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사업부문은 크게 건설·패션·상사·리조트 등 4개로 나뉜다. 다른 사업 부문의 실적은 2018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상승했지만 유독 건설부문이 어려웠다. 건설부문의 지난해 매출은 11조6520억원, 영업이익은 5400억원으로 2018년보다 매출은 4%, 영업이익은 30% 줄었다.
이에 건설부문을 이끌고 있는 이영호 사장이 직접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동안 주택 사업 비율을 낮추던 전략을 대폭 수정하고 올해는 주택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5년간의 도시 정비 수주 시장 공백에도 불구하고 삼성물산은 올해 재건축 사업의 시공권을 연달아 따내며 저력을 확실하게 입증하고 있다. 올해에만 국내 도시 정비 사업 수주 실적 1조487억원을 쌓았다.
사실 이 사장은 정비 사업 수주전을 진두지휘해 본 경험이 없다. 2015년 신반포3차·경남아파트(래미안 원베일리) 재건축 수주를 마지막으로 도시 정비 수주전을 전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부족한 경험을 발로 뛰며 만회했다. 직접 현장설명회와 홍보관을 찾아 임직원들에게 신경 써줄 것을 당부했다. 특히 이 사장은 정비 사업 복귀 1호 사업장으로 신반포15차를 낙점하고 수주 활동을 적극 벌여 왔다.
지난 3월 시공사 입찰 당시 신반포15차 조합에 입찰 보증금 500억 원과 제안서를 가장 먼저 제출하고 삼성전자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스마트싱스’를 비롯해 삼성SDS·삼성웰스토리·에스원 등 계열사 역량을 총동원하는 계획을 밝혔다.
2차 시공사 합동 설명회에 이 사장이 직접 참여할 정도로 총력을 기울였다. 당시 이 사장은 “주민들에게 약속한 사항을 100% 지켜 반포의 중심에서 가장 빛나는 단지로 만들 것”이라고 약속했다.
여세를 몰아 삼성물산은 지난 5월 반포주공1단지 3주구(반포3주구) 재건축 사업 시공권도 품에 안았다. 반포3주구는 공사비만 8000억원이 넘는 대형 재건축 사업이다.
삼성물산은 반포 핵심 재건축 시공권을 연거푸 쓸어 담으면서 반포 지역에만 9500여 가구 규모의 ‘래미안 타운’을 건설할 수 있게 됐다.
삼성물산이 수주한 반포3주구 일대에는 반포 일대 랜드마크 단지로 자리 잡은 ‘래미안 퍼스티지(반포주공2단지 재건축)’와 올해 분양을 앞둔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아파트 통합 재건축)’가 자리 잡고 있다.
최근 도시 정비 사업 수주전에서 잇단 성과로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올해 실적 전망도 밝아지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은 1240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19.2%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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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83호(2020.06.27 ~ 2020.07.03)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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