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기업가 정신이 희망이다] 4부 '제2 창업' 나선 기업들- 신세계그룹
‘유통 혁신의 아이콘’…배송 경쟁력·스마트 초저가로 승부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혁신의 아이콘’이란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매번 과감한 도전과 새로운 시도를 이어 간 끝에 생긴 별명이다. 그만큼 ‘기업가 정신’ 측면에서 뛰어난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 같은 그의 경영 혁신 행보는 최근 유통시장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온라인 시장의 급성장, 여기에 반비례해 업황이 악화되고 있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채널의 부진이 유통업계의 현주소다.

이런 가운데 정 부회장은 다양한 시도를 통해 돌파구를 만들고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며 신세계의 성장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온라인 강화 위해 1조원 투자 유치

최근 정 부회장의 경영 보폭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온라인을 염두에 둔 경영 혁신이다. 스마트폰과 정보통신기술(ICT) 등의 발달로 온라인 쇼핑 규모는 해를 거듭할수록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부회장은 이런 소비 트렌드에 주목해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온라인 강화에 본격적으로 역량을 집중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월이다.


해외투자 운용사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BRV캐피털매니지먼트 등과 총 1조원 규모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향후 온라인 쇼핑의 강자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후 지난해 10월 투자 유치를 확정하고 올해 3월 온라인 사업을 담당할 신설 법인을 출범할 시기에 이르렀다. 새로운 법인명은 ‘에스에스지닷컴’이다.


기존에 있던 SSG.COM의 브랜드를 유지함으로써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온라인 전문 기업이라는 인식도를 높여 브랜드 파워를 극대화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2023년까지 매출 10조원 시대를 열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밝혔다.

그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정 부회장은 머릿속으로만 그렸던 구상들을 하나하나 실행에 옮기고 있다.


가장 먼저 온라인 사업의 핵심 경쟁력인 배송 서비스에 투자를 집중하는 모습이다. 에스에스지닷컴은 현재도 당일 배송과 3시간 단위 예약 배송을 시행 중이다.


다만 온라인 전체 주문량의 80%를 차지하는 수도권의 배송 효율을 더욱 높이기 위해 온라인 전용 센터 구축을 준비 중이다. 김포 지역에 추가로 최첨단 온라인센터를 건설하고 있고 공정률 70%까지 진행됐다. 올 하반기 오픈할 예정이다.

전국 100여 개 이마트 점포에 있는 ‘PP(Picking&Packing)센터’로도 배송 기능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2020년에는 2018년 대비 전체 배송 처리 물량이 2배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저렴한 가격 구현으로도 승부수를 던졌다. 정 회장은 “‘가치 소비’가 새로운 트렌드인 만큼 소비자들은 가장 저렴한 시점을 놓치지 않고 구매하는 것이 생활화됐다”며 “시장은 결국 ‘초저가’와 ‘프리미엄’ 두 형태만 남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그리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신세계만의 스마트 초저가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방침을 정했다.

내부적으로 기존과 전혀 다른 원가 구조와 사업 모델을 만들고 상품 개발부터 제조·물류·유통·판매 등 모든 과정에서 구조를 개선할 것을 주문했다. 구조적인 변화를 통해 단기적이 아닌 지속 가능한 ‘스마트 초저가’를 만들자는 취지에서다.

그렇다고 오프라인에서의 활약이 지지부진한 것은 아니다. 기존 대형마트와 온라인에서는 할 수 없는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전문점’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고객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이마트는 2015년부터 체험형 가전 전문 매장인 일렉트로마트를 시작으로 리빙·뷰티·가정간편식(HMR)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삐에로쇼핑’, ‘센텐스’와 같은 특화 전문점을 선보이며 고객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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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17호(2019.03.25 ~ 2019.03.31)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