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IT 100위 기업 한중일 비교, 동북아 미래경제 승자는 : 한국 84위 네패스]
네패스, 반도체 초미세 패키징 기술 보유…‘통합 후공정’ 업체로 도약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네패스는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강소 기업이다. 연매출은 3000억원 규모이며 ‘웨이퍼 레벨 패키지(WLP)’라는 첨단 패키징 기술로 국내 시스템 반도체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웨이퍼 레벨 패키지는 현존하는 패키징 기술 중 칩을 가장 작고 얇게 만들 수 있는 초미세 패키징 기술로, 주로 스마트폰·자동차·통신 기기에 들어가는 첨단 반도체 등에 적용된다.

지금 우리가 손에 쥔 대부분의 스마트폰에도 네패스의 미세 패키징 기술이 담긴 시스템 반도체가 다수 탑재돼 있고 패키징 분야 글로벌 시장의 5%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네패스가 처음부터 시스템 반도체 패키징 사업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 1990년 설립된 네패스의 주력 제품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용 핵심 소재(케미컬)였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며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은 눈부시게 성장했고 시스템 반도체 패키징 서비스 역시 꼭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에 네패스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당시만 해도 비메모리 반도체 패키지 분야는 전 공정이 미세 패터닝 기술을 근간으로 해 기술적 장벽이 높고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사업이었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는 이를 생산하는 기업이 전무했고 전량 외국 기업에서 수입해 오고 있었다.

◆ 패널 레벨 패키지 세계 최초 양산

다소 무리해 보였던 이 결정은 지금의 네패스를 만드는 초석이 됐다. 끊임없는 연구·개발(R&D)을 통해 현재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선두에 서있는 기술력을 지니게 됐다.

네패스의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2006년 금속 연결선 대신 반도체 미세 패턴을 이용해 칩을 초소형으로 패키징하는 웨이퍼 레벨 패키지 기술, 2014년 다수의 칩을 한 번에 묶는 팬아웃 웨이퍼 레벨 패키지 기술 상용화에 성공했다.

모두 국내 최초다. 2017년에는 차세대 반도체 패키지 기술로 주목받는 패널 레벨 패키지 양산에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특허 출원은 182건, 등록한 특허는 201건에 달한다.

현재 네패스는 국내 후공정(OSAT) 업체를 대표하는 회사로 한 단계 더 성장해 있는 상황이다.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후공정(OSAT) 업체는 파운드리에 웨이퍼를 넘겨 받아 마무리 작업을 진행하는 회사를 일컫는다.

현재 네패스는 범핑·테스트·패키지 공정을 네패스 팹 안에서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턴키’ 방식을 구현하고 있다. 각 공정을 각자 다른 업체에 맡기는 것보다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장점에 고객사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네패스는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데카테크놀로지의 반도체 첨단 패키지 기술과 생산 기반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인수 내용은 팬아웃 웨이퍼 레벨 패키지 독자 생산 설비 및 라이선스, 영업권 등이다. 이후 네패스는 해당 팹을 전면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팬아웃 패키지는 전공정 미세화의 한계 비용 상승에 따른 후공정 혁신 기술로 대두되며 첨단 반도체 패키징 시장에서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팬아웃 패키지는 현재 고(高)집적, 방열 특성을 기반으로 기존 패키지 대비 프리미엄 칩에 적용하고 있고 2025년까지 30억 달러(약 3조5430억원) 규모로 시장 성장이 예상된다.

세계적으로 팬아웃 패키지 양산 역량을 보유한 기업은 네패스를 포함한 글로벌 OSAT 업체 4개 정도로 진입 장벽이 높다. 네패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향후 5년 내 팬아웃 시장의 10% 이상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cwy@hankyung.com

[커버스토리=IT 100위 기업 한중일 비교, 동북아 미래경제 승자는 기사 인덱스]

-한중일 최고 IT 기업은 ‘삼성전자·차이나모바일·소프트뱅크’
-시가총액 알리바바 ‘1위’...‘매출·순이익 톱’ 삼정전자, 텐센트에도 밀려 3위
-[주목할 한국 IT 기업] SK하이닉스, ‘위기를 기회로’...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개발에 120조 투자
-[주목할 한국 IT 기업] 네이버, 포털 넘어 클라우드로 영토 확장...연매출 5조 돌파
-[주목할 한국 IT 기업] 이녹스첨단소재, 연성회로기판 세계 1위 기술력...일본 제품 대체 역할 ‘톡톡’
-[주목할 한국 IT 기업] 네페스, 반도체 초미세 패키징 기술 보유...‘통합 후공정’ 업체로 도약
-[주목할 중국 IT 기업] 하이크비전, 보안시장 이끄는 세계 1위 ‘CCTV 기업’
-[주목할 중국 IT 기업] TCL, 1분기 북미 TV 판매 1위...스마트폰도 ‘눈독’
-[주목할 중국 IT 기업] 아이플라이텍, 중국의 ‘AI 국가대표’...국제 음성 인식 대회 1위
-[주목할 중국 IT 기업] 중커수광, 글로벌 슈퍼컴퓨터 강자...매년 연구·개발에 막대한 투자
-[주목할 일본 IT 기업] 소프트뱅크그룹, M&A로 수익성 잡고 투자회사로 발돋움
-[주목할 일본 IT 기업] 무라타제작소, MLCC 글로벌 점유율 40% ‘세계 1위’...전장·5G에 미래 걸어
-[주목할 일본 IT 기업] NEC, '플라잉카‘ 개발 성공...반도체 배터리 사업 접고 생체인식 기술에 주력
-[주목할 일본 IT 기업]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 ‘일본 반도체의 마지막 희망’...차량용 반도체 ‘넘버원’ 도전
-화웨이에서 쿠팡·화낙까지...‘비상장’ 숨은 IT 강자들
-이재용 ‘초격차’, 손정의 ‘비전펀드’...사활 건 미래경쟁
-한중일 IT 100위 기업 표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47호(2019.10.21 ~ 2019.10.27)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