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서점가 점령한 재테크 저자 5인, 고수들의 부자 공식] - ‘진짜 부자 가짜 부자’ 저자 사경인 회계사…“중위험·중수익 자산에 관심 키워야”
“‘시스템 자산’을 만들어라… 부자의 기준은 ‘돈의 양’이 아닌 ‘돈의 흐름’”
[한경비즈니스=이현주 기자] 경제·경영 서적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증권가 스타 강사인 사경인 회계사가 신간 ‘진짜 부자 가짜 부자’로 돌아왔다. ‘재무제표 모르면 주식투자 절대로 하지마라’에서 투자를 위한 재무제표 읽기를 강조했던 그는 이번엔 ‘부자 방정식’을 꺼내 들었다. 그는 “접근법을 바꾸면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부자의 ‘기준’을 바로잡은 뒤 부의 목표를 세우는 방향을 설정하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최근 사 회계사는 가족과 함께 제주도로 이사 갔다. 직장과 강의를 통해 얻는 고정 수입은 사라졌지만 안정적으로 들어오는 수입을 통해 재밌고 의미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책이 좋은 반응을 얻은 비결은 무엇인가요.
“전문 지식을 가진 분들은 쓰는 용어부터 다릅니다. 일반인 눈높이에서 따라가기에는 벅차죠.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질문을 던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하나는 경험입니다. 10년 동안 주식 투자를 하면서 재무제표를 어떻게 들여다봤는지 경험을 담아낸 게 첫째 책입니다. 회계사는 고액 연봉을 받는 직군으로 알려져 있는데 고소득임에도 불구하고 저 스스로는 부자가 아니라고 생각했고 어떤 과정을 통해 지금은 부자가 됐다고 느끼는지 경험을 바탕으로 둘째 책을 만들었습니다.”

‘진짜 부자 가짜 부자’는 어떤 질문에서 출발했습니까.
“‘소득이 높지 않고 평범한 직장인이더라도 부자가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했습니다. 부자가 되는 방향을 설정하고 실천에 옮길 수 있다면 누구나 다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제시하는 부자의 기준은 조금 다릅니다.”

어떻게 다릅니까.
“대부분의 사람이 부자를 재산의 크기로 구분합니다. 문제는 이 경우 기준을 달성한 다음입니다. 30억원을 모으는 게 목표였다면 그 이후 1년에 1억원씩 쓰면서 여유 있게 살아갈 수 있을까요. 부의 기준으로 삼았던 30억원이 줄어드는 게 고통스럽게 때문에 50억원, 100억원을 향해 달려가게 됩니다.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고 돈에 끌려가게 됩니다. 돈의 주도권을 갖지 못하면 가짜 부자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돈의 흐름’이 부자의 기준이 돼야 한다고 봅니다. 계속해 노동하지 않고 자본을 투입하지 않아도 자기가 만들어 놓은 시스템에서 수익이 발생하면 부자죠. 일하지 않아도 생계가 유지된다면 더 의미 있는 일에 시야를 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좀 더 쉽게 설명해 주세요.
“저도 예전에는 재산을 늘리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그런데 성대결절이 생겨 한 달 정도 강의를 쉬어야 했을 때 수입이 제로가 되더군요. 무리하면 안 되는데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면서 그다음 달에 강의를 더 했습니다. 악순환이 됐어요. 일을 많이 해 수익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별다른 노동 투입 없이 자동으로 얻는 수익, 즉 ‘시스템 자산’을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일례로 저는 금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안전 자산으로 보지만 금덩이를 들고 있다고 해서 그다음 달에 소득이 만들어지지 않잖아요. 선물이나 파생도 마찬가지죠. 반면 수익형 부동산이나 배당주라면 가격이 오르든 떨어지든 상관없이 임대 수익이 나오고 배당금을 받을 수 있어요. 주가가 오를지 떨어질지는 예측할 수 없잖아요. 시스템 자산을 모으면 가격이 떨어지는 것에 크게 민감하지 않아요.”

부동산과 주식 둘 다 하십니까.
“개인적으로는 자산의 80%를 주식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자산 배분을 부동산이나 주식이냐가 아니라 투자 자산인지 시스템 자산인지로 구분합니다. 투자 자산은 가격이 올라야 이익이 나는 자산이죠. 일반적인 주식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시스템 자산 중에서도 부동산은 제가 잘 모르는 영역이어서 그동안은 주식에 집중해 왔습니다. 한 달 전 제주도로 이사 왔는데 향후 1~2년 후를 바라보고 현재 경매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현재 저는 주식 이외에 인세와 같은 또 다른 시스템 자산이 있어 실제 주식에서는 3 대 7의 비율로 시스템 자산과 투자 자산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주식에서 시스템 자산을 어떻게 구성하면 됩니까.
“주식의 대표적인 시스템 수익은 배당 수익입니다. 부동산보다 소액으로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수익입니다. 은행에 예금했을 때 받게 될 이자와 주식에 투자했을 때 받을 수 있는 배당 중 어느 것이 더 높을까요. 2018년 기준 은행 예금 금리가 평균 1.44%인 반면에 배당 수익률은 평균 4.10%로 세 배 가까이 됩니다. 부동산과 비교할 때 부동산 월세는 매달 받을 수 있는 반면 주식 배당은 대부분 1년에 한 번 지급받는다는 게 단점입니다. 만약 월세처럼 매달 배당 수익률을 받고 싶다면 미국 주식이 좋은 시스템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배당이 지급되는 달도 다양해 1·4·7·10월인 종목도 있고 2·5·8·11월인 종목, 3·6·9·12월인 종목도 있습니다. 배당 지급월이 다른 세 종목을 사두면 배당이 매달 들어오게 됩니다. 아예 매달 배당이 지급되는 월 배당 주식을 사는 방법도 있습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에 미국 주식에 들어가는 게 맞습니까.
“가격 등락 폭이 제한적인 주식이 있습니다. 미국 은행이 발행한 고정 배당 우선주는 배당이 고정돼 있습니다. 액면가 25달러짜리 주식을 액면가 대비 일정한 비율의 고정 배당금을 지급합니다. 채권과 비슷해 가격 등락 폭이 거의 없어요. JP모간이 발행하는 고정 배당 우선주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25달러에서 20달러까지 떨어졌어요. 이때 들어가면 수익률이 20% 올라가는 셈이죠. 배당률은 5% 가까이 됩니다. 어떤 우선주에 투자해야 할지 망설여진다면 우선주 상장지수펀드(ETF)에 들어가는 것도 방법입니다.”

ETF도 강조하시나요.
“저는 개별 종목을 좋아하고 ETF는 헤징(위험 분산) 개념으로 가져갑니다. 코스피지수가 1400까지 떨어지면서 동학개미운동이 불었죠. 너도나도 삼성전자를 사들였는데 저는 앞뒤가 맞지 않는 행동이라고 봤습니다. 코스피지수가 1400까지 내려간 것은 10년 만의 일이 맞아요. 코스피지수가 내려갔다고 생각하면 지수에 투자하는 게 맞습니다. 삼성전자가 4만원대였는데 작년 초에는 3만원대였어요. ‘10년 만에 기회가 왔다, 설마 삼성전자가 망하겠어’라는 생각으로 뛰어들었는데 충분히 싼 가격이냐에 대해서는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종목에 들어갈 때는 공부가 필요합니다. 저는 삼성전자를 사지 않았어요. 잘 모르기 때문이죠. 아무리 좋은 종목을 싸게 사더라도 시장 자체의 하락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이때 시장 전체의 하락에 대비하는 리버스 ETF로 위험 분산을 하고 있습니다.”

동학개미운동 당시 어디에 투자하셨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제가 기존에 투자했던 개별 종목에 추가로 투자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는 모릅니다. 그 대신 제가 오랫동안 투자해 온 곳들 가운데 나빠질 회사가 있는지 여부는 파악할 수 있습니다. 나빠질 게 없는데 주가가 많이 빠졌기 때문에 추가 매수 기회로 본 거죠. 지난 2~3월 주식 보유를 늘렸고 실제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시장이 불확실해졌는데 새로운 종목에 들어가는 것은 위험을 키우는 것이라고 봤습니다. 투자 자산으로 주식에 투자할 때는 주로 한국 주식의 스몰캡을 주목합니다. 대기업에는 투자하지 않습니다. 비즈니스 모델이 너무 다양하고 제가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주식 초보자들에게는 우선 자신이 몸담고 있는 업종부터 늘려 갈 것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제로 금리 시대에 재테크의 방향성은 어떻게 바뀌어야 합니까.
“예금도 시스템 자산입니다. 그런데 금리가 제로에 가깝고 물가 상승률을 생각하면 오히려 줄어드는 상태죠. 개미 투자자들은 누군가 큰돈을 벌었다고 하면 무모하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수익이 낮은 예금을 들고 있다가 갑자기 비트코인, 원유 ETF에 투자해요. 그 사이에 많은 중위험·중수익 자산이 있습니다. 제로 금리 시대에는 중위험·중수익 자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봅니다. 부동산이나 채권이 대표적이고 주식 중에선 우선주와 배당주입니다.”

개별 종목을 볼 때는 어떤 기준을 세워야 합니까.
“개인적으로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10종목이 넘지 않는 선에서 자산을 유지합니다. 한 종목에 20% 이상은 들어가지 않습니다. 주로 책으로 공부하고 전자공시 사이트를 참고합니다. 개별 종목에 투자할 때는 첫째, 비즈니스 모델을 알아야 하고 둘째, 경영자가 어떤 성향인지 봐야 하고 셋째, 저평가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비즈니스 모델을 안다는 것은 최소한 해당 기업의 내년도 이익을 예상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경영자에 대해서는 인터뷰보다 경영자의 말이 실제 수치와 일치했는지 여부를 확인합니다. 또 배당을 꾸준히 하는지, 회사의 이익을 주주에게 나눠 주는지 여부도 봅니다. 무엇보다 자신의 투자 성향 파악과 재테크 목표 설정이 중요합니다.”
charis@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76호(2020.05.09 ~ 2020.05.15)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