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대한민국 100대 CEO]
-글로벌 경쟁력 강화 총력
-2030년 매출 100조원·영업이익 13조원 목표
포스코, ‘기가스틸·하이퍼 전기 강판’…‘친환경 프리미엄’으로 앞서간다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국내 최대 철강 업체인 포스코의 역사는 한국 경제성장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포스코는 1968년 설립 이후 반세기 동안 지속 성장하면서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해 왔다. 포스코가 안정적으로 철강을 생산하면서 자동차·조선 등 국내 제조 산업도 함께 성장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최근 프리미엄 철강 제품을 앞세워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 나가고 있다. 철강 소재의 친환경성도 강조하는 중이다. 철강은 자동차·선박·건축물 등에 사용되는 가장 기초적인 전통 소재다. 가공성·용접성이 뛰어나고 도금을 통해 녹 발생을 쉽게 방지할 수 있어 경제적이다. 우리 생활에 밀접한 제품을 생산하는 최적의 소재이자 재활용이 쉬운 친환경 재료로 꼽히는 이유다.

포스코는 철강의 생산·사용·폐기·재활용까지 제품의 전생에 걸친 친환경적 측면인 ‘라이프사이클 어세스먼트(LCA)’의 관점을 중요시한다.

◆친환경성에서 월등한 ‘기가스틸’ 개발

포스코의 프리미엄 철강 제품인 ‘기가스틸’은 1㎟ 면적당 100㎏ 이상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차세대 강판이다. 양쪽 끝에서 강판을 잡아당겨 찢어지기까지의 인장강도가 980MPa(1기가파스칼) 이상이어서 기가스틸로 명명했다. 이는 가로 10cm, 세로 15cm의 손바닥만 한 크기의 기가스틸에 약 1톤 정도의 준중형차 1500대를 올려놓아도 견딜 수 있는 강도다.

기가스틸을 자동차 소재로 적용하면 알루미늄 등 대체 소재에 비해 가볍고 강도도 높아 경제성·안전성 측면에서 유리하다. 가공성이 좋아 알루미늄 부품을 사용할 때보다 더 복잡한 형상의 제품도 만들 수 있다는 게 포스코의 설명이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철 1kg을 생산할 때의 탄소배출량은 2.0~2.5kg인 반면 알루미늄은 11~12.6kg으로 5배 넘게 차이가 난다. 철강 제품은 자동차로 생산된 이후에도 제품의 수명 주기를 감안한 누적 온실가스 배출량이 알루미늄보다 약 10% 적어 친환경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경량화는 연비 향상과 온실가스 배출 감소를 위한 대표적 기술로 꼽힌다. 차종별로 차이가 있지만 자동차의 중량을 10% 감소시키면 5~8%의 연비 개선 효과가 나타난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그만큼 줄이는 셈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고장력 자동차 강판은 얇은 두께로도 두꺼운 일반 강판과 같은 강도를 얻을 수 있어 차량을 가볍게 제작할 수 있고 에너지 효율도 높인다”며 “고장력 강판으로 제조한 승용차의 연간 주행거리를 1만9000km로 가정하고 10년간 운행하면 1대에 간접적으로 약 1.8톤에 달하는 이산화탄소(CO₂) 감축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효율 강판 ‘Hyper No’·녹 없는 철 ‘포스맥’

포스코의 에너지 고효율 전기 강판 ‘하이퍼(Hyper) NO’는 고효율 모터에 적용돼 전기자동차의 연비를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자동차의 성능을 높이는 핵심 소재 중 하나다. ‘하이퍼 NO’는 냉장고·청소기 등 고효율을 요구하는 가전제품과 풍력발전기, 산업용 발전기 등을 만들기 위한 고효율 모터에도 필수적으로 적용되는 철강재다.

무방향성 전기 강판(NO)은 전기에너지를 회전에너지로 변환시키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에너지 손실, 즉 철손(core loss)이 발생한다. 포스코의 ‘하이퍼 NO’는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개발돼 기존 전기 강판 대비 철손이 30% 이상 낮다.

포스코는 최근 접착제와 같은 기능을 하는 코팅을 전기 강판 표면에 적용하는 이른바 ‘셀프 본딩’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용접 등의 물리적 방식과 달리 전기 강판의 전자기적 특성을 저하시키지 않아 모터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다. 기존 용접 체결 방식 대비 모터 코어의 철손이 10% 이상 줄어든다는 게 포스코 측의 설명이다.

포스코의 고유 기술을 적용한 ‘포스맥’도 차세대 프리미엄 제품으로 꼽힌다. 포스맥은 내식성이 우수한 ‘아연·마그네슘·알루미늄’ 등 3원계 합금을 도금해 녹슬지 않는 철로 불린다. 포스코가 국내외 강건재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개발한 제품이다.

포스맥은 염소 등의 부식에 취약한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보다 우수한 성능을 갖춘 제품으로 꼽힌다. 해양 시설물, 조선용 소재, 해안 인접 지역 등에 설치되는 건축물과 도로 시설물에 적용할 수 있다. 강한 알칼리성을 지닌 소·돼지·닭 등의 분뇨로 인한 축산 시설물의 부식을 방지하기 위한 소재로도 적합하다. 수영장·온천·냉각탑·세탁기 등의 고온다습한 환경과 건축 외장재, 에어컨 실외기, 자전거 보관대, 각종 펜스 등 옥외에 노출된 설비에도 유용하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맥은 동일한 도금 부착량의 일반 용융아연도금강판(GI·HGI) 대비 5배 이상의 내식성을 보유한 제품으로 특히 절단면의 내식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앞으로도 친환경성을 극대화한 다양한 프리미엄 철강 제품을 개발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
36년 경력 ‘철강업 전문가’…‘더불어 발전하는 기업’ 일군다
포스코, ‘기가스틸·하이퍼 전기 강판’…‘친환경 프리미엄’으로 앞서간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1983년 포항종합제철(현 포스코)에 입사한 뒤 재무실장, 정도경영실장, 가치경영센터장, 포스코건설 경영전략실장, 포스코대우 기획재무본부장 등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회계·원가관리부터 심사 분석·감사, 기획 업무까지 제철소가 돌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핵심 업무를 두루 경험하며 현장 구석구석에 대해 누구보다 밝은 눈을 가지게 됐다.

그가 ‘철강업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 이유다. 포스코건설과 포스코대우를 거쳐 포스코켐텍에 이르는 그룹사 근무 경험은 철강 이외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됐다.

최 회장은 지난해 7월 27일 제9대 포스코 회장에 취임하면서 “포스코가 100년 기업을 향한 새로운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가치로 재무장해야 한다”며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With POSCO)’을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했다. 지난 50년간 ‘제철보국’을 바탕으로 성장해 온 것을 넘어 미래 50년은 포스코그룹 스스로가 시민사회 구성원의 일원으로, 여러 이해관계인과 상생하고 함께 성장하는 ‘기업시민’이 돼야 한다는 뜻이다.

최 회장은 새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세 가지 개혁 방향으로 ‘고객·공급사·협력사 등과 함께 가치를 만들어 나가는(Business With) POSCO’, ‘더 나은 사회를 함께 만들어 가는(Society With) POSCO’, ‘신뢰와 창의의 기업 문화를 함께 만들어 가는(People With) POSCO’를 정했다. ‘새로운 포스코의 길(New POSCO Road)’을 걸어가겠다는 의지다. 최 회장은 지난해 11월 5일 취임 100일을 맞아 ‘모두 함께, 차별 없이, 최고의 성과를 만든다’를 핵심으로 한 100대 개혁 과제를 발표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모든 이해관계인과 함께 차별 없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가 선순환하는 기업 생태계를 만들어 가자”며 “투철한 책임감과 최고의 전문성을 갖고 본연의 업무에 몰입해 개혁을 반드시 완수하고 최고의 성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이 이날 발표한 ‘포스코 100대 개혁 과제’는 포스코 임직원은 물론 주주·고객사·협력사와 지역주민 등 기업 생태계 전반에 걸쳐 모두 함께 참여하면서 임직원 간, 그룹사 간, 협력사 간 노동환경이나 처우에 차별이 없는 수평적이고 협력적인 문화를 만들어 가자는 게 핵심이다.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가 선순환하는 경영 활동을 통해 최고의 가치를 만들어 가자는 것으로 집약된다.

최 회장이 개혁 과제의 확정, 시행을 선포함에 따라 포스코는 회사 전반에 걸쳐 변화된 경영 방침과 제도, 기업 문화 등을 바탕으로 지난해 4월 1일 열린 50주년 기념식에서 천명한 2030년 매출 100조원, 영업이익 13조원의 장기 목표 달성 방안도 더욱 구체화했다.

최 회장은 “개혁 과제 시행 5년 후인 2023년 ‘포천 존경받는 기업 메탈 부문 1위’, ‘포브스 기업 가치 130위’를 달성하는 것이 당장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choi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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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30호(2019.06.24 ~ 2019.06.30)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