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11인 추천 1위 아마존
-알파벳·마이크로소프트·텐센트 등 IT주 유망
-마스터카드·알리바바도 장기간 투자할 ‘기대주’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다. 주식 시장도 마찬가지다. 10년, 아니 2~3년 전만 해도 잘나가던 주식이 휴지 조각으로 전락하기도 한다.

주식은 사는 것보다 파는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하지만 말처럼 실행에 옮기는 게 결코 쉽지 않다. 더 오를 것이라는 욕심 때문이다. 조정 시기에 덜 빠지고 회복될 때는 시장을 주도하면서 오르는 마음 놓고 투자할 만한 우량주를 찾는 이유다.

앞으로 10년간 글로벌 주식 시장을 이끌 주도주는 무엇일까. 해외 주식으로 눈을 돌리는 이들을 위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총 11인의 리서치센터장에게 10년간 보유하면 좋을 해외 주식 3개씩을 추천하도록 했다. 5명이 추천한 아마존과 4명이 꼽은 알파벳이 각각 1·2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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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 서비스 기업으로 변신 중인 아마존

아마존은 미국의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 업체다. 세계 최고 부자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100억 달러(약 11조9000억원)를 출연해 기후 변화 방지를 위한 펀드를 조성하기로 해 화제가 됐다. 데이터센터와 택배를 기반으로 하는 전자 상거래업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늘린다는 비판을 돌파하기 위한 복안으로 풀이된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아마존은 글로벌 온라인 유통 시장점유율 57%의 1위 기업으로, 무인 매장 ‘아마존 고’를 통해 오프라인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강력한 시장 지위를 통해 다양한 온라인 사업을 전개하며 클라우드·헬스케어·로봇 등의 복합 서비스 기업으로 변신 중”이라고 말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로지스틱스 서비스와 광고 등의 분야에서 지속 가능한 수익 창출이 가능한 기업”이라며 “부진한 인도 이커머스 사업 부문도 향후 성장 잠재력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알파벳은 세계 최대 인터넷 업체 미국 구글의 지주사이자 자율주행 등 최고의 4차 산업혁명 기술력을 자랑하는 글로벌 정보기술(IT)업계의 선두 주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알파벳의 자율주행 자회사 웨이모는 세계 25개 이상 도시에서 자율주행 기록 2000만 마일을 돌파하는 등 여러 지표에서 압도적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알파벳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떠오르는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헬스케어 등 다방면에서 최고의 지위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자 상거래·엔터테인먼트·금융 등의 통합 서비스를 바탕으로 AI 플랫폼의 대표 기업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향후 IT 기업들의 새로운 경쟁의 장이 될 첨단 바이오 부문에서도 두각을 보일 것”이라며 “아마존은 IT업계에서 가장 먼저 투자를 시작해 60여 개의 혁신 바이오 기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상태”라고 말했다.

◆강력한 캐시카우 ‘윈도’ 보유한 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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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서치센터장들은 또한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중국 텐센트를 장기간 투자할 만한 기업으로 꼽았다. 3명의 리서치센터장이 이들 종목을 추천했다.

MS는 윈도 등의 운영체제를 캐시카우로, 애저(Azure) 등 성장성이 높은 사업부를 동시에 보유한 이상적 기업으로 꼽힌다. IoT와 AI 등 4차 산업혁명 기술과의 융합으로 클라우드 수요가 확대되면서 관련 사업부의 고수익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평가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MS는 지난해 10년간 100억 달러(약 12조원) 규모에 달하는 미 국방부 ‘합동 방어 인프라 프로그램(JEDI)’ 사업을 수주하면서 아마존 클라우드(AWS)와의 경쟁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했다”며 “시장 내 높아진 위상으로 향후 다양한 정부 프로젝트 계약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창목 본부장은 “윈도7 지원 종료와 함께 윈도10 서비스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윈도의 주기적 업그레이드 사이클이 도래하면서 PC 운영체제 시장 지배력을 통한 장기적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텐센트는 인터넷 기업으로 중국 현지에서 게임·음원·동영상 스트리밍 등의 온라인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텐센트는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점유율 44%, 텐센트뮤직은 음원 시장점유율 65%의 압도적 경쟁력을 자랑한다. 현지 2대 동영상 플랫폼인 텐센트비디오는 ‘중국판 넷플릭스’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텐센트는 2023년까지 전체 인구 중 모바일 결제 이용자 수가 60.5%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중국 현지 간편 결제 시장 확대의 최대 수혜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준 센터장은 “게임 등 기존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비롯해 전자 상거래(징둥, 최대 주주), 음식 배달(메이퇀뎬핑, 최대 주주), 모빌리티(디디추싱), 교육(신동방) 등 다양한 유망 업종에 대한 지분 투자를 통해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서치센터장들은 또한 미국 마스터카드와 중국 알리바바를 향후 10년간 글로벌 증시를 이끌어 갈 유망 종목으로 추천했다. 2명의 센터장이 선호주로 제시했다.

마스터카드는 간편 결제와 이커머스 확대에 따른 글로벌 디지털 결제 시장의 구조적 성장에 부합하는 대표 기업으로 꼽힌다. 매년 약 50%의 영업이익률을 통해 높은 잉여 현금 흐름을 보유한 기업으로 평가된다. 미국 고용과 소비의 안정적 흐름 속에 꾸준한 주가 상승이 기대되는 종목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마스터카드는 미국은 물론 유럽과 신흥 아시아 등 해외 디지털 결제 시장에서 핀테크 기업 등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경쟁사인 비자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며 “향후 전자 결제 비중이 높은 유럽과 현금에서 디지털 결제로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 중인 신흥국을 기반으로 높은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알리바바는 중국 최대 전자 상거래 업체다. 클라우드 사업 부문 확대 등을 통해 장기간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으로 평가받는다. 알리바바는 2019년 4분기(2020 회계연도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1614억5600만 위안(약 27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핵심 커머스 분야 중 마켓플레이스와 클라우드 부문의 성장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알리바바의 클라우드 사업은 지난해 4분기 단일 분기 수입으로는 처음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한 100억 위안(약 1조7000억원)의 수익을 달성했다”며 “알리바바는 개인이 직접 방송하고 물건도 팔 수 있는 개방형 모바일 실시간 동영상 미디어 플랫폼인 ‘타오바오 라이브’ 등의 상생형 디지털 생태계 전략을 통해 전자 상거래 부문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헬스케어 블루오션 중국의 유망주 미년건강

리서치센터장들은 또한 미년건강·핑안보험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국 주식으로 눈을 돌릴 것을 권했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미년건강은 중국 최대 민영 건강검진센터 운영 업체로, 전국에 650개의 센터를 운영 중인 압도적 1위 사업자”라며 “중국은 총인구 대비 건강검진 수검자 비율이 36%로 한국(85%) 등에 비해 높은 성장 여력을 보유한 데다 지난해 12월 알리바바 네트워크가 미년건강의 최대 주주가 된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서철수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핑안보험은 아직은 보험사로 분류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막대한 중국의 수요와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 글로벌 톱 핀테크 업체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며 “이미 11개의 기술 자회사를 통해 성장 동력을 마련했고 IT 부문의 기업 가치만 약 700억 달러(약 83조원)로 전체 시가총액의 3분의 1 수준에 달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10년간은 성장주가 시장에서 주목받아 왔지만 앞으로 10년은 ‘꿈을 먹는 주식’보다 검증된 비즈니스 모델을 지닌 가치주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투자 성공률을 높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미국 존슨앤드존슨·호멜푸드·AT&T가 대표적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존슨앤드존슨은 소비재와 의료용품·제약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기업으로 지난 56년간 배당금을 꾸준히 증액하는 등 우수한 주주 환원 전략을 펴고 있다”며 “스팸으로 유명한 미국의 호멜푸드 역시 안정적 사업 영역을 바탕으로 외형 성장과 배당금 증액을 이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choies@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65호(2020.02.24 ~ 2020.03.01)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