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제 1294호 (2020년 09월 16일)

[이커머스 강자들]④ 이베이코리아, ‘연간 거래액 16조’ 이커머스 국내 1위…업계 유일의 흑자 기업

기사입력 2020.09.14 오후 12:20

-배송에서 결제·유료멤버십·카드까지 ‘스마일 시리즈’ 시너지로 수익성 탄탄


[이커머스 강자들]④ 이베이코리아, ‘연간 거래액 16조’ 이커머스 국내 1위…업계 유일의 흑자 기업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지마켓(G마켓)·옥션·지구(G9)를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거래액 기준으로 한국 1위다. 연간 약 16조원에 달하는 돈이 이베이코리아 내부에서 오고 간다. 이를 토대로 탄탄한 수익 구조를 구축하며 이커머스업계에서 유일하게 ‘남는 장사’를 하고 있는 것이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지난해만 놓고 보더라도 이베이코리아는 전년 대비 27% 늘어난 61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10년 넘게 흑자 행진을 이어 가는 데 성공했다. 수많은 경쟁사들이 해를 거듭할수록 쌓여 가는 적자에 허덕이며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는 것과 정반대의 모습이다. 매출도 처음으로 1조원(수수료 기준)을 돌파했다. 이베이코리아는 판매자와 소비자를 단순히 연결해 주는 ‘오픈마켓’ 형태로 운영된다. 여기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만 매출로 집계하는데 국내 오픈마켓 가운데 매출 1조원을 넘은 것은 이베이코리아가 처음이다.

실적 상승세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에 따라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맞춰 이베이코리아는 물류 인프라를 한층 강화해 나가는 행보를 보이며 급증하는 배달 수요를 끌어안고 나섰다.



◆20년 전 첫 사업 시작하며 ‘시장 선점’


이베이코리아의 견조한 실적의 배경으로는 단연 시장 선점을 꼽을 수 있다. 주요 이커머스들의 업력은 10년이 되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다. 반면 이베이코리아의 첫 출발은 약 20년 전인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내 이커머스 생태계를 처음 만들고 성장시킨 기업들 중 하나인 셈이다.

이베이코리아는 미국 이베이가 국내 최대 인터넷 경매 업체인 옥션을 파격적인 금액에 사들이면서 한국에서의 역사가 시작됐다. 이베이가 옥션 인수에 쓴 돈은 1500억원. 현재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등장하는 기업들의 시세를 감안하면 적은 돈이라고 느낄 수 있지만 당시엔 한국 벤처기업 사상 최대 규모의 M&A 딜로 기록될 정도로 큰 금액이었다.

M&A가 성사됐던 배경도 흥미롭다. 옥션은 1990년대 말 이른바 ‘닷컴 열풍’ 속에서 한국에서 처음으로 인터넷 경매 서비스를 제공하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1998년 설립된 지 2년 만에 코스닥시장에 입성했고 인터넷 기업 중 시가총액 1위를 차지할 만큼 높은 성장성을 인정받고 있었다. 다만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해 문제였다.

이에 따라 결국 시장에 매물로 나왔는데 때마침 유럽과 아시아 시장으로 외연을 넓히는 ‘세계화 전략’을 추진하던 이베이의 레이더망에 옥션이 포착됐다. 이베이는 과감한 금액을 베팅하며 옥션을 손에 쥐었고 단숨에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서 뿌리내릴 수 있었다.

옥션을 인수한 이베이는 적자에서 벗어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그리고 옥션의 사업 모델을 경매에서 오픈 마켓으로 과감하게 전환해 나갔다. 효과는 빠르게 나타났다. 인수 1년 만인 2002년 옥션의 영업이익은 마침내 흑자로 돌아섰고 이 과정에서 외연도 확대하며 단숨에 한국의 이커머스 1위에 올랐다.

2009년에는 한국에 들어온 지 8년 만에 또 한 번 대형 M&A를 성사시키며 업계에서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게 되는 계기를 마련한다. 인터파크가 운영하던 G마켓을 약 4800억원에 인수한 것이다. 온라인 쇼핑업계가 충격에 휩싸일 만큼 엄청난 딜이었다.

당시 시장 상황을 보면 이해가 간다. 후발 주자인 G마켓은 2007년 옥션을 제치고 이커머스 점유율 1위에 올랐고 옥션은 2위로 밀려났다. 이후 두 업체는 마케팅과 프로모션 등 치열한 경쟁을 펼치며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는데 이랬던 두 회사가 갑자기 한솥밥을 먹게 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두 회사의 시장점유율을 합치면 90%가 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런 대형 M&A를 성사시키면서 이베이는 명실 공히 한국 이커머스 시장의 지배자로 서게 된다.

공정거래위원회의 합병 승인을 받아 2011년 ‘이베이코리아’ 법인을 공식 출범했고 2013년 라이프스타일 쇼핑몰 ‘G9’를 론칭하며 지금의 ‘이커머스 삼각 편대’ 체제를 완성하기에 이르렀다.



◆스마일 시리즈 선보이며 ‘락인 효과’


이베이코리아가 유독 주목받는 것은 안정적인 수익 창출 능력 때문이다. 이베이코리아 법인이 설립된 이후 단 한 차례도 적자를 기록한 적이 없다. 온라인 유통 시장 거래액 1위라는 지위를 바탕으로 상품 수수료 매출뿐만 아니라 검색 광고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내왔기 때문이다.

2014년을 기점으로 쿠팡 등 신흥 강자를 비롯해 대기업들까지 이커머스 시장에 진출했지만 이런 흐름은 변하지 않고 있다. 내부에서는 그 이유에 대해 ‘스마일 시리즈’를 주된 요인으로 지목한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결제·배송·멤버십·카드 등 쇼핑 경험의 전 영역을 포괄하는 스마일 시리즈를 통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한 것이 심화되는 경쟁 속에서도 흑자를 이어 갈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분석했다.

이베이코리아는 2014년 ‘오늘 주문하면 내일 도착’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스마일 배송’을 선보이면서 스마일 시리즈를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다.
스마일 배송은 이베이코리아가 자체 개발한 ‘오픈 마켓형 풀필먼트 플랫폼’이다. 쿠팡의 로켓배송처럼 ‘익일 배송’을 원칙으로 하지만 작동하는 방식은 확연히 다르다.

예컨대 쿠팡은 직매입한 상품을 자체 인력이 배송하는 1P(First party) 물류가 주력이다. 반면 스마일 배송은 ‘3자 물류(3PL)’를 기본으로 한다. 다만 기존에 알려진 3PL과는 시스템적인 측면에서 차이를 보인다는 게 이베이코리아 측의 설명이다.

“각기 다른 판매 고객들이 입점해 재고를 쌓아 두고 배송 대행을 의뢰하는 일반적인 3PL과 달리 스마일 배송은 소비자 주문이 발생하면 물류센터 안에서의 피킹·포장·배송·고객 응대까지 모든 것에 관여한다”고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말했다.

즉 판매자를 위한 ‘물류 시스템’을 직접 제공함으로써 판매 고객들이 물류 고민으로부터 벗어나 제품 품질 향상 등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이커머스 강자들]④ 이베이코리아, ‘연간 거래액 16조’ 이커머스 국내 1위…업계 유일의 흑자 기업
국내 이커머스업계 최초로 2017년 선보인 유료 멤버십 ‘스마일클럽’도 수익 창출에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세 개 사이트에서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이 멤버십의 가입비용은 3만원이다. 금액만 보고 비싸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가입비 이상의 포인트를 즉시 적립해 주며 다양한 할인 혜택까지 매달 제공한다. 이런 조건을 앞세워 소비자들에게 빠르게 입소문을 탔고 회원 수 200만 명을 돌파했다.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쇼핑에 특화된 간편 결제 ‘스마일페이(2014년 출시)’도 가입자가 1450만 명을 넘어서며 순항하고 있다. G마켓·옥션·G9뿐만 아니라 마트·외식·패션·뷰티·레저·교통 등 폭넓은 온·오프라인 가맹점과 제휴해 사용처를 지속적으로 확장하며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 것이 주효했다. 현재 스마일페이가 확보한 가맹점 수는 2만5000여 곳에 달한다.

2018년에는 현대카드와 손잡고 한국에서 업계 최초로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 ‘스마일카드’를 출시했는데 이 카드 역시 가입자 수 91만 명을 돌파하며 PLCC의 대표 성공 사례로 불린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스마일 시리즈라는 이름으로 내놓은 배송 서비스, 멤버십, 페이, 카드 서비스는 서로 시너지를 내면서 고객 이탈을 막는 ‘락인(lock-in)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비대면 트렌드에 맞춰 물류 강화 나서


물론 그렇다고 해서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경쟁사들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이베이코리아의 위상 역시 예전에 비해 많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거래액만 보더라도 1위를 고수하고 있지만 수년째 정체 상태에 놓여 있고 곧 쿠팡에 추월당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베이코리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물류 경쟁력을 더욱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며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올해 초 이베이코리아는 동탄에 초대형 물류센터를 열고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가며 스마일 배송의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3PL 물류 시스템을 구축한 데 따라 물류센터 내부에 판매 고객을 더 많이 유치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실현하기 위해 물류 서비스의 진입장벽을 낮추기로 전격 결정했다.

지난 6월부터 보관비를 기존보다 큰 폭으로 인하한 것이다. 그 결과 이베이코리아의 문을 두드리는 신규 판매자들이 계속 늘고 있고 자연히 고객에게 배송되는 상품 수도 늘어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스마일 배송의 보다 효율적인 운영을 가속화하기 위해 정보기술(IT)력을 끌어올리는 작업도 한창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많은 상품들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고객에게 전달하기 위해선 IT 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최적의 동선을 짜는 알고리즘부터 피킹(물건을 집어 박스에 담는 과정), 라벨링, 테이핑 등의 효율적인 운영을 이뤄내는 것이 바로 IT이기 때문이다.

[이커머스 강자들]④ 이베이코리아, ‘연간 거래액 16조’ 이커머스 국내 1위…업계 유일의 흑자 기업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전체 직원의 약 35%에 달하는 기술 개발 인력과 막대한 투자를 통해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커머스, 물류와 접목하며 장기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8월부터 제주도까지 스마일 배송 서비스 가능 지역을 늘리기도 했다.

그간 제주 지역은 익일 배송이 어려웠는데 이번 서비스 확대로 제주도민들 역시 급히 필요로 하는 상품이 있다면 주문한 상품을 하루 만에 받아볼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 밖에 다양한 마케팅과 프로모션 등을 진행하며 유료 멤버십, 페이 등에서의 가입 고객도 늘려 나가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견조한 흑자 운영 기조에 스마일 시리즈 고도화, 전략적 파트너십 확장으로 경쟁력을 높이며 계속 내실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nyou@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94호(2020.09.14 ~ 2020.09.20)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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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20-09-15 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