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기업가 정신이 희망이다] 4부 '제2 창업' 나선 기업들- CJ그룹
창업 이념 ‘사업보국’ 정신…‘K컬처’에 이어 ‘K푸드’로 확대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CJ그룹을 이끌고 있는 이재현 회장이 중요하게 여기는 기업가 정신은 ‘사업보국’이다. ‘사업으로 국가 사회에 기여한다’는 삼성그룹 창업자이자 CJ그룹 전신인 제일제당을 일군 고(故) 이병철 창업자의 창업 이념을 이어 받았다.

이 회장의 사업보국 정신을 잘 보여주는 것은 문화 사업이다. 이 회장은 1995년 미국의 신생 영화 제작사였던 드림웍스SKG에 당시 제일제당 연간 매출의 20%가 넘는 3억 달러(3300억원)를 투자하며 오늘날 글로벌 K컬처의 전진기지가 된 문화 사업의 포문을 열었다.

당시 이 회장은 ‘문화가 우리의 미래’라는 확고한 신념으로 투자를 강행했고 20여 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식품회사에 불과했던 기업을 엔터테인먼트·미디어·물류 등 차별화된 포트폴리오를 갖춘 생활문화 기업으로 ‘제2의 창업’에 성공했다.

20년간 뚝심 투자로 K컬처 확산의 기반을 다진 이 회장은 평소 사업과 장사의 차이를 예로 들며 “기업가는 돈이 돼도 안 해야 하는 사업이 있고 돈이 안 돼도 해야 하는 사업이 있다”며 “CJ그룹은 새로운 사업을 할 때는 항상 이 사업이 국가 사회에 기여하는지에 대한 기준과 철학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 글로벌 성과 확대에 역량 집중

이 회장의 사업 보훈 정신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12월 미주 지역본부가 있는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그룹 주요 경영진과 임원들을 불러 모아 “향후 1~2년의 글로벌 성과에 그룹의 미래가 달려 있다”며 “절박감을 갖고 특단의 사업 구조 혁신과 실행 전략을 추진하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이 회장의 주문 아래 CJ그룹이 글로벌 생활문화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2년간 굵직한 사업 구조 개편을 통해 핵심 사업군 위주로 비전 달성 기반을 다져온 CJ는 올해 글로벌 성과 확대에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인수한 북미 냉동식품 전문 업체인 슈완스는 중요한 신호탄이 됐다. 식품과 물류, 문화 사업 등 3개 축을 중심으로 글로벌 확장에 나서고 있는 CJ는 슈완스 인수로 미국 전역에 걸친 식품 생산·유통 인프라 및 연구·개발(R&D) 역량을 갖춘 ‘K푸드 확산 플랫폼’을 확보하며 ‘한국 식문화 세계화’를 실현할 기반을 갖추게 됐다.

물류 사업의 글로벌 진출도 활발하다. 2016~2017년 사이 중국 스피덱스, 말레이시아 센추리로지스틱스, 인도 다슬, 아랍에미리트(UAE) 이브라콤, 베트남 제마뎁을 잇달아 인수한 CJ대한통운은 지난해 8월 미국 전역 50개 이상 물류센터를 보유한 DSC로지스틱스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면서 아시아를 넘어 미주까지 글로벌 물류망 확대에 성공했다.

DSC로지스틱스 인수는 식품 등 CJ의 북미 사업 시너지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 회장은 “2030년 세 개 이상의 사업에서 세계 1등이 되고 궁극적으로 모든 사업에서 세계 최고가 되는 ‘월드 베스트 CJ’를 만들어야 한다”는 비전을 발표한 뒤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서고 있다.

또한 이 회장이 중시하는 경영 철학은 ‘인재 제일’이다. 지난해 11월 신입 사원들과 만난 온리원캠프에서 이 회장은 “선대 회장님의 인재 제일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지금까지도 그래왔고 앞으로도 인재를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평소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이 회장은 “세계를 제패할 자신감을 가진 반듯한 하고잡이형 글로벌 인재를 확보하고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wy@hankyung.com
[커버스토리=기업가정신이 희망이다 인덱스]

①잊힌 ‘기업가 정신’을 찾아서
-"한국, 기업가 정신 쇠퇴" 56.4% "기업가 정신 교육 필요" 87.3%
-한강의 기적’을 만든 그들…기업가 정신 루트를 가다
-도전과 모험이 혁신을 부른다’…다시 읽는 슘페터와 드러커

②재도약의 성장 엔진 '기업가 정신'
-“CEO 되는 법이 아니라 실패해도 괜찮다는 걸 배웠어요”
-“누구나 창업해야 하는 시대, 지식만 가르치는 건 직무유기죠”
-스타트업 육성하는 벤처 1세대…언론 노출 꺼리지만 ‘멘토’ 자처
-‘기업 가치 1조’ 스타트업 성공 신화를 쓴 창업자들

③100년 기업을 키우자
-‘오너 경영’이 모든 문제의 근원일까?
-‘문 닫는 장수 기업들’…높은 상속세가 ‘발목
-“벤처·대기업 모두 차등의결권 허용해야”

④'제2 창업' 나선 기업들
-삼성, C랩 통해 스타트업 설립 지원…‘제2의 삼성전자’ 탄생 기대
-현대차, 반세기 달리며 ‘품질 경영’ 장착…미래차 게임 체인저로
-SK ‘직물 공장에서 글로벌 기업으로’…반도체·바이오에 공격 투자
-LG, 4대째 이어진 ‘연암정신’, 초일류 기업 만들다
-롯데, 기업 문화 혁신에 팔 걷어…유연근무제 도입·남성육아휴직 의무화
-포스코, 기업 시민 위한 ‘위드 포스코’ 새 비전…비철강 ‘강자’ 노린다
-한화, 과감한 투자·빅딜로 태양광 등 수직계열화…‘글로벌 한화’ 날개 편다
-신세계, ‘유통 혁신의 아이콘’…배송 경쟁력·스마트 초저가로 승부
-두산, 경영 혁신으로 ‘턴어라운드’ 성공…신사업 도전 나선다
-CJ, 창업 이념 ‘사업보국’ 정신, ‘K컬처’에 이어 ‘K푸드’로 확대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17호(2019.03.25 ~ 2019.03.31)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