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정치인] 국민의힘 대선 주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변창흠 후보자, 뉴타운·재개발·재건축 탄압정책 기획자
-“정부, 정치 논리 부동산에 적용, 20만 가구 공급 사라져
-“건설사 폭리 줄여 가격 낮추면 주변 아파트 값 하향 안정
-“3기 신도시에 토지임대부·장기전세·반값 아파트 가능”

-“바이든, 숫자 아닌 민주주의 가치 동맹 추구…文정권 딜레마
-“북핵 폐기 위해 미·중 움직이려면 자체 핵개발 검토 필요”

-“10년 간 국가경영 준비…대선 포기하고 서울시장 나갈 순 없어
-“윤석열 지지율 지나가는 바람…나라 경영 능력 있다고 보나”
오세훈 “文대통령 부동산 無知가 집값 대참사, 대실패 불러”
[홍영식 대기자·좌동욱 한국경제 기자·사진=이승재 기자] “지난 10년간 국가 경영을 위해 준비해 왔는데 보궐 선거 승리에 목마르다고 해서 준비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서울시장 선거로 가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국민의힘 유력 대선 주자로 꼽히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대선을 위해 칼을 간 듯했다. 당내에서 제기되는 내년 서울시장 보궐 선거에 나서라는 요구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대선으로 바로 가겠다는 뜻을 명확히 밝혔다. 인터뷰에서 그와 부동산 문제, 외교·안보 얘기만 하다가 두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질문 하나에 답변을 폭포수처럼 쏟아냈다. 그만큼 준비한 것이 많다는 뜻이다. 노동 문제, 4차 산업혁명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 이후 준비, 교육 개혁 등 질문은 다음을 기약했다.

그는 특히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준비 없이 집권한 문재인 대통령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무지(無知)가 집값 대참사를 불렀다”고 비판했다. 새 국토부 장관으로 내정된 변창흠 후보자에 대해선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함께 “400개 뉴타운과 재개발, 재건축 탄압정책의 기획자들인 동시에 무주택 서민들 눈에서 피눈물 나게 만든 장본인”이라며 “그럼에도 대통령만 모른다”고 공격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24번의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지만 집값을 잡지 못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봅니까.
“준비 없이 집권해 그렇습니다. 부동산은 전형적으로 시장 경제 원리에 따라 움직이는데, 그에 대한 이해가 매우 부족한 정권이죠. 정책으로 가격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착각입니다. 그러다 보니 부동산 시장 대실패를 불렀어요. 처참합니다. 부동산 정책의 핵심은 양질의 주거를 공급하는 것이에요. 그래서 이명박 서울시장부터 오세훈 시장까지 뉴타운과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통해 주택 공급 확대 정책을 폈습니다. 하지만 이 정권은 정치적인 잣대를 들이대기 시작했습니다. 부동산을 공급 정책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이 지역에서 쫓겨나는 사람들이 시 외곽으로 밀려나는 것은 정의롭지 못하다는 정치적인 논리를 들이대면서 모순이 시작됐죠. 민주당에서 뉴타운·재개발·재건축을 적대시하는 당론을 정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20만 가구 내외의 신규 주택 공급이 사라졌습니다.”

박원순 전 시장의 도시 재생 사업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합니까.
“도시 재생을 뉴타운과 비슷한 사업으로 착각하는데 재생은 새롭게 주택이 공급되는 사업이 아니라 주거 환경 개선 사업입니다. 박 전 시장이 겁 없이, 10년 뒤 주택 시장에 대한 고민 없이 뉴타운·재개발·재건축을 마구 취소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식으로 하면 앞으로 집값이 급등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경고했습니다. 하지만 그분은 이런 위험성에 대해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본인이 무슨 짓을 하는지 모른 거죠. 이후 민주당이 도시재생 정책을 당론으로 채택했고,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 됐습니다. 문 대통령 취임사를 보면 주택 공급 정책은 한 줄도 없는 반면 도시재생 사업에 연간 10조원 쓴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어요. 부동산 대참사라고 단언하는 것이 문 대통령 머릿속엔 주택 공급이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 분이 주택을 공부할 시간과 기회가 전혀 없었구나라고 깨닫게 됐습니다. (교체되는)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주택에 대해 체계적으로 공부할 기회가 없었죠”

정부는 저금리 때문이라고도 합니다.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리면 집값과 주식이 오르는 것은 상식이죠. 하지만 부동산 값이 오른 게 그것 때문이라고 하면 무책임하고 무지한 발언입니다.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려 집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 공급 대책을 선제적을 발표해야죠. 미리부터 공급 신호를 반복적으로 줘야 합니다. 그러나 이 정권은 이런 신호를 보낼 타이밍을 스스로 차버렸습니다.”

8·4 대책에서 공급 방안을 내놓았는데 실효성이 있다고 봅니까.
“재개발·재건축이 활발히 일어나도록 하는 것은 민간의 역할입니다. 사업 주체들이 신바람 나서 그 작업에 매진하도록 해 투자와 변화가 일어나도록 유도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이 정부는 신바람 나서 하는 것을 짓밟고 있어요. 홍콩만큼은 아니더라도 용적률 인센티브를 더 획기적으로 올려야 합니다. 집값은 서울에서 수도권으로, 전국 순으로 오릅니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 강남 집값을 잡는 것이 정말 필요한 정책입니다. 재개발·재건축을 민간이 신바람 나게 할 수 있는 것은 법과 제도를 만드는 것이죠. 그런데 그렇게 해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을 공공에서 회수하면 민간이 투자할 유인이 사라지죠. 인간이 이기심 때문에 경제 활동을 하는데 이 정권은 그 인간의 욕구를 애써 무시합니다. 투자자가 굳이 돈과 에너지를 투입해 재건축·재개발에 몰입할 이유가 없어요. 최대한 이익을 보장하라는 게 아니에요. 적당한 이익을 취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주자는 겁니다.”

어느 정도가 적정하다고 봅니까.
“재개발·재건축 구조는 사업 주체, 조합원, 건설 회사가 이익을 나눠 갖는 구조죠. 정부는 일부 공공임대로 가져갑니다. 이 과정에서 필요 이상의 이익을 누군가가 챙겨가는 것을 막으면 됩니다. 그런데 지금은 건설사가 투자한 노력 이상으로 불로소득을 많이 가져가는 게 문제입니다. 건설회사가 이익을 많이 가져가도 좋으니 새 아파트 가격을 높게 하라는 조합원들의 무언의 압력을 건설사가 악용합니다. 이렇게 해서 높아진 가격이 주변 다른 아파트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건설사의 폭리를 줄여 가격을 낮춰 공급하면 주변 아파트 값이 하향 안정화됩니다.”

반값 아파트를 내세웠는데 어떻게 가능하다는 거죠.
“문재인 정부의 3기 신도시 정책은 방향을 잘못 잡았습니다. 이해하기 쉽게 반값 아파트라고 얘기했는데 실제 시중 가격보다 20~30%만 낮춰도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시키는 효과를 낼 수 있어요. 서울 근처 신도시를 만들기 위해 땅을 수용할 때 평당 300만~400만원이면 됩니다. 건축 원가가 평당 600만~700만원이라고 해도 모두 합해 평당 1000만원이면 충분하죠. 99㎡(30평)짜리 아파트를 짓는데 3억원이면 됩니다. 반값 아파트 공급이 가능하죠.”

건설사에 적정 이익을 줘야 하지 않습니까.
“사업을 포기하지 않을 적정한 이윤을 주면 됩니다. 지금까지는 폭리를 가져갔어요. 300원 투자해 1000원 버는 구조에서 500원 정도 벌게 하면 건설 회사들도 망하지 않습니다. 정부가 택지를 조성해 건설사에 팔고 건설사는 싼값에 땅을 사들여 폭리를 취합니다. 투자금의 3~5배까지 벌 수 있어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를 활용해 폭리를 취하지 않게 하면 됩니다. 시중 가격의 70~80%의 가격에 공급해도 급격한 아파트 값 상승을 막을 수 있습니다. 물론 3기 신도시 전부를 이렇게 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3분의 1 정도는 이렇게 하고 3분의 1은 토지임대부, 나머지는 장기전세주택을 공급하자는 겁니다. 토지임대부 분양은 LH가 10여년 전 강남(세곡동 브리즈힐)에 실험적으로 실시해 검증이 됐습니다. 당시 건축 원가 정도인 평당 550만원에 분양했죠. 지금 75㎡(25평), 99㎡(30평)형이 8억~10억원 정도 됩니다. 지나치게 높은 느낌은 들지만 주거 기능으로서도, 자산가치로도 매우 성공적입니다. 장기전세주택은 무주택 서민들이 싸게 들어갈 수 있어요. 3기 신도시에 3분의 1 정도 공급하면 주변 전세값에 영향을 미칩니다.”

LH가 반대하지 않습니까.
“초기에 돈을 회수해야 하는데 손익 구조가 맞지 않기 때문이죠. 하지만 과도한 엄살입니다. 서울시장 시절 LH와 SH를 통해 장기전세주택 33㎡(10평)형대에서 132㎡(40평)형대까지 3만3000가구를 공급했어요. 지금은 시중 전세의 절반 정도 됩니다. LH와 SH에 재정적 부담을 주지 않아요. 예컨대 83㎡형이라고 계산해 보죠. 현재 서울시내 아파트 중위가격이 9억원이라고 치면 지을 때는 원가가 한 채에 3억원이 되지 않았어요. 한 채에 6억원이 남죠. 3만3000가구면 20조원이 남습니다. 이게 왜 손해입니까. 팔지 않았으니 쓸 수 있는 돈이 아니라고 하는데 영원히 임대해야 하는 게 아닙니다. 지은 지 20년 뒤 팔 수 있어요. 13년 흘렀으니 7년 뒤부터 팔 수 있습니다. 절반만 팔아도 10조원입니다. LH와 SH가 전국에 장기전세주택을 확산시켰으면 10만 가구는 확보할 수 있었죠. 처음엔 자금 경색 때문에 힘들 수 있지만 20년이 되면 엄청난 목돈이 생깁니다.”
오세훈 “文대통령 부동산 無知가 집값 대참사, 대실패 불러”
오세훈 전 서울시장 약력 : 1961년 서울 출생. 대일고·고려대 법학과 졸업. 법학박사(고려대). 사법시험 합격(26회). 환경운동연합 법률위원장 겸 상임집행위원. 제16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원내부총무. 서울시장.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석좌교수. 바른정당 최고위원. 국민의힘 서울 광진을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

단기적으로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상대적으로 젊은 층이 무리해서 주택 매입을 합니다. 그러나 인구 구조를 봐야 합니다.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연령대의 숫자가 올해부터 급격하게 줄어들죠. 장기적으로 집값이 하향안정화로 갈 수 밖에 없고, 오히려 10년, 20년 내 급격하게 떨어지는 시점이 올겁니다. 다음 정권, 그 다음 정권은 급격하게 하락하는 부동산 값을 관리하는 게 더 큰 숙제가 될 수도 있어요. 다만 강남 집값은 좀 다르게 움직일 겁니다. 자산가치의 확대 용도로 잔존할 수 있어요.”

외교, 안보 정책으로 넘어가겠습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이 어떻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합니까.
“문재인 정부는 딜레마에 빠질 겁니다. 문재인 정부는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추가 배치 없다’,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에 안 들어간다’, ‘한·미·일 3각 협력 체제가 동맹으로 발전할 일은 없다’ 등 3불(不) 정책을 펴 왔죠. 하지만 조 바이든 당선인은 이 세 가지에 관심이 많아요. 굉장히 고민이 될 겁니다.”

문재인 정부는 미·중 사이의 전략적 모호성을 내세웁니다.
“이 정부는 모호하지 않아요. 중국 편에 섰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기 때문에 참았어요. 트럼프 대통령은 주고받는 것을 중요시해요. 이 때문에 우리 정부의 그런 자세를 동의는 아니더라도 용인할 수 있었지만 바이든 당선인은 다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서 수입되는 물건에 관세를 부과해 중국으로 가는 일자리가 미국에 몇 개 더 생기도록 하는 수치에 관심이 있다면 바이든 당선인은 가치의 중요성을 체화한 외교 전문가입니다. 미국이 전 세계에서 존경받고 신뢰받는 패권 국가로서의 위상은 ‘소프트 파워’에서 나온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소프트 파워의 본질은 민주주의라는 가치죠. 바이든 당선인은 집권 후 리더십이 안정되면 바로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통해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 간 단합된 힘을 중국에 보여주려고 할 겁니다.”

어떻게 해야 합니까.
“북핵 문제는 더 골치 아파졌어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는 이란 핵 합의를 성사시킨 주역이라는 자부심이 강합니다. 그 원리를 한반도에도 적용해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 있죠. 핵동결을 받아들이면 그에 상응하는 경제 제재를 완화해 주고 점진적·단계적으로 북핵을 폐기하는 로드맵을 가지고 있어요. 이걸 지켜보는 우리의 심정은 착잡할 겁니다. 점진적 북핵 폐기 프로그램은 정권 임기 동안 핵 폐기를 하지 않겠다는 말입니다. 더 이상 핵을 고도화하지 않는다면 제재의 숨통을 틔워 준다는 것이고 이는 우리가 북핵을 영원히 머리에 이고 살아야 한다는 의미죠.”

바이든 당선인이 김대중 정권의 햇볕 정책을 지지한 적이 있다고 했습니다.
“바이든 당선인의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오바마 정부 때의 전략적 인내 정책도 많이 바뀌게 됩니다. 오바마 2기 행정부에선 1기 때의 실패를 보완하기 위해 북한에 더 강한 압력이 가해졌죠. 그 모든 단계에 바이든 당선인과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가 함께합니다. 북한의 속성을 꿰뚫고 있는 블링컨 지명자를 보면 중국과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미국과도 간헐적 딜을 통해 동맹을 유지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이 난관에 부딪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바이든 당선인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을 복원하면서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일대일로(一帶一路 : 육상·해상 실크로드)를 견제하겠다는 것입니다.”

개성공단 재가동, 금강산 관광 재개를 통해 북한 비핵화를 이끌어 낸다는 문재인 정부의 전략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문재인 정부와 바이든 정부가 함께 일할 수 있는 시간은 많지 않아요. 바이든 행정부의 국무부 라인이 세팅되려면 내년 상반기는 돼야 합니다. 바이든 행정부의 최우선은 코로나19 극복이죠. 국외 최우선 문제는 미·중 관계, 이란 핵합의의 원상 회복입니다. 북핵 문제는 내년 하반기쯤 돼야 실무진 논의가 시작될 겁니다. 그때가 되면 우린 대선 국면입니다. 결국 다음 정권이 바이든 행정부와 어떻게 협조를 구축하느냐가 핵심이 될 겁니다. 이 정부는 더 이상 무리수를 자제하고 다음 정부가 바람직한 한·미, 미·중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을 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바람직합니다.”

우리 독자 핵 개발에 대해선 어떻게 봅니까.
“그간 나는 핵 카드를 활용하자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핵을 개발하자는 것이 아니라 핵을 개발할 수도 있다는 방침을 견지해야 한다는 것이죠.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북핵 동결, 즉 스몰 딜로 간다는 게 뻔히 내다보이는 상황에서는 그 정도로 미국의 핵 폐기를 유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냐는 의문이 듭니다. 북핵 폐기의 결정적 역할을 할 중국과 미국을 움직이도록 하기 위해선 우리가 좀 더 강경한 자세를 취하는 게 좋다고 봅니다.”

미국이 수용하겠습니까.
“수용해야죠. 내가 이야기하는 핵개발은 미국과 합의가 된 상태입니다. 미국이 반대하면 전술핵 재배치 또는 나토식 핵 배치를 검토해야죠.”

서울시장 퇴직 후 10년 동안 많이 공부한 것 같습니다.
“서울시장에서 사퇴한 이후 공백기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알토란 같은 재충전 기간이었습니다. 단 한순간도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한양대에서 강의할 땐 과거를 얘기했지만, 어느 순간 바뀌었습니다. 과거를 팔다간 성장이 없다고 생각해 미래에 화두를 두고 국가 아제다 20개를 뽑아 끊임없이 업그레이드 했습니다. 작년에 쓴 ‘미래’라는 책을 보면 얼마나 많은 피나는 노력이 있었는지 알게 될 겁니다. 지난 10년 동안 절치부심하면서 준비하지 않았다면 과연 그 책이 나올 수 있었겠습니까. 그러나 코로나19 때문에 책을 새로 써야 할 상황이 됐습니다. 준비 돼 있습니다. 다음 대선을 위해 국회의원들과의 스킨십도 중요하지만, 깊은 연구와 고민 끝에 마련한 정책 마인드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당이 위급하고 힘들 때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오라는 요구를 끝내 뿌리칠 수 있겠습니까.
“정치는 현실이기 때문에 대선을 준비했더라도 당과 국가 상황이 서울시장을 절실하게 원하면 고려 대상에 넣긴 해야 합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국가 경영을 위해 준비해 왔는데 보궐 선거가 생겼다고 해서, 그 승리에 목말라 있다고 해서 그 모든 것을 한순간에 포기하고 서울시장 선거로 가는 것은 도리가 아닙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선 야권 지지율 1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는지요.
“지나가는 바람이라고 봅니다. 능력이 부족하다는 게 아니라 외부에서 정치권에 들어와 포부를 펴지 못한 상태에서 중도 하차하는 것을 봐 왔습니다. 윤 총장의 지지율이 20%를 넘나들고 3~5%인 오세훈이 무슨 대단한 의미가 있다고 서울시장에 나가지 않고 대선에 나간다고 하느냐는 것은 앞으로 1년 반 동안 전개될 정치 상황을 몰라도 너무 모르고 하는 얘기예요.”

지금의 지지율이 별 의미가 없다는 뜻입니까.
“언론 노출 빈도 때문으로 봅니다. 국가 경영은 많이 다릅니다. 지금은 ‘추미애 칼춤’이 밉고 문재인 정권의 실정에 분노하는 것이 윤석열이라고 하는 존재에 투영되고 있죠. 윤 총장이 대통령이 돼 나라를 경영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판단하실 국민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내년 선거에서 서울시장은 어떤 사람이 유리할 것 같습니까.
“제일 시급한 부동산과 경제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사람이죠.”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합니까.
“당헌·당규에 규정된 정통성을 위임받은 대표는 아닙니다. 비상 상황에서 비상대책을 강구하라는 특명을 받은 한시적 대표입니다. 그 분이 대선 주자로 어떤 분을 염두에 둔다고 결론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겠습니까. 그 분은 게임의 룰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비교적 준비는 잘 하고 있다고 봅니다.”

yshong@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306호(2020.12.07 ~ 2020.12.13)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