극 투자

구 회장의 경영 행보는 연구·개발(R&D)과 인재 중심의 경영이다. 실제로 구 회장은 지난해 9월 취임 후 첫 현장 방문지로 LG사이언스파크를 찾아 R&D에 대한 애정을 보여줬다.

구 회장은 LG전자의 ‘레이저 헤드램프’ 등 전장 부품과 LG디스플레이의 ‘투명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제품들을 살펴보며 LG사이언스파크에서 진행 중인 성장사업과 미래 사업 분야의 융·복합 R&D 현황을 점검했다.

참석 경영진과 미래 준비를 위해 LG사이언스파크가 중심이 돼 4차 산업혁명 공통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AI)·빅데이터·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분야의 기술을 우선적으로 육성하기로 하는 등 R&D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구 회장은 이 자리에서 “사이언스파크는 LG의 미래를 책임질 R&D 메카로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그 중요성이 계속 더 높아질 것”이라며 “LG의 미래에 그 역할이 매우 중요한 사이언스파크에 선대 회장께서 큰 관심과 애정을 가지셨듯이 저 또한 우선순위를 높게 두고 챙겨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올해 2월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국내 이공계 석·박사 과정 R&D 인재 350여 명을 대상으로 개최한 ‘LG 테크 콘퍼런스’를 찾아 R&D 인재 확보에 직접 나서기도 했다. 올해 첫 대외 행보를 LG의 미래를 만들어 갈 인재들을 찾는 일로 시작한 것이다.

특히 구 회장은 자리에 함께한 대학원생들의 전공 분야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가 하면 일일이 40여 개 테이블을 돌면서 참석 대학원생들과 인사하고 기념 촬영을 하며 미래 인재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외부 수혈에도 적극적이다. 필요한 인재라면 나이와 출신 등에 상관없이 오로지 미래의 LG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실제로 구 회장은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을 비롯한 외부 인재를 적극 영입했다.

이 밖에 구 회장은 취임 이후 전략적 오픈 이노베이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크고 작은 기업들과 협업 없이는 AI·로봇·자율주행 등 미래 사업에서 살아남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LG는 LG전자가 지난해 8월 AI의 원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캐나다 토론토에 해외 첫 AI 전담 연구소를 설립하는 한편 ‘에스티로보틱스’, ‘로보티즈’, ‘아크릴’, ‘보사노바 로보틱스’ 등에 잇달아 투자해 로봇 선행 기술을 육성하고 있다.

또한 미국 실리콘밸리에 LG전자·LG디스플레이·LG화학·LG유플러스·LG CNS 등 5개 계열사가 출자한 펀드를 운용하는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설립해 자율주행 부품, AI, 로봇 분야의 스타트업 발굴과 신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도 진행 중이다.

cwy@hankyung.com

[커버스토리=기업가정신이 희망이다 인덱스]

①잊힌 ‘기업가 정신’을 찾아서
-"한국, 기업가 정신 쇠퇴" 56.4% "기업가 정신 교육 필요" 87.3%
-한강의 기적’을 만든 그들…기업가 정신 루트를 가다
-도전과 모험이 혁신을 부른다’…다시 읽는 슘페터와 드러커

②재도약의 성장 엔진 '기업가 정신'
-“CEO 되는 법이 아니라 실패해도 괜찮다는 걸 배웠어요”
-“누구나 창업해야 하는 시대, 지식만 가르치는 건 직무유기죠”
-스타트업 육성하는 벤처 1세대…언론 노출 꺼리지만 ‘멘토’ 자처
-‘기업 가치 1조’ 스타트업 성공 신화를 쓴 창업자들

③100년 기업을 키우자
-‘오너 경영’이 모든 문제의 근원일까?
-‘문 닫는 장수 기업들’…높은 상속세가 ‘발목
-“벤처·대기업 모두 차등의결권 허용해야”

④'제2 창업' 나선 기업들
-삼성, C랩 통해 스타트업 설립 지원…‘제2의 삼성전자’ 탄생 기대
-현대차, 반세기 달리며 ‘품질 경영’ 장착…미래차 게임 체인저로
-SK ‘직물 공장에서 글로벌 기업으로’…반도체·바이오에 공격 투자
-LG, 4대째 이어진 ‘연암정신’, 초일류 기업 만들다
-롯데, 기업 문화 혁신에 팔 걷어…유연근무제 도입·남성육아휴직 의무화
-포스코, 기업 시민 위한 ‘위드 포스코’ 새 비전…비철강 ‘강자’ 노린다
-한화, 과감한 투자·빅딜로 태양광 등 수직계열화…‘글로벌 한화’ 날개 편다
-신세계, ‘유통 혁신의 아이콘’…배송 경쟁력·스마트 초저가로 승부
-두산, 경영 혁신으로 ‘턴어라운드’ 성공…신사업 도전 나선다
-CJ, 창업 이념 ‘사업보국’ 정신, ‘K컬처’에 이어 ‘K푸드’로 확대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17호(2019.03.25 ~ 2019.03.31)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