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정치인]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 “내년 서울시장 선거, 안철수 온다면 본선 승리할 것

- 윤석열 대망론? 곰삭지 않은 사람들 정치에 와 실패
- 18년간 살면 아파트 값 만큼 세금으로 모두 헌납
- 조합원 이익 90% 환수, 재건축하지 말라는 것
- 늘어난 세금, 집값에 전가…집값·전월세 올리는 원인
- 공직자에게 한 채 이상 가진 집 팔라는 것은 직권남용죄
- 노영민 실장, 서울·청주 집 보유 뭐가 잘못됐냐고 말해야
- 초슈퍼 예산? 이 정부, 하루 살다 가버리면 그만인 것 같다”
주호영 “부동산 대책, 세금 뜯기 위한 날강도·악법 중 악법”
[홍영식 대기자·좌동욱·성상훈 기자 ] ‘광풍의 시대’, ‘날강도’, ‘악법 중 악법’.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정기 국회 시작에 즈음해 가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격한 표현을 써가며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시장 기능을 믿고 부작용만 손보는 게 아니라 아예 시장을 제도·법으로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사적 자치의 원칙, 사유재산권 보장이 망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청와대가 참모들에게 집을 팔라고 하는 것 자체도 법치국가에선 있어선 안 되는 일”이라며 법에 없는 것을 하는 건 직권 남용죄라고 비판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부동산 대책이 효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정부 들어 부동산 대책을 23번 내놨는 데도 효과가 없다고 말하지 못할 겁니다. 그러면 옷을 벗어야지. 틀린 말인지 알면서도 그렇게 얘기할 수밖에 없어요.”

▶여당에서는 부동산 감독 기구, 표준임대료 등 ‘시장 통제법’을 준비하고 있는데 대해 어떻게 대응할 예정입니까.

“시장 기능을 믿고 부작용만 손보는 것이 아니라 아예 시장을 제도와 법으로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심하게 말하면 늘 사회주의적 경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권은 부동산 대책이 여론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여론의 지지는 조사를 어느 대상으로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요. 집값 많이 올라가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많으니까 규제로 집값이 안정됐다고 하면 ‘잘하네’라고 할 사람들이 꽤 많을 겁니다.”

▶부동산 세금 부담이 커지면 정책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겠습니까.

“직접 세금을 내야 하는 사람들은 부당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우리 국민들은 ‘가진 사람들이 세금을 더 많이 내게 하는 것’이라고 하면 ‘잘하네’라고 할 사람들이 많지 않겠어요. 하지만 실거주자들도 세금 부담이 커지면 국가 전체로 보면 안 좋아지죠. 늘어난 세금을 집값에 전가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늘어난 세금이 집값을 올리게 되죠. 부동산 대책이 투기를 잡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세금을 더 걷으려는 것입니다. 몇 십 년째 한 집에서 가만히 있는 사람에게 세율을 더 올리자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1가구 2주택자라고 해서 무조건 죄악시할 필요도 없어요. 투기 목적이 있다면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면 되고 실수요를 보장해 줘야지 왜 괴롭히느냐는 겁니다. 노영민 실장도 서울에 집 한 채, 청주에 한 채를 갖고 있는 것이 뭐가 잘못됐느냐고 말해야죠. 자기 지역구에 집 사는 게 잘못됐습니까. 오히려 지역구에 집 있는 게 지역 구민에 대한 예의 아닌가요. 광풍의 시대입니다.”

▶정부가 스스로 족쇄를 만들어 놓았기 때문 아닙니까.

“잘못된 족쇄지. 오죽하면 (김조원 전) 민정수석이 (노 실장과) 싸웠겠어요.”

▶통합당은 집 두 채 이상 갖고 있는 의원들에게 매각 권고를 할 계획이 있습니까.

“사적 자치의 원칙이 있고 사유 재산이 보장돼 있는데 팔아라 말아라 하는 것 자체가 있어서는 안 됩니다. 청와대가 참모들에게 집을 팔라고 하는 것은 법치국가에선 있어선 안 되는 일입니다. 제도를 통해 집 두 채 이상을 갖고 있는 것이 불리하도록 해야지 법에 없는 것을 하는 것은 직권 남용죄 아닙니까.”

▶실수요자에게도 세금 부담이 많아지는 것에 대해선 어떻게 대처할 겁니까.

“실거주 1주택자가 많이 사는 서울 노원구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3년간 재산세가 상한액(30%)까지 늘어난 가구가 2곳에서 2198곳으로 1099배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강동구는 623배, 동대문구는 506배, 경기 광명시는 3528배 증가했어요. 이런 사람들이 죄다 투기꾼입니까. 이 정권은 부동산 정책을 세금 뜯기 위해 쓰고 있어요. 종합부동산세 최고 세율 6%는 세계 최고 수준이에요. 18년 동안 살면 아파트 값을 고스란히 세금으로 모두 헌납해야 할 지경입니다. 악법 중 악법입니다. 양도소득세 70%, 취득세 12% 부과는 선진국에도 없는 중과세입니다. 날강도예요.”

▶공급 확대는 어떤 방식이어야 합니까.

“이 정부 들어 전철역 주변, 도심 등 진짜 필요한 곳에 공급량이 너무 부족합니다. 박원순 서울시장 때 재건축·재개발을 죄악시했죠. 정부가 공급 대책을 발표하면서 조합원 이익의 90%를 가져가겠다는 것은 재건축을 하지 말라는 겁니다. 건축주들에게 어느 정도 이익을 남기게 하고 나머지를 공익으로 돌려야 하는데 90%를 가져가겠다고 하면 누가 재건축을 하겠습니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2차 재난지원금과 관련, 방역이 우선이다, 지급이 먼저다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또 경기 부양이냐, 구제냐를 놓고도 입씨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경기 부양보다 피해가 심한 곳에 구제하는 것이 우선돼야 합니다. 왜냐하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소득이 줄어들지 않은 사람에게까지 지원금을 주는 것은 소비 진작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1차 지원 때 드러났습니다. 소득이 줄지 않은 사람에게는 주지 말고 피해자에게 충분한 지원이 이뤄지게 하는 게 맞습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모든 국민들에게 1인당 30만원씩 나눠 준다고 해서 나라가 망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월급이 하나도 줄지 않은 사람들에게 30만원 주느니 진짜 살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60만원, 90만원 주는 게 더 효과적이지 않겠습니까. 더 절박하고 긴요한 사람들에게 줘야죠. 이 지사가 15조원밖에 안 든다고 하는데 돈이 하늘에서 내려옵니까. 하루 살고 치우자는 것 같아요.”

▶통합당은 정기 국회에서 어떤 점에 주력할 예정입니까.

“소득 주도 성장이 왜 실패했는지 객관적인 데이터를 갖고 따지겠습니다. 최저임금 정책만 하더라도 지난 2년간 40% 넘게 올렸다가 내년엔 거의 올리지 않는 것은 지난 2년간 이 정책이 실패했다는 것을 정부가 인정하는 꼴입니다. 이 정부는 최저임금을 올리기만 하면 선(善)이라는 단선적인 생각을 합니다. 최저임금을 둘러싼 수많은 사안들을 생각하지 않은 것이죠. 최저임금을 올려주는 것은 삶의 질을 개선하려는 의도인데 최저임금을 받는 사람들은 좋지만 직장 잃은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소득 하위 20%의 소득 총액이 줄었습니다. 예를 들면 시간당 8000원 받던 두 명이 있는데 1만원으로 올라가면서 한 사람은 1만원을 받게 돼 좋지만 다른 사람은 해고된다면 두 사람의 시간당 총임금은 1만6000원에서 1만원으로 내려갑니다.”

▶내년도 예산이 ‘초슈퍼’입니다. 세입이 늘 것 같지 않은데 국가 부채 급증이 우려됩니다.

“이 정부는 하루 살다 가버리면 그만인 것 같습니다. 우리가 있을 때 막 퍼 주자는 그런 마음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관련,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중도·보수 단일 후보가 된다면 본선 승리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뭔가 얘기 되는 게 있습니까.

“없습니다. 문호는 열려 있습니다. 안 대표의 태도에 달려있죠. 안 대표가 우리 당에 와 후보가 된다면 우리 당 지지표와 안 대표 개인 지지표가 합해지잖아요. 그래서 본선 승리 가능성이 높다고 얘기한 겁니다.”
주호영 “부동산 대책, 세금 뜯기 위한 날강도·악법 중 악법”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약력 : 1960년 경북 울진 출생. 대구 능인고, 영남대 법학과 졸업(법학 박사). 사법시험 합격(24회). 대구지법 상주지원장. 17~21대 국회의원. 특임장관.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장.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의장. 바른정당 원내대표.
▶본회의 5분 발언으로 화제가 된 윤희숙 통합당 의원의 서울시장 후보 얘기도 나옵니다.

“도전할 수 있다고 봐요. 다만 다른 능력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윤 의원이 화제를 모은 것은 정치도 과학적이고 논리적이어야 한다는데 대한 갈망이 국민들 사이에서 많다는 증거입니다. 서울에 지역구를 둔 다른 국회의원들에게도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모두 서울시장에 출마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게 주목을 받는 방법이기도 하고 당장이라도 서울시장을 맡겠다는 자세가 있어야 성공한 의원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윤석열 대망론’에 대해선 어떻게 봅니까.

“개개인에 대해선 언급하고 싶지 않습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지율이 올라가는 것은 이 정권에 핍박받는 반사 효과 때문이죠. ‘윤석열 별로다’라고 했더니 주변에서 그런 얘기를 안 하는 게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정치도 경륜과 경험이 필요한 전문 영역입니다. 정치를 해보지 않고 곰삭지 않은 사람들이 정치에 와 자꾸 실패하잖아요. 정치인을 인기 투표식으로 평가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봅니다.”

▶통합당 대선 주자 중 윤 총장을 제외하고 지지율 5%가 넘는 사람이 없는 게 현실입니다.

“그런 얘기는 맞지 않습니다. 여야 구분 없이 대선 지지율 조사를 하는 것은 한국밖에 없어요. 미국은 공화당 주자 중, 민주당 주자 중 누굴 지지하느냐고 묻습니다. 지금은 우리 당 주자들 지지율이 적게 나오지만 본선에 들어가는 순간 일대일 구도가 되고 기본적으로 30%대는 가져옵니다. 우리 당에 대선 주자감이 없다는 것은 아주 나쁜 프레임입니다. 홍준표·황교안·유승민·오세훈·원희룡·김태호 이외에 안철수까지 많아요. 경선 과정에서 많은 국민이 참여해야 본선 경쟁력이 높아집니다. 그래서 얘기했던 것이 미스터 트롯 방식입니다. 미스터 트롯에 나와 뜬 사람들도 원래 가수였죠. 별로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는데 지금 일류 가수가 됐습니다. 정치인도 같은 거죠. 국민들이 자질을 몰라 그렇지 보석 같은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봅니다. 미스터 트롯 가수 선발 방식처럼 2~3단계 경선을 거치고 그 과정에 당원뿐만 아니라 많은 국민들이 참여하면 스타가 탄생할 겁니다.”

▶전광훈 목사와 태극기 세력 등과 ‘손절매’하는 쪽으로 가는 겁니까.

“손절매라는 표현은 너무 강해요. 우리 당의 생각이 그분들의 생각과 똑같지 않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그 사람들을 배척해 같이 놀지 않는다고 할 필요는 없지만 우리와 그 사람들이 당이 다르고 생각도 다르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선거는 이겨야 하고 선거를 이기는 방법은 과학적인 데이터를 통해 어떻게 하는 것이 많은 지지를 받을 수 있는지가 중요하죠. 우리를 지지하는 극우가 1만 명이고 그에 따라 중도 2만~3만 명을 놓치게 된다면 우리는 중도 2만~3만 명이 지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다만 극우를 적으로 돌릴 필요는 없어요.”

▶내년 보궐선거와 차기 대선에서 ‘반문(반문재인)’ 연대를 할 겁니까.

“반문연대라는 말은 안 쓰고 싶어요. 자존심이 상합니다. 힘이 셀 때 연대해 흔들어 무너뜨려야 하는데 문 정권은 이미 가라앉고 있어요.”

▶진중권 전 교수와 같은 사람과도 연대할 수 있습니까.

“진 전 교수는 정치할 생각이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문재인 정권을 비판하는 데는 동감하고 우리와 생각이 비슷하죠. 하지만 그는 여기저기 공격하는 ‘난사파’입니다. 그 양반은 우리와 함께하지 않을 겁니다.”

▶정세균 총리까지 나서 광화문 집회를 허가해 준 판사를 비판했습니다.

“사법제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무식의 소치, 위험한 발언입니다. 집회의 권리는 헌법이 보장하고 있어요. 판사는 일정한 요건만 갖추면 허가해 줘야 합니다. 민주화를 외쳐 온 사람들이 민주주의 작동 원리를 전혀 모르는 거죠.”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합니까.

“청와대가 재판 중이어서 사면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는데 대법원에 재상고돼 있으니 머지않아 판결이 확정되면 대통령이 국민 통합을 염두에 두고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yshong@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92호(2020.08.31 ~ 2020.09.06)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