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10년 후 제2의 테슬라가 될 미국의 중소형주는?①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12인이 추천한 ‘흙속의 진주’
10년 후 ‘제2의 테슬라’ 될 미국 유망 주식은?....리서치센터장 12인 설문①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미국의 전기차 기업 테슬라는 2010년 6월 나스닥시장에 상장한 지 10년여 만에 세계 최대 완성차 기업 도요타를 제치고 글로벌 ‘자동차 시가총액’ 1위 자리를 꿰찼다. 꿈이 현실이 됐다. 글로벌 전기차 1위 기업임에도 자동차 시장점유율은 1%가 채 안 되는 곳이 만든 일이다.

테슬라는 2003년 창업 이후 누적 적자만 67억8000만 달러(약 8조원)에 달한다. 투자자들은 그러나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를 넘어 우주 정복을 노리는 이 ‘꿈을 먹는’ 기업에 끊임없이 베팅한다. 10년, 아니 불과 3~4년 전 이곳에 투자했다면 내 주식 계좌는 어떻게 됐을까. 12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에 10년 후 테슬라에 버금갈 만한 미국 주식을 물었다. 최근 5년 내 상장한 중소형주 위주로 옥석을 가리도록 했다.

◆리서치센터장 중 3명이 동시에 추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이 꼽은 유망한 미국 중소형주 1위는 도큐사인과 유니티소프트웨어였다. 각각 3표를 받았다. 블룸에너지·우버·스노우플레이크·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2표씩을 받았다. 우버를 빼고는 생소한 기업이 대부분이다.

도큐사인은 2003년 설립된 전자 서명 1위(시장점유율 70%) 기업이다. 세계 66만 사용자의 계좌를 보유하고 있다. ‘포천 500’ 기업 중 300곳 이상이 이 회사의 고객이다. 전체 매출의 약 95%가 전자 서명 구독에서 발생한다. 클라우드 베이스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도큐사인은 올해 전년 대비 39.0% 증가한 9억7000만 달러(약 1조1237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은 아직 적자 수준(영업손실 1억9000만 달러)이다.

도큐사인의 투자 포인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반사 이익이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에 따른 원격 근무와 비대면 서비스의 확산과 함께 성장에 가속도가 붙었다”며 “약 250억 달러(약 29조원)로 추정되는 기업 전자 서명 침투율은 아직 6~8%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되고 건물 구입부터 채용, 세금 등 수없이 많은 거래가 서명과 공증을 수반하는 점에서 고성장이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도큐사인은 부동산 문서용 전자 서명으로 시작해 2018년 나스닥 상장, 지난 6월 나스닥100지수에 편입된 곳”이라며 “지난 9월 30일부터 인공지능(AI) 솔루션을 문서 저장·검색·관리 등의 서비스에 활용하면서 시간·장소·수단을 가리지 않고 문서를 발송·서명·승인할 수 있게 만든다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도큐사인은 전자 서명 사업체에서 전자 계약 체결 관리와 자동화 플랫폼 사업자로 진화했다”며 “코로나19 확산으로 기업과 정부 등 공공 부문이 결제 시스템을 디지털 기반 자동화 체제로 전환하는데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쟁사인 어도비(시장점유율 5%)와의 격차를 더욱 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유망 중소형주 공동 1위로 꼽힌 유니티소프트웨어도 코로나19에 따른 반사 이익이 기대되는 종목이다. 이 회사는 2020년 9월 상장한 2D·3D 게임 개발 엔진 제작과 모바일 게임 광고 솔루션 기업이다. 게임 개발 엔진은 가상 세계를 구현하는 데 필요한 구성 요소인 그래픽·오디오·물리와 사용자 인터페이스(UI) 시스템 등을 통합해 하나의 플랫폼으로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다. 개발자들은 엔진이 제공하는 소스 코드를 활용해 게임 장면을 구현한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유니티소프트웨어는 올해 전년 대비 38.4% 증가한 7억5000만 달러(약 8689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손실은 1억500만 달러(1216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게임 개발 엔진 시장에서 유니티소프트웨어(점유율 13%)의 최대 경쟁사는 언리얼 엔진을 보유한 에픽게임즈(점유율 25%)”라며 “코로나19로 인해 비디오 게임 시장의 성장이 가속화함에 따라 두 업체를 중심으로 게임 개발 엔진 시장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게임 개발 엔진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전 세계 게임(콘솔·PC·모바일 게임 포함)의 50% 이상이 유니티소프트웨어의 엔진을 사용 중”이라며 “특히 성장 속도가 빠른 모바일 게임 부문에서도 두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게임 외에도 아티스트·건축가·자동차 디자이너·필름메이커 등의 크리에이터들이 유니티의 소프트웨어를 통해 3D 콘텐츠를 제작하는 등 사업 영역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게임 외 유효 시장은 약 170억 달러(약 20조원)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친환경 정책의 수혜주 블룸에너지
10년 후 ‘제2의 테슬라’ 될 미국 유망 주식은?....리서치센터장 12인 설문①
블룸에너지·우버·스노우플레이크·크라우드스트라이크도 기대주로 분류됐다. 각 2인의 리서치센터장들이 이들 주식을 추천했다.

블룸에너지는 고체 산화물 연료 전지 기술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지난해 6억9000만 달러(약 798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적자 상태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친환경 정책이 세계 각국에서 화두가 되면서 전기차에 이어 연료 전지가 친환경 인프라 프로젝트의 축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며 “블룸에너지는 매출의 70%가 차세대 연료전지인 고체 산화물 연료전지에서 나오는 글로벌 1위 기업”이라고 말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블룸에너지는 기본적으로 효율이 높은 분산형 에너지 생성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운데 현재는 수소 전력 시스템을 구축 중”이라며 “수소 에너지는 차량에 사용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이외의 산업에서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우버는 잘 알려진 것처럼 차량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우버는 올해 전년 대비 9.2% 감소한 128억4700만 달러(약 14조8794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부터 매출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올해 46억1100만 달러(약 5조3405억원)의 영업적자에 이어 그 규모가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아마존이 모든 것을 판매하는 회사라면 우버는 모든 것을 운송하는 서비스 회사가 될 것”이라며 “도서 판매로 시작한 아마존처럼 우버는 승차 공유 서비스로 시작한 가운데 현재 운송 플랫폼 기업으로 발전하면서 운송업계의 아마존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말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우버의 주요 사업은 76%의 비율을 차지하는 승차 공유와 18%의 음식 배달 서비스”라며 “음식 배달 사업은 코로나19 등에 따른 외식 대체 수요의 증가로 규모의 경제가 나타나고 승차 공유와의 시너지 효과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스노우플레이크는 2013년 설립된 클라우드 기반의 데이터 웨어하우스 사업을 영위하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 Software as a Service) 기업이다. 2018년 기업 가치 10억 달러(약 1조1574억원) 이상으로 평가받으며 유니콘 기업에 등극했다. 지난 9월 미국 증시 상장식에는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이 투자자로 참여하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스노우플레이크는 올해 전년 대비 173.2% 증가한 2억6500만 달러(약 3068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올해도 3억5800만 달러(약 4145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스노우플레이크는 오라클과 테라데이터 등 온프레미스(직접 구축한 IT 인프라) 제공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을 빼앗아 오고 있다”며 “지난해 기준 데이터 웨어하우징 소프트웨어 시장점유율 20%를 기록 중”이라고 말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 조사 업체 IDC에 따르면 데이터 관리와 애널리틱스 분야 시장은 올해 말 560억 달러에서 2023년 말 840억 달러(약 97조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은 압도적 플레이어를 꼽기 어려운 이 분야에서 스노우플레이크는 아마존·구글 등과 함께 주요 선두 기업에 자리해 있다”고 말했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2011년 설립된 클라우드 기반의 엔드포인트 보안 솔루션 기업이다. 주요 제품인 팔콘 프리벤트는 차세대 안티바이러스(NGAV)다. AI·머신러닝·행동 분석을 통해 멀웨어뿐만 아니라 알려지지 않은 위협도 탐지한다. 이 회사는 11개의 보안 모듈을 제공하고 있고 기능을 계속 추가 확장하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올해 전년 대비 92.7% 증가한 4억81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억2400만 달러의 영업적자가 예상되지만 내년에는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지난 2년간 매출액이 100% 성장하면서 시장점유율을 빼앗아 오는 상황”이라며 “기존 보안 대장주였던 시만텍의 시가총액을 넘어선 만큼 향후 사이버 보안 패러다임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존 보안 제품뿐만 아니라 IT 운영 분야에서도 두각을 보이고 있다”며 “기업 IT 운영팀은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팔콘 디스커버를 통해 서버나 노트북 등 엔드포인트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업 네트워크 접근 현황을 파악할 수 있고 현재 전체 고객의 45%가 이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choi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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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99호(2020.10.17 ~ 2020.10.23)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