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이슈] 인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한국경제신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한국경제신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박 회장의 조카인 박철완 상무의 지분 관계에 이상이 생기면서 10년 만에 또 경영권 분쟁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금호가(家)는 2010년 박인천 창업자의 3남인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4남인 박 회장 간 ‘형제의 난’으로 인해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그룹으로 쪼개졌다.

박 상무는 1월 27일 작은아버지인 박 회장과 지분 공동 보유 및 특수 관계를 해소한다고 공시했다. 박 상무는 공시를 통해 “자본 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54조 제1항 중 제1호(이사 및 감사의 선임 해임 또는 직무 정지)와 관련해 상법에 따른 주주 제안권의 행사 기타 관계 법령 등에서 허용하는 범위 및 방법에 따라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재계에서는 박 상무가 작은아버지와 결별하고 사실상 독자 행동에 나선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중견 건설 업체인 IS동서가 최근 단기간에 금호석유화학의 지분을 3~4% 사들인 것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박 상무가 IS동서 측과 연합해 3월 주주 총회에서 이사 선임·해임 등을 두고 박 회장 측과 표 대결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박 상무의 독자 행동을 둘러싸고 재계에서는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2020년 7월 정기 인사에서 박 회장의 아들인 박준경 전무는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지만 박 상무는 승진하지 못했다. 지난해 인사 이후 승계 구도가 박 전무 쪽으로 기울었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박 상무는 고 박정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아들로 박찬구 회장의 조카다. 박 상무는 금호석유화학 지분 10%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금호석유화학은 1월 28일 입장문을 내고 “주주제안을 명분으로 사전협의 없이 갑작스럽게 현재 경영진의 변경과 과다배당을 요구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라고 판단된다”면서도 “사내임원인 박 상무가 일반 주주로서 주주제안으로 요청한 내용을 회사와 경영진은 구체적으로 검토해 신중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