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포커스]
-포스코케미칼, 최정우 비철강 강화전략 '글로벌 2차전지 소재 사업' 밸류체인의 핵심축
-미국 GM·LG화학 배터리 합작사에 양극재 공급 계약 따내
-1조원 유상 증자로 2차전지 소재 집중 투자…유럽 생산 공장 건립 추진
‘K배터리’도 포스코 소재 쓴다…10년 뚝심 투자 포스코케미칼로 ‘잭팟’
[한경비즈니스=안옥희 기자] 포스코그룹이 '최정우 2기 체제'를 앞두고 비철강 분야 신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포스코그룹의 미래 먹거리인 양극재·음극재 등 2차전지 소재 사업을 영위하는 포스코케미칼에 최근 1조원대 유상증자를 단행한 데 이어 12월 21일 단행한 인사에서도 포스코케미칼에 대폭 힘을 실어줬다.

포스코케미칼을 안정적으로 이끌며 리더십을 보여준 민경준 사장을 유임시키고, 에너지소재본부를 에너지소재사업부로 승격하고 조직 개편을 통해 우수 인력도 확충했다.

포스코는 철강업 장기 침체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서 포스코그룹의 비철강 분야 신성장 동력 사업 강화에 주력해 왔다. 최정우 회장은 취임 첫해인 2018년 11월 포스코의 철강·비철강·신성장 사업의 수익 비율을 ‘40 대 40 대 20’으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하며 철강에서의 초격차 지위를 유지하면서 비철강 사업 부문을 함께 강화하기 위해 수소와 2차전지를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 시대를 맞아 포스코케미칼의 존재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2차전지는 양극재·음극재·전해질·분리막 등 4가지 소재로 구성되는데 그중 포스코케미칼은 양극재·음극재와 양극재 원료인 리튬을 생산한다. 포스코케미칼이 2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 모두를 보유하고 있고 세계 배터리 1위 회사인 LG화학(현 LG에너지솔루션)을 주 고객사로 두고 적극적인 증설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주로 주목 받고 있다.

‘K배터리’도 포스코 소재 쓴다…10년 뚝심 투자 포스코케미칼로 ‘잭팟’
◆ 배터리 글로벌 1위 LG화학이 주고객사…‘K배터리’에 소재 공급


포스코케미칼은 포스코의 10년 투자의 결실과 다름없다. 2차전지 소재 후발주자였던 포스코는 2010년 LS엠트론의 음극재 사업부(카보닉스)를 65억원에 인수한 것을 계기로 2차전지 소재 사업을 본격화했다. 포스코는 2차전지 시장이 만개하기까지 포스코케미칼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리튬·니켈·흑연 등 원료부터 양극재와 음극재까지 2차전지 소재 일괄 공급 체제를 갖춘 회사로 성장시켰다.

최근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포스코의 장기 투자 성과도 가시화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LG에너지솔루션(전 LG화학 전지사업부문)의 합작사 ‘얼티엄셀즈’에 전기차 배터리용 양극재를 공급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전남 광양에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양극재 생산라인을 구축 중이다. 음극재 공급에 대한 별도 협의도 진행 중이다.

얼티엄셀즈는 세계 1위 자동차 업체인 미국 GM과 세계 1위 배터리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50 대 50 지분으로 설립한 전기차 배터리 셀 합작 법인이다. 미국 오하이오 주 로즈타운에 공장을 건설 중이고 GM과 LG는 총 2조7000억원을 단계적으로 투자해 30GWh 이상의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곳에서 양산한 배터리 셀은 GM에서 생산하는 얼티엄 전기차 플랫폼에 탑재된다. 업계에서는 생산 계약 규모가 수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K배터리’도 포스코 소재 쓴다…10년 뚝심 투자 포스코케미칼로 ‘잭팟’
포스코케미칼의 주요 고객사는 LG에너지솔루션이지만 SK이노베이션·삼성SDI 등 한국 배터리 3사 모두 포스코케미칼의 고객사다. 배터리 3사는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양극재는 2차전지 소재 가운데 약 30%의 가장 큰 원가 비중을 차지할 뿐만 아니라 배터리 용량 등 성능 특성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로 작용한다. 실제로 2018년 9000톤에 불과했던 포스코케미칼의 양극재 생산 능력은 2022년 6만9000톤까지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극재의 지속 성장이 예상됨에 따라 포스코케미칼은 LG에너지솔루션·SK이노베이션·삼성SDI 등 한국 배터리 3사의 생산 거점인 폴란드·헝가리 등 유럽 현지에 양극재 생산 라인 건설을 추진하며 이와 관련해 3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유럽 생산 라인 건설은 전기차 시장의 가파른 성장으로 LG에너지솔루션 등 대형 배터리 고객사 확보 가능성이 높아졌고 선점 효과가 중요한 2차전지 소재 시장에서 대규모 투자를 통한 선제적인 증설이 경쟁력 유지를 위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다. 세계 배터리 1위 회사로 공격적인 증설을 진행 중인 LG화학이 주요 고객사이기 때문에 고객사 성장에 따른 가파른 성장이 향후 2~3년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ahnoh05@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308호(2020.12.21 ~ 2020.12.27)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