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IT 100위 기업 한중일 비교, 동북아 미래경제 승자는=주목할 중국 IT 기업]
아이플라이텍, 중국의 ‘AI 국가대표’…국제 음성 인식 대회에서 구글 등 제치고 1위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중국 정부는 2017년 차세대 인공지능(AI) 기술 개발 사업을 주도할 민간 협력 기업 네 곳을 발표했다.

당시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등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 중인 쟁쟁한 기업들과 함께 이름을 올린 곳은 ‘아이플라이텍(iFlyTek·커다쉰페이)’이었다.

아이플라이텍은 국내에서 크게 알려진 기업은 아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가장 뛰어난 음성 인식 기술력을 갖춘 기업으로 꼽힌다. 이를 활용한 통·번역기, 스마트 녹음·필기 기기 등을 만들어 판매 중이다.

아이플라이텍의 중국 음성 인식 시장의 점유율은 압도적이다. 휴대전화와 가전제품 등에 탑재되는 중국 음성 인식 기술의 70%를 아이플라이텍이 차지하고 있다. 세계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예컨대 2017년에는 미국 스탠퍼드대가 주관한 언어 인지 테스트(SQuAD)에서 마이크로소프트·구글과 같은 기업들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아이플라이텍의 기술력은 오랜 세월 연구·개발(R&D)을 거쳐 만들어 낸 산물이다. 류칭펑 회장은 1999년 아이플라이텍 설립 당시부터 일찍이 음성 인식 기술에 주목하고 R&D와 투자를 시작했다.

엔지니어 출신인 류 회장은 회사 전체 매출의 20% 이상을 늘 R&D에 투자했다. 특히 연간 R&D 지출의 50% 이상은 당장 상용화가 어렵더라도 미래에 투자한다는 원칙을 갖고 회사를 이끌어 왔다.
◆다양한 언어 지원하는 ‘통번역기’ 개발


이를 통해 중국어뿐만 아니라 영어·한국어·프랑스어 등 다양한 나라의 언어를 인식하고 번역하는 기술을 보유하게 됐다. 또 자체적으로 딥러닝 기술을 확보해 오차율을 줄였다. 아이플라이텍에 따르면 번역의 정확도는 97%에 달한다.

올해 개막된 ‘세계 가전 전시회(CES) 아시아 2019’에서 보다 진화한 통·번역 전용 기기를 내놓아 주목 받았다. 스마트폰 모양을 한 기기는 59개 국어를 통·번역하는 기능이 담겼다.

예를 들어 한국말로 기기에 “이름이 무엇입니까”라고 얘기하면 자동으로 중국어로 번역해 주고 음성까지 지원하는 이른바 ‘휴대용 통역사’다. 해당 기기는 ‘혁신상’을 받기도 했다.

국내에도 이미 들어온 상태다. 한글과컴퓨터와 손잡고 인공지능(AI) 번역기 ‘지니톡 고’를 지난 6월 출시했다.

이런 아이플라이텍의 향후 목표는 기계가 인간의 언어를 인식할 수 있도록 기술을 제공하는 AI 기업이 되는 것이다.

최근 내부적으로 ‘쉰페이 슈퍼브레인 계획’이라는 이름 아래 AI를 음성 인식 기술에 접목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듣고 말하는’ 기계에서 보다 진화된 ‘생각하는’ 기계를 만들어 의료·교육·자동차·스마트 시티 등의 분야에 적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중국 정부의 지원도 적극적이다. AI 분야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아이플라이텍에 중국어 음성 소통 기술 표준 태스크포스를 이끌게 하는가 하면 국가 스마트 음성 첨단 기술 산업화 기지를 아이플라이텍 본사가 있는 허페이에 세우기도 했다.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위한 자동 번역 소프트웨어의 독점 공급 업체로 아이플라이텍을 선정해 향후 전 세계에 더욱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계기도 마련해 줬다. 올림픽에서 성공적인 조력자 역할을 수행한다면 향후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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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47호(2019.10.21 ~ 2019.10.27)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