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기업가 정신이 희망이다] 4부 '제2 창업' 나선 기업들- 포스코그룹
기업 시민 위한 ‘위드 포스코’ 새 비전…비철강 ‘강자’ 노린다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과거부터 국내 경제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해왔기 때문일까. 공기업으로 출발한 포스코는 2000년 민간 기업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민의 기업’으로 불린다. 자연스럽게 포스코를 이끄는 회장에 대한 기대치도 높을 수밖에 없다.


내부 이사회를 통해 선출되는 전문 경영인임에도 불구하고 탁월한 ‘기업가 정신’이 요구되는 배경이다.


지난해 7월 취임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이 같은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 시민이라는 뜻이 담긴 ‘위드 포스코’를 새 비전으로 제시하며 포스코를 이끌고 있어 주목된다.

◆시민 의견 수렴해 ‘조직 혁신’

최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포스코가 100년 기업을 향한 새로운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현재 시대가 요구하고 있는 새로운 가치로 재무장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위드 포스코를 전면에 내걸었다. 최 회장이 포스코에 새롭게 입힌 비전은 단순한 구호에만 그치지 않고 있다.


취임 이후 그가 보여준 행보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포스코가 더욱 성장하기 위한 경영 혁신에서 그는 파격적인 방식을 선택했다. 진정한 의미의 위드 포스코가 실현되려면 포스코의 혁신에서도 국민을 비롯한 각계각층의 의견의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 결과 ‘기업 시민 러브레터’ 제도가 탄생했다.

기업 시민 러브레터는 포스코가 개선하기를 바라는 내용을 사내 게시판과 e메일 등을 통해 익명으로 전달하는 제도다. 최 회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3개월간 이를 진행하며 3300여 건의 제안을 접수했다.


접수한 제안들은 지난해 11월 포스코가 경영 효율화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을 담아 발표한 ‘100대 개혁 과제’의 뼈대가 됐다는 게 내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100대 개혁 과제’를 요약하면 대략 이렇다.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가 선순환하는 경영 활동을 통해 “최고의 가치를 만들어 가자”는 것으로 집약됐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매출 100조원, 영업이익 13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기업 경영 측면에서는 포스코 임직원은 물론 주주·고객사·협력사와 지역 주민 등 기업 생태계 전반에 걸쳐 수평적이고 협력적인 문화를 만들자는 것을 골자로 한다.


기업 시민 경영 이념을 실천하기 위해 사외이사와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기업시민위원회’를 최고경영자(CEO) 직속 자문 기구로 출범시키기도 했다.


또한 100대 개혁에는 비철강 사업으로 대표되는 신사업 확대 계획 또한 담겼다. 포스코의 새 도전 과제다.


최 회장이 그리는 미래 포스코의 모습은 단순한 철강 기업이 아니다. 에너지 소재 분야에서도 철강과 마찬가지로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2030년까지 전기자동차 배터리와 에너지 저장 장치(ESS) 등으로 대표되는 2차전지 시장점유율을 20%까지 끌어올리고 연간 15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구체적인 목표까지 제시한 상태다.


글로벌 철강 시장의 상황이 예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급변하는 만큼 포스코가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철강만으로는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작업들도 하나하나 진행 중이다.

포스코는 그간 전기차 배터리와 ESS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를 각각 포스코ESM과 포스코켐텍에서 생산해 왔다. 최근 두 곳을 합병해 포스코케미칼이라는 새로운 회사를 만들기로 했다.


포스코케미칼은 혼재됐던 양·음극재 사업조직을 ‘에너지소재사업본부’로 일원화할 예정이다. 산하에 에너지소재연구소를 신설하는 등 단계적으로 통합 작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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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17호(2019.03.25 ~ 2019.03.31)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