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기적을 만드는 최강 영업팀36] 한글과컴퓨터 AWS TF팀
시애틀 본사 오가며 매주 화상채팅…까다로운 아마존 사로잡았죠
[한경비즈니스=안옥희 기자] 토종 소프트웨어 기업인 한글과컴퓨터(한컴)는 2018년 6월부터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손잡고 워크독스(WorkDocs) 이용자를 위한 웹 오피스 기반의 문서 공동 편집 서비스를 시작했다.

아마존 워크독스는 클라우드에서 완전 관리형 파일을 생성하거나 편집, 협업할 수 있는 서비스다. 기존에는 문서 보기만 가능하고 공동 편집 기능을 사용할 수 없었지만 한컴과 AWS 협업을 통해 이용자들이 추가 비용 없이 실시간으로 웹 브라우저에서 문서를 작성·편집·공유할 수 있게 됐다.

아마존 워크독스 문서 공동 편집 서비스는 글로벌 서비스로 북미 서부 및 동부, 일본 도쿄, 호주 시드니, 아일랜드, 싱가포르 지역에 총 10개 언어(영어'한국어'일본어'중국어 간체'중국어 번체'독일어'프랑스어'스페인어)를 제공하고 있다.

문서 공동 편집은 워크독스 사용자로부터 아마존이 지속적으로 요청받았던 기능이다. 세계적 기업인 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을 제치고 아마존으로부터 한컴이 웹 오피스의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이란 설명이다.

◆ AWS 위해 100명 화상채팅 진풍경

2016년 하반기부터 한컴 영업 조직과 기술 인력들은 협업 프로젝트를 성사시키기 위해 미국 시애틀 본사를 숱하게 오가며 양 사를 잇는 가교 구실을 했다. 태스크포스(TF)팀은 AWS 워크독스팀과 기술적 미팅을 시작으로 계속해 최신 개발 상황을 공유하면서 여러 가지 사전 기술 검토를 폭넓게 진행했다.

AWS 협업은 한컴의 기술력과 노하우가 집약된 대규모 프로젝트였다. 한컴은 AWS와의 성공적인 협업을 위해 개발센터$품질보증센터$서비스사업실$영업팀 등 모든 조직과 임원들이 함께 참여하는 ‘AWS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했다.

TF 팀장은 박상희 한글과컴퓨터 상무가 맡았다. 박 상무 진두지휘 아래 기술력과 노하우로 무장한 한컴 직원들이 긴밀히 협력하며 일사불란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 계열사 지원 인력까지 포함하면 100여 명에 가까운 TF팀 인력이 매주 AWS와 화상채팅을 하며 거의 실시간으로 이슈를 공유하고 협의했다.

박 상무는 “TF팀 인원이 너무 많아 대강당에서 화상채팅을 했다”며 “대규모 인원이 모인 덕분에 담당자와 즉각적인 소통이 가능해 의사결정이 속도감 있게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기업 아마존이 요구하는 까다로운 서비스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과정은 물론 쉽지 않았다. 특히 시차에 얽힌 에피소드가 많았다고 입을 모았다. AWS 본사가 있는 시애틀과 한국은 시차가 16시간이나 난다.

오태영 글로벌서비스팀 팀장은 “미국에도 여러 번 갔지만 화상채팅 때 시차 때문에 시간을 맞추기가 어려웠던 점이 기억에 남는다”며 “프리 베타 테스트 시기에는 돌아가면서 밤샘 작업을 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한창동 개발팀장은 “매일 콘퍼런스콜을 하고 매주 100여 명이 머리를 맞대는 화상채팅 등 실시간 소통과 협의를 하는 과정에서 시차가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돌이켜 보면 개발 업무 10년 동안 경험하기 쉽지 않은 일이었고 그러한 노력이 결국 성공적인 협업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PM팀은 아마존의 많은 요구 사항 중 사용자 화면을 아마존 워크독스 플랫폼과 최대한 유사하게 만드는 과제가 큰 도전이었다고 회상했다. 나라별 시차를 계산해 사용자가 없는 시간을 찾아 업데이트를 진행해야 했던 일화도 소개했다.

◆ ‘고객 중심’ 아마존에 한컴 기술력'노하우 통했다

특히 한컴은 고객 데이터의 보안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철저한 고객 중심주의에 맞춰 아마존의 눈높이를 충족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강조했다. 박 상무는 “아마존에서는 서비스 출시 일정을 미리 정하지 않고 내부 전 직원이 참여하는 프리뷰 서비스를 거치면서 서비스 출시 시점이 결정된다”며 “내부 프리뷰 서비스 중 중대한 이슈가 없고 출시할 만한 수준에 도달해야만 정식 오픈을 할 수 있게 되므로 출시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계속 출시 준비를 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프로젝트 성공 전략에 대해 박 상무는 “전사 조직이 집중적으로 참여함으로써 한컴의 역량과 함께 기술적인 신뢰를 구축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던 것이 주효했다고 본다”며 “워크독스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에 제공되는 기능인만큼 서비스 기능과 안정성뿐만 아니라 계속 유지하고 개선해 나갈 수 있는 역량을 보여줬기 때문에 AWS의 신뢰를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TFT는 AWS와의 협업에 대해 한컴그룹의 모든 노하우가 총망라된 컬래버레이션의 결정체라고 설명했다. 아마존이 한컴 같은 외국 서비스를 자체 서비스와 연동해 기본 기능을 제공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한컴은 자체 기술로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호환, 번역 등을 제공하고 있어 기술력 측면에서도 글로벌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현지 미팅과 화상채팅 등 적극적이고 빠른 의사소통도 AWS의 신뢰감을 얻는 데 한몫했다는 후문이다. 해외 클라우드 기반 웹 오피스 시장은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북미에서 상장한 클라우드 전문 업체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한국 기업이 독자적인 사업으로 진출하기 쉽지 않다는 얘기다.

박 상무는 “핵심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과 제휴, 해외시장에 진출할 필요가 있는데, 한컴은 탄탄한 그룹 차원이 전사적인 지원과 30년 가까이 누적된 오피스 소프트웨어 기반 기술과 역량이 큰 강점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한컴은 웹 오피스뿐만 아니라 데스크톱과 모바일 오피스도 워크독스에 최적화된 솔루션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AWS 협업을 계기로 아마존의 다른 사업 조직들과의 제휴도 적극 검토 중이다.

한컴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종합 정보통신기술(ICT) 융'복합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AWS 협업의 연장선에서 한컴이 마이크로소프트 대체재로 글로벌 고객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5월 15일 러시아 인터넷 서비스 기업 메일닷알유(Mail.Ru)의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에 웹 오피스 공급 계약도 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메일닷알유의 B2C와 B2B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에 마이크로소프트 웹 오피스 대신 한컴 웹 오피스를 적용하게 됐다. 오피스 소프트웨어 전체 제품군을 보유한 회사는 마이크로소프트 외에 한컴이 유일하다.

클라우드 업체들이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보다 대안 제품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아 한컴이 대체재로 해외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한컴은 AWS와의 협업을 통해 웹 오피스$PC$모바일을 아우르는 풀 오피스(full office)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 상무는 “AWS 협업을 계기로 대용량 처리나 많은 고객의 서버 구성에 대한 노하우가 생겼다. 유사한 서비스에 대해 자신감도 얻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고객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아마존의 기업 문화를 간접적으로 경험하며 모든 의사결정을 고객으로부터 생각하고 결정하는 것이 결국 아마존 혁신의 힘이라는 점도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



ahnoh05@hankyung.com


-커버스토리 : 기적을 만드는 최강 영업팀36 기사 인덱스
[PART 1 도전 Challenge]
-CJ ENM 콘텐츠유통 해외사업4팀 "콘텐츠 싸들고 왕복 80시간 비행…‘포맷 수출’ 새 시장 열었죠"
-KT AI사업단 AI플랫폼사업팀 "낯선 호텔방, 도움 필요할 때 ‘호텔지니’를 부르세요"
-ADT캡스 캡스홈팀, 1인 여성 가구부터 맞벌이 부부까지 홈 보안 맞춤 제안
-쏘카 법인사업팀 “올해 1000% 성장 목표”…업무용 차량도 카셰어링이 대세죠
-오라클 디지털프라임 부문, 중견기업에서 스타트업까지 ‘클라우드 전환’ 해결사
-네이버쇼핑 스타일윈도팀 "온라인 모르던 수제화 장인들, 직접 찾아 설득했죠"
-LG전자 한국영업본부 쿠킹마케팅팀, ‘평균나이 33세’ 젊은 감각으로 주방 가전 시장 주도
-SM상선 미주팀, 원양 선사로의 첫 항해, 선봉에 선 ‘미주팀’
-두산인프라코어 건설기계사업부 한국사업기획팀, ‘연평균 15% 성장’…미니 굴착기, 국산화 위해 뛴다
-현대건설기계 딜러개발팀, ‘1년 절반 해외 출장’…아프리카 오지도 두렵지 않아요
-한샘 영업교육팀, ‘5년 내 매출 10조원’ 리모델링 사업 이끌 전문가 육성

[PART 2 혁신 Innovation]
-오렌지라이프 에이아이탐(AiTOM)교육부, 업계 첫 ‘FC 활동량 분석 시스템’ 구축…
주먹구구식 영업 사라졌죠
-카카오뱅크 상담챗봇팀 "슬기로운 은행 생활, ‘챗봇’을 찾아주세요"
-삼성자산운용 리테일마케팅본부 "매일 아침 ‘모닝 레터’로 하루를 시작하죠"
-우리은행 리테일상품팀, 소비자 마음 콕콕 짚은 여행적금으로 인기 폭발
-아모레퍼시픽 브로앤팁스, 20년 만에 탄생한 남성 브랜드…‘남성’이 아닌 ‘브로’ 노린다
-한미약품 마케팅사업부, ‘근거 중심 마케팅’으로 복합신약 성공 신화 이끈다
-제주항공 국제영업팀 "수도권과 지방, 서로 다른 영업 전략 필요하죠"
-롯데면세점 빅마켓담당 "면세점업계의 미래, 동남아 관광객에게 달렸죠"
-아이비엘 리빙픽 상품기획팀, 숨은 아이디어 상품 찾아 ‘스토리’를 입힌다
-KB국민은행 수신상품개발팀, 아이돌 모델 기용 파격…BTS 적금으로 ‘메가 히트’
-풀무원 유제품영업팀, 유제품 시장 정체 뚫고 고속성장…‘데이터 분석’으로 타깃 영업

[PART 3 열정 Passion]
-위메프 300실, ‘에어팟 대란’ 만든 주인공…‘시속 300km’ 초고속 성장 이끈다
-한글과컴퓨터 AWS TF팀 "시애틀 본사 오가며 매주 화상채팅…까다로운 아마존 사로잡았죠"
-삼성증권 SNI 강남파이낸스센터, ‘관리 자산 10조원’…‘스마트 머니’ 찾는 기업 오너들이 주고객
-대우건설 주택건축사업3팀, ‘어려울수록 정석대로’…지난해 1조 5000억 공사 수주
-제일기획 비즈니스 16팀 "광고주 발굴 위해 주지스님 앞에서도 프레젠테이션"
-이마트 피코크본부, ‘맛’에서 ‘디자인’까지 최고 추구…연매출 2500억원 돌파
-하이트진로 특판동부지점, 주류업계 최대 격전지 강남을 평정한 ‘영업 전사들’
-CJ대한통운 GF사업개발팀, 물류업계 베테랑 8명이 만드는 ‘글로벌 포워딩’
-GC녹십자 비맥스팀, 광고 없이 입소문으로 연매출 100억원 돌파
-우아한형제들 배민라이더스 타겟영업팀, ‘서울 3대 빵집’ 설득하려 방문 때마다 빵 구매
-파르나스호텔 MICE특화팀 "국내 최대 마이스 특화팀…정상회의도 문제 없어요"
-하나금융투자 클럽원WM센터, 고액 자산가를 위한 ‘금융상품의 명품관’ 만든다
-동국제약 일반의약품(OTC) 마케팅부 "치질, 더 이상 숨기지 마세요"
-교보생명 황금FP지점, 소외된 기존 고객이 바로 ‘황금 기회’죠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25호(2019.05.20 ~ 2019.05.26)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