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포커스]
-9개국에서 약 380개 ETF 운용
-운용 규모 51조원 세계 10위권 경쟁력 갖춰
미래에셋 박현주의 뚝심…글로벌 ETF 비즈니스 성장 가속화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상장지수펀드(ETF) 비즈니스가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미래에셋은 7월 말 기준 한국·캐나다·호주·홍콩·미국·콜롬비아·브라질·인도 등 8개국에서 51조원 이상의 ETF를 운용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일본 증시에 ‘글로벌X’ 브랜드를 단 ETF를 상장하며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이 ETF를 상장한 국가는 9개국으로 늘어났다.

◆일본 ETF 시장 공략 시동

글로벌X 재팬은 8월 26일 도쿄증권거래소에 일본 물류 관련 리츠와 고배당주 ETF 2종을 상장했다. 글로벌X 재팬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국 ETF 운용사 ‘글로벌X’와 일본 다이와증권그룹이 지난해 9월 일본 현지에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당시 국내 금융 투자업계가 일본에 법인을 설립한 첫 사례였다. 이번에 ETF를 처음 상장하며 본격적인 비즈니스를 시작하게 됐다.

‘글로벌X 로지스틱스 J리츠 ETF(Global X Logistics J-REIT ETF, 티커 : 2565JP)’는 일본에 상장되는 첫 섹터형 리츠 ETF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가속화한 언택트(비대면) 기반의 전자 상거래 활성화로 수혜가 예상되는 물류 관련 리츠에 투자한다. 7월 말 기준 일본은 약 13조 엔(약 145조원) 수준으로 세계 2위의 리츠 시장이다. 63개 상품이 상장돼 있다.

초기에는 핵심 자산군으로 10개 물류 리츠를 90% 편입한다. 물류 관련 자산을 가진 리츠 5개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며 점차 핵심 자산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기초 지수는 도쿄증권거래소 리츠 물류 지수(Tokyo Stock Exchange REIT Logistics Focus Index)를 사용한다.

‘글로벌X MSCI 고배당 일본 ETF(Global X MSCI SuperDividend Japan ETF, 티커 : 2564JP)’는 안정적으로 높은 배당을 지급하는 고배당 일본 주식에 투자한다. 일본의 고배당 주식은 변동성 대비 높은 주가수익률을 보여 왔다. 최근의 장기적 초저금리 상황에 매력적인 인컴 자산으로 부각되고 있다. 시장 및 고배당주와 낮은 상관관계를 가지는 리츠도 일부 편입해 분산 투자 효과를 누린다.

기초 지수인 MSCI 일본 고배당25 지수(MSCI Japan High Dividend Select 25 Index)는 고배당주 23개, 리츠 2개로 구성됐다. 지수가 산출된 2010년 11월 말부터 지난 6월 말까지 128%의 누적 수익률을 보였다. 이 중 76%가 배당 수익에서 발생했다.

윤주영 글로벌X 재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번 상장을 시작으로 다이와증권그룹의 현지 네트워크를 통해 글로벌X의 혁신적 상품을 선보여 금융 수출뿐만 아니라 현지 개인 투자자의 진입도 활성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투자자들에게도 글로벌 인컴 자산에 투자하고 동시에 엔화 투자 측면에서도 투자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ETF 리서치 업체 ETFGI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일본 ETF 시장은 4149억 달러(약 493조원) 규모다. 178개 상품이 상장돼 있다. 전 세계 ETF 시장의 6.8%를 차지하며 미국(69.4%)과 유럽(15.3%)에 이어 셋째로 큰 시장이다. 주식형 ETF가 97.7%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일본은행(BOJ) 등 기관투자가 중심으로 시장이 이뤄졌다.

◆“‘금융 수출’ 더욱 고삐 죌 것”
미래에셋 박현주의 뚝심…글로벌 ETF 비즈니스 성장 가속화
미래에셋 ETF의 역사는 2006년 한국거래소에 3개의 타이거(TIGER) ETF 시리즈를 상장하며 시작됐다. 미래에셋은 시장 대표 지수 ETF 일변도의 시장에 섹터와 테마 등의 다양한 ETF를 출시해 왔다. TIGER ETF는 국내 ETF 시장에 미래에셋 ETF만으로 글로벌 자산 배분이 가능한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고 있다. 7월 말 기준 순자산 11조원 이상으로 시장점유율 24% 수준의 국내 대표 ETF로 성장했다.

미래에셋은 2011년 캐나다 ETF 운용사인 호라이즌과 호주의 베타셰어즈를 인수하며 글로벌 ETF 시장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액티브 ETF의 강자인 호라이즌 ETFs는 지난 7월 말 기준 캐나다 토론토 증권거래소에 92개의 ETF를 상장했다. 총자산 규모는 12조원 이상이다.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을 제공한다. 2017년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글로벌 시장에 투자하는 세계 최초 ETF인 MIND ETF를 상장하기도 했다.

베타셰어즈 ETFs는 호주 4대 ETF 운용사 중 하나다. 지난 7월 말 기준 68개 ETF를 운용하고 있다. 총자산은 약 11조원이다. 호주 시장에 액티브 ETF를 처음 상장한 것을 비롯해 주식·통화·커머디티·대체투자 상품까지 투자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미래에셋 박현주의 뚝심…글로벌 ETF 비즈니스 성장 가속화
미래에셋은 세계 ETF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 시장에서 ‘라이징 스타’로 주목 받는 운용 규모 약 11조원의 ETF 운용사 글로벌X를 2018년 인수하기도 했다. 2008년 설립된 글로벌X는 로봇과 AI 종목에 투자하는 BOTZ ETF 등 평범한 ETF를 넘어 테마형·인컴형 등의 차별화한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글로벌X는 지난해 4월 16일 나스닥에 클라우드 컴퓨팅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CLOU ETF를 상장했다. 현재 순자산 규모는 11억 달러(약 1조3000억원)를 넘었다.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을 통해 경제·사회 전반에 혁신이 이뤄지는 4차 산업혁명에서 데이터의 저장과 처리를 담당하는 클라우드 플랫폼은 폭발적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다.

‘글로벌X 클라우드 컴퓨팅 ETF(Global X Cloud Computing ETF, 티커 ‘CLOU’)’는 현재 36개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8월 28일 종가 기준 연초 이후 수익률은 51.22%다. 세계적으로 규모가 가장 큰 클라우드 컴퓨팅 ETF인 ‘퍼스트 트러스트(First Trust) SKYY ETF’의 35.10%에 비해 월등한 수익률을 자랑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지난해 순매수 기준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투자한 해외 주식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홍콩 상장 ETF도 중국 신성장 테마 ETF를 중심으로 성장해 최근 순자산 1조원을 넘어선 상태다. 차이나 바이오텍(Global X China Biotech ETF)과 차이나 클라우드 컴퓨팅 ETF(Global X China Cloud Computing ETF)가 대표적이다. 7월 말 기준 상장 1년 만에 각각 103.6%, 101%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차이나 전기차 ETF(Global X China Electric Vehicle ETF), 차이나 클린에너지 ETF(Global X China Clean Energy ETF), 차이나 컨슈머 브랜드 ETF(Global X China Consumer Brand ETF)도 상장 반년 만에 각각 37.7%, 31.2%, 23.4%의 성과를 올렸다.

ETFGI에 따르면 미래에셋 글로벌 ETF는 전 세계 운용사 중 순자산 규모 17위를 기록하고 있다. 미래에셋은 지난해 브라질과 인도에도 ETF를 상장하는 등 글로벌 ETF 시장 개척에 고삐를 죄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미래에셋은 세계 시장을 무대로 금융 수출을 본격화하고 있다”며 “다양한 글로벌 ETF 라인업을 활용한 EMP펀드(ETF Managed Portfolio)를 확대하는 데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choies@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93호(2020.09.07 ~ 2020.09.13)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