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IT 100위 기업 한중일 비교, 동북아 미래경제 승자는?]
- 중국, 인터넷·소프트웨어 ‘초강국’으로- 일본은 반도체 장비·IT 서비스 경쟁력 건재
시가총액 알리바바 ‘1위’…‘매출·순이익 톱’ 삼성전자, 텐센트에도 밀려 3위

[한경비즈니스 = 이홍표 기자] 한중일 ‘정보기술(IT) 100위 기업’은 시가총액·매출액·순이익을 바탕으로 선정했다. 선정된 세 나라의 기업 300개를 분석한 결과 시가총액 부문에서 알리바바가 4732억1545만 달러로 1위를 기록했다. 텐센트(3816억7774만 달러)와 삼성전자(2074억7957만 달러)가 그 뒤를 이었다.
알리바바의 시가총액은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두 배를 웃돈다. 2017년 나스닥 상장 당시 알리바바는 한때 세계 최대 소셜 미디어 기업 페이스북의 시가총액을 뛰어넘기도 했다. 중국 전자 상거래 시장의 성장성을 투자자들이 그만큼 높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시가총액 상위 10대 기업 중에선 5개 기업이 일본 기업, 4개 기업이 중국 기업이었다. 한국 기업은 1개에 그쳤다.
일본은 소니를 제외한 모든 기업이 통신 기업이라는 것이 눈에 띈다. 소니는 일본 전자 제조업의 상징과 같은 기업이다. 1946년 설립된 소니는 1957년 초소형 라디오 TR-63을 출시하며 대성공을 거둔다. TR-63은 일본 전자제품의 특징인 ‘경박단소’의 효시 격인 제품이다.
시가총액 알리바바 ‘1위’…‘매출·순이익 톱’ 삼성전자, 텐센트에도 밀려 3위
시가총액 알리바바 ‘1위’…‘매출·순이익 톱’ 삼성전자, 텐센트에도 밀려 3위



◆일본 제조업 매출 1위는 ‘히타치'

소니는 1960년대 말부터 2000년대까지 텔레비전·모니터· 워크맨·CD플레이어·노트북·게임기 등을 연이어 내놓으며 성공 가도를 달렸다. 이 성공을 바탕으로 영화·음악·엔터테인먼트·금융에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2018년 말 기준 소니의 매출 구성은 게임 네트워크(23%), 음악(9%), 영화(12%), TV(14%), 이미지 솔루션(8%), 스마트폰(8%), 반도체 장비(10%), 금융(14%)으로 구성돼 있다.
매출액 기준 10대 IT 기업의 톱은 삼성전자다. 2018년 한 해에만 2216억3073만 달러의 매출을 거둔 삼성전자는 2위 차이나모바일의 매출 1114억7485만 달러를 두 배 정도 앞질렀다.
시가총액 알리바바 ‘1위’…‘매출·순이익 톱’ 삼성전자, 텐센트에도 밀려 3위
일본 제조 기업 중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기업은 히타치였다. 히타치는 일본 최대의 전기 전자기기 제조업체이자 일본 제조 산업의 상징과 같은 기업이다. 자회사로 히타치화학공업·히타치전선·히타치금속이 있다. 이들 기업은 전자제품, 정보기술, 전력 및 산업 시스템, 전자 소비재, 기계제품, 금융, 의료기기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들고 있다. 1905년 설립돼 1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중국 기업 중 차이나모바일 다음으로 많은 매출을 올린 기업은 8위를 차지한 징둥닷컴이다. 징둥닷컴은 가전·PC·가구·의류·식품·도서 등의 상품을 인터넷으로 판매하는 이커머스 기업이다. 징둥닷컴은 전략적 파트너인 텐센트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플랫폼인 위챗을 활용하며 급성장했다. 텐센트는 징둥닷컴의 지분 17.5%를 보유하고 있다.
징둥닷컴은 소비자와 판매자를 연결하는 알리바바와 달리 자체적으로 물류를 처리하는 시스템이다. 이 때문에 ‘중국의 아마존’으로 불리기도 한다. 징둥닷컴의 물류 시스템은 중국 인구의 99%에 도달할 수 있고 주문의 90% 이상을 당일이나 익일 배송한다. 이 때문에 징둥닷컴은 최근 눈에 띄게 성장하는 중이다.
시가총액 알리바바 ‘1위’…‘매출·순이익 톱’ 삼성전자, 텐센트에도 밀려 3위
◆순이익 부문에서 선전한 SK하이닉스
순이익 기준 1위 기업 역시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399억446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2위 차이나모바일(178억1932만 달러) 순이익의 두 배 이상을 벌어들였다.
순이익 부문에선 한국 기업 SK하이닉스가 141억2867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3위를 차지했다. 시가총액·매출액·순이익 등 3대 지표에서 한국 기업이 2개 포함된 것은 순이익 지표가 유일하다. SK하이닉스의 순이익은 일본을 대표하는 전자 기업인 도시바의 순이익 72억5685만 달러의 두 배에 육박하는 규모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반도체 업황 상승이 수혜를 그대로 본 기업이다. 2018년 분기마다 사상 최대 실적을 연이어 경신했다. 하지만 2019년 들어 반도체 업황이 꺾이면서 올해는 지난해 실적에 못 미치는 결과를 내고 있다.
반도체 및 반도체 장비는 한국 IT 산업 경쟁력의 핵심이다. 3개국 IT 기업 분석 결과 반도체 및 반도체 장비 기업은 모두 44개였다. 이 중 한국 기업이 26개, 일본과 중국 기업이 각각 9개였다. 한국 반도체 산업의 저변이 중국과 일본보다 더 넓다는 의미다.
시가총액 알리바바 ‘1위’…‘매출·순이익 톱’ 삼성전자, 텐센트에도 밀려 3위
하지만 문제는 한국 반도체 기업의 경쟁력이다. 한중일 반도체 산업 분석에서 매출액 기준으로 SK하이닉스가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상위 10대 기업 안에 또 다른 한국 기업은 단 하나도 없었다. 반도체 검사 장비 기업인 고영테크놀러지가 20위 안에 가까스로 턱걸이 했을 뿐이다.
반면 중국과 일본 기업은 상위권에 다양한 기업들이 분포됐다. 일본의 대표 반도체 기업은 도쿄일렉트론이다. 매출액 102억574만 달러로 2위를 차지했다. 중국의 대표 반도체 기업은 JCET가 차지했다.
도쿄일렉트론은 1963년 설립된 기업으로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 검사 장비 생산에 특화된 세계적 기업이다. 도쿄일렉트론은 한국 반도체 산업 성장의 수혜를 가장 많이 본 일본 기업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전자 장비 기기 & 부품은 한중일 300개 IT 기업 중 가장 많은 수가 분포돼 있다. 전자 장비 기기&부품 기업은 모두 60개다. 전체 60개 기업 중 중국이 26개 기업으로 가장 많다. 그다음 한국 18개, 일본 16개 기업 순이다.
이 부문의 매출 1위 기업은 일본 최대의 전자 제조 기업 히타치가 차지했다. 히타치의 매출액은 845억5943만 달러다. 2위는 폭스콘 인더스트리얼 인터넷, 3위는 LG디스플레이가 차지했다. 한중일 기업이 1~3위를 나란히 차지한 것이 특징이다.
시가총액 알리바바 ‘1위’…‘매출·순이익 톱’ 삼성전자, 텐센트에도 밀려 3위
절대 숫자는 중국이 많지만 최상위권엔 일본 기업이 많은 것도 눈에 띈다. 매출 상위 10대 기업 안의 일본 기업 숫자는 모두 5곳으로 50% 수준이다.
한국 기업 중 매출액 10위 안에는 LG디스플레이와 함께 삼성SDI가 들어갔다.
4위 중국의 BOE는 2019년 초 LG디스플레이를 제치고 세계 최대의 액정표시장치(LCD) TV 패널과 모니터 패널 공급 업체가 된 기업이다. 시장조사 업체 시그마인텔컨설팅에 따르면 TV 패널에서 BOE가 5430만 대를 생산했지만 LG는 4860만 대에 그쳤다. 또 올뷰컨설팅 집계에 따르면 글로벌 모니터 패널 생산은 지난해 10% 증가한 1억5100만 대였는데 이 가운데 BOE가 3730만 대로 가장 많았고 LG는 근소하게 뒤진 3450만 대였다.
◆엔터테인먼트 부문 1위는 중국의 넷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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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등을 포함하는 엔터테인먼트는 300개 기업 중 28개로 약 10% 정도다. 일본이 11개로 가장 많고 한국이 10개, 중국이 7개로 국가별로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게임 강국’ 답게 최상위권에 한국 기업이 몰려 있다. 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이 그들이다. 하지만 이들의 매출을 모두 합쳐도 2위를 차지한 일본의 닌텐도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규모의 경제’가 필요한 상황이다.
2위를 차지한 닌텐도는 일본 게임 산업의 대명사다. 1889년 설립된 닌텐도는 원래 화투와 마작을 제작하던 기업이다. 1950년대부터 트럼프를 제작했고 1970년대 들어 비디오 게임을 처음 제작했다. ‘동키콩’와 ‘슈퍼 마리오’라는 유명 캐릭터를 보유한 닌텐도는 게임 소프트웨어는 물론 게임기까지 제작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1위 넷이즈는 중국 내 온라인 게임 부문에서 약진하며 급격히 성장한 인터넷 기업이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디아블로·오버워치 등 블리자드 게임의 중국 내 판권을 가지고 있고 자체 개발한 게임들도 인기를 얻어 해마다 급격한 매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공격적인 투자와 콘텐츠 개발로 중국 게임 산업에서 독주하던 텐센트의 대항마로 떠올랐다.
IT 서비스 부문은 일본의 경쟁력이 압도적이다. 전체 24개 기업 중 14개 기업이 일본 기업이다. 한국과 중국 기업은 각각 5개씩이다. 기업의 시스템 통합(SI) 등을 담당하는 IT 서비스업은 자본과 기술이 모두 필요한 업종이다. 여기에 소프트웨어 경쟁력과 하드웨어 경쟁력도 갖춰야 한다. 일본 기업이 한국과 중국 기업을 압도하는 이유다.

중국 기업 중 최대 IT 서비스 기업은 동화소프트웨어다. 매출액은 12억7891만 달러로 가까스로 매출액 순위 14위에 올랐다. 막강한 중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비춰 본다면 비교적 낮은 순위다.
반면 중국은 소프트웨어 산업에선 한국과 일본을 추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 19개 기업 중 11개 기업이 중국 기업이다. 일본 기업은 6개, 한국 기업은 불과 2개다.
중국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은 항천정보다. 국영기업인 항천정보는 전자·통신·세무 관련 장비의 유통과 SI·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핵심 사업으로 위조 방지 세무 통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고 국영기업이기 때문에 중국 정부 수요가 탄탄하다.
한국 기업은 더존비즈온과 안랩 단 두 곳이다. 매출액은 각각 13억5412만 달러, 3억6193만 달러다. 초라한 수치다.
시가총액 알리바바 ‘1위’…‘매출·순이익 톱’ 삼성전자, 텐센트에도 밀려 3위
기술 하드웨어, 스토리지 부문은 삼성전자가 압도적인 1위다. 삼성전자의 매출은 2216억3073만 달러로 2위 레전드홀딩스(543억169만 달러)와 큰 차이가 난다. 이 부문은 전체 20개 기업이 있는데 한국 기업은 4개, 중국 기업은 8개, 일본 기업은 8개다. 일본 기업 중 최대 기업은 카메라·광학제품 기업인 캐논이 차지했다.
가정용 내구재 기업의 매출 상위는 소니·파나소닉·LG전자 순이다. 가정용 내구재 기업은 모두 10개로 이 중 일본 기업은 6개, 중국 기업은 3개, 한국 기업은 1개다.
중국 기업 중 최대 매출액을 기록한 기업은 TCL이다. TCL은 중국 최대의 TV 생산 기업이다. TCL의 매출은 48억3793만 달러를 기록했다. 매출액 순위로는 전체 6위다.
시가총액 알리바바 ‘1위’…‘매출·순이익 톱’ 삼성전자, 텐센트에도 밀려 3위
◆중·일에 크게 밀리는 한국 통신사들
무선 전기통신 서비스와 다양한 전기통신 서비스는 ‘통신 산업’으로 분류해 함께 매출액 순위를 정했다. 한국을 제외하면 중국과 일본 모두 각국 최대 기업은 통신 기업이다. 그만큼 ‘거인들의 경쟁’이 이뤄지는 업종이다.
전체 13개 기업 중 일본이 5개, 중국이 5개, 한국이 3개였다. 하지만 한국 기업들은 이들 기업의 매출 규모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한국 통신 기업 중 매출이 가장 많은 기업은 KT다. KT는 213억2936만 달러를 기록했다. 1위 차이나모바일의 5분의 1 수준이다.
시가총액 알리바바 ‘1위’…‘매출·순이익 톱’ 삼성전자, 텐센트에도 밀려 3위
시가총액 알리바바 ‘1위’…‘매출·순이익 톱’ 삼성전자, 텐센트에도 밀려 3위
인터넷 포털과 전자 상거래 등 두 부문을 합산해 매출 순위를 산정한 결과 중국의 인터넷 기업들이 상위권을 ‘싹쓸이’했다. 징둥닷컴·텐센트·알리바바·바이두가 나란히 1위부터 4위까지 차지했다. 일본의 Z홀딩스가 간신히 5위 안에 들었다.
Z홀딩스는 일본의 인터넷 포털 1위인 야후 재팬을 보유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야후 재팬을 분리한 후 지주회사 Z홀딩스를 세웠고 지주회사 아래에 야후 사업을 담당하는 야후 주식회사와 금융 사업을 총괄하는 중간지주회사를 설립했다.
시가총액 알리바바 ‘1위’…‘매출·순이익 톱’ 삼성전자, 텐센트에도 밀려 3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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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 중에선 네이버가 6위, 카카오가 7위를 차지했다. 또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인 라인이 8위를 차지한 것도 눈에 띈다. 네이버의 매출액은 50억7947만 달러, 카카오의 매출은 21억9746만 달러였다. 라인의 매출액은 18억7681만 달러다. hawlling@hankyung.com
[커버스토리=IT 100위 기업 한중일 비교, 동북아 미래경제 승자는 기사 인덱스]
-한중일 최고 IT 기업은 ‘삼성전자·차이나모바일·소프트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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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47호(2019.10.21 ~ 2019.10.27)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