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겉도는 퇴직연금 200조]
-사업자 중 유일하게 '퇴직연금 랩' 운영
[퇴직연금 강자들]미래에셋대우, 글로벌 네트워크·실적배당상품 '강점'
[한경비즈니스=김영은 기자] 미래에셋대우는 퇴직연금 시장에서 차별화된 행보를 이어 가고 있다. 특히 원리금 보장 상품에 치우친 투자 구조, 가입자의 무관심, 과도한 중도 인출 등 오랫동안 지적돼 온 퇴직연금의 한계를 극복하고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눈에 띄는 성과는 단연 수익률이다. 퇴직연금 10년 장기 수익률을 보면 미래에셋대우는 확정 급여형(DB형) 연 3.79%를 기록하며 전체 사업자 중 1위를 차지했다(2018년 말 공시 기준). 확정 기여형(DC형)은 연 4.08%, 개인형 퇴직연금(IRP)은 연 3.39%로 적립금 상위 사업자 중 최상위 수준이다.

올해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미래에셋대우는 2019년 3분기 기준으로 공시된 퇴직연금 수익률에서 총적립금 상위 10개사 기준 DB형·DC형·IRP 모든 유형에서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제도별 수익률은 DB형 2.01%, DC형 1.99%, IRP 2.00%로, 모든 유형에서 2%대 성장률을 기록한 곳은 미래에셋대우가 유일하다.

부진한 증시의 영향으로 대부분 사업자가 비원리금 보장 상품에서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지만 미래에셋대우는 모두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실적 배당 상품 비율, 은행 평균보다 3.3배 높아

미래에셋대우의 경쟁력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실적 배당 상품(펀드·채권·파생결합증권 등) 비율이 높다. 퇴직연금 수익률이 부진한 가장 큰 원인은 원리금 보장형 상품(예·적금, 보험 등)에 편중된 투자 구조다.

43개의 퇴직연금 운용사를 살펴보면 퇴직연금 적립금 중 90% 정도가 원리금 보장 상품과 대기성 자금에 맡겨져 있다. 저금리 기조에서 수익률 한계를 극복할 수 없는 이유다.

하지만 미래에셋대우는 투자 전문 회사라는 강점을 이용해 실적 배당 상품의 비율을 꾸준히 높여 왔다. 9월 말 기준 미래에셋대우의 퇴직연금 적립금 9조3000억원 중 실적 배당 상품(펀드·채권·파생결합증권 등)의 비율은 35%다. 은행 10.5%, 보험 4.9%, 증권 20% 수준인 업권별 평균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규모다. DC형과 IRP만 놓고 보면 실적 배당 상품 비율이 50%가 넘는다.

둘째, 개인형 연금인 DC형·IRP·개인연금의 비율이 매우 높다. 9월 말 기준 미래에셋대우의 연금 자산 12조7000억원 중 개인형 연금 규모는 8조2000억원으로 65%를 차지한다. 특히 개인연금은 3조4000억원 규모로 업계에서도 독보적 수준이다.

회사가 퇴직금을 금융사에 맡겨 운용하는 DB형과 달리 개인이 금융회사에 운용을 지시해야 하는 개인형 연금은 본인의 투자 지식과 관심이 중요하다. 개인의 전문성 부족, 퇴직연금에 대한 무관심은 DC형의 수익률 저하와 연금 자산 방치로 이어져 왔다.

올해 초 발표된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한국 DC형 가입자의 91.4%가 운용 지시를 변경하지 않고 있다. 최근 정부가 기금형 퇴직연금과 디폴트 옵션을 추진하는 이유다.

◆관리 어려운 DC형, 전문가가 알아서 해준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퇴직연금 사업자 중 유일하게 ‘퇴직연금 랩’을 운영하고 있다. 2010년 8월 출시된 ‘퇴직연금 랩’은 한마디로 연금 자산을 미래에셋대우의 자산 운용 전문가가 알아서 관리해 주는 상품이다.

자산 운용 전문가가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정기적인 리밸런싱을 통해 수익률을 관리하고 있다. 정부가 도입하려는 ‘디폴트 옵션’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퇴직연금 랩 상품 내용을 살펴보면 리스크에 따라 4개 유형으로 나뉜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퇴직연급 랩의 장기 성과도 우수하다. 대표 유형인 ‘액티브 40’의 9월 말 기준 누계 수익률은 75.2%로, 매년 5.4%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운용 규모는 9013억원으로 2만 명이 넘는 고객이 가입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퇴직연금 랩 외에도 연금 자산을 직접 관리하는 고객을 위해 다양한 상품과 시스템을 지원하고 있다. 업계 최다 펀드를 구성해 제공하고 있고 주식처럼 실시간 거래가 가능한 상장지수펀드(ETF)·상장지수채권(ETN) 매매 시스템을 운영하며 고객의 선택권을 확대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전사 차원의 조직과 인력 운영을 통해 개인 고객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2017년 통합 법인 출범 이후 전국 주요 거점에 연금 영업 전문 조직을 신설하고 연금 전문가를 배치해 신규 고객 발굴과 기존 고객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이 밖에 업계 최초 퇴직연금연구소 개설, 퇴직연금스쿨 개최, 퇴직연금 전담 콜센터 운영 등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퇴직연금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의 마지막 경쟁력은 탄탄한 글로벌 네트워크다. 연금은 단기 성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꾸준한 수익을 추구해야 한다.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의 다양한 상품에 분산하는 장기 투자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미래에셋대우는 탄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실적 배당 상품에 투자하고 있다. 핵심은 수익률이다.

김기영 미래에셋대우 연금솔루션본부장은 “낮은 금리와 어려운 국내 경기를 극복하기 위해 그동안 글로벌 자산 배분 조직을 운영하며 해외 상품 위주로 실적 배당 상품을 운용해 왔다”며 “미래에셋대우의 해외 법인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해 고객의 꾸준한 장기 투자를 유도하고 수익률 향상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인터뷰 김기영 미래에셋대우 연금솔루션본부장“퇴직연금 시장, 기업에서 개인으로 고객 변해”
[퇴직연금 강자들]미래에셋대우, 글로벌 네트워크·실적배당상품 '강점'
미래에셋대우는 퇴직연금 시장 초기부터 꾸준한 성과를 거둬왔다. 퇴직연금 10년 장기 수익률도 업계 최상위 수준이다.

특히 퇴직연금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수익률과 고객 자산 관리를 핵심으로 삼았다. 투자 경쟁력을 기반 삼아 실적 배당 상품의 비율을 높이고 확정 기여형(DC형)과 개인형 퇴직연금(IRP) 가입자를 확보하며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퇴직연금 시장을 잡기 위한 금융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퇴직연금 사업은 중·장기 앵커 산업이자 미래 성장 동력이다. 시장은 200조원 규모로 커졌지만 금융사에는 당장 돈이 되는 사업이 아니다. 현재 금융사들은 퇴직연금 사업에서 적자를 감수하고 있다. 수수료 인하, 마케팅 비용, 시스템 구축과 조직 개편을 위해 다양한 투자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퇴직연금 사업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만큼 대형 사업자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43개 퇴직연금 운용 사업자 중 연금을 제대로 운용할 능력이 되는 몇 개 업체만 살아남으면 그때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다. 금융사들이 퇴직연금 시장을 초반에 선점하려는 이유다.”

-미래에셋만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투자 전문 회사라는 자신감이 있다. 우리는 펀드 시장에서 자산 관리 사업을 계속해 왔던 회사다. 2005년 퇴직연금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핵심을 수익률과 자산 관리에 뒀다. 은행이나 보험은 퇴직 신탁이나 퇴직 보험에서 넘어왔기 때문에 법인 자금 유치 측면에서 영업해 온 경향이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10년 넘게 수익률에 초점을 두다 보니 퇴직연금 랩, 연금 자산 관리센터 등을 최초로 운영하고 있고 이런 노력을 통해 DB형 10년 장기 수익률 1위를 달성했다.”

-업계에서 유일하게 퇴직연금 랩을 운영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제 퇴직연금도 일대일 자산 관리가 중요해지는 시장이다. 지금까지 퇴직연금이 운용사와 기업 간의 시장이었다면 앞으로는 가입자(노동자 개인)와 운용사의 시장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개인형 연금은 개인이 직접 운용해야 하기 때문에 상품을 보는 눈이 있어야 한다.

바쁜 직장인이 혼자 퇴직연금 수익률까지 관리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연금은 장기 자산이므로 시장 상황을 반영해 상품을 교체하는 등 수익률을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런 퇴직연금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산 운용 전문가가 알아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정기적인 리밸런싱을 통해 수익률을 관리하는 퇴직연금 랩을 도입했다.”

-현재 전체 퇴직 연금시장 90%가 원리금 보장 상품인 이유는 무엇인가.
“계약형 확정 급여형(DB형) 구조에서는 개인이 아닌 가입 기업이 책임을 지는 구조다. 노동자의 적립금을 기업 담당자 책임 아래 운용해야 하므로 손실 방지를 위해 안정적 운용 방법을 선호한다. 이런 구조에서 기업 담당자가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 상품에 가입할 이유가 없다. 결국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실적 배당 상품이 확대되려면 개인이 운용하는 DC형과 IRP가 확대돼야 한다. 대체 투자 상품에 대한 규제 완화 등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하다.”

-젊은 세대의 퇴직연금 중도 인출이 증가하고 있다.
“신입 사원과 퇴직을 앞둔 사람의 관심은 다를 수밖에 없다. 한국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지금까지 중도 인출이 상당히 쉬운 편이었다. 최근 중도 인출 한도에 대한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중도 인출에 대한 문턱이 조금 높아졌다. 사람 심리상 장기 상품을 유지하기 힘들기 때문에 중도 인출을 제도적으로 막아야 한다.

하지만 결국은 수익률이 높아져야 해결될 문제다. 중도 인출금 대부분은 주택 구입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현재 퇴직연금 평균 수익률과 집값 상승률 둘만 놓고 보면 오히려 중도 인출 후 주택 구입이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느껴질 정도다. 수익이 잘 나야 가입자들도 퇴직연금을 ‘마지막 보루’로 생각할 수 있다. 사업자만의 노력이나 노동자 한 사람만의 일방적인 노력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기업·노동자·사업자·정부가 다 같이 해결해야 할 문제다.”

kye02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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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48호(2019.10.28 ~ 2019.11.03)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