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 컨셉코레아 대표...“병원 브랜드 컨설팅 넘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지원”

[인터뷰]
(사진) 정철 컨셉코레아 대표. 1974년생. 1999년 인하대 졸업. 2019년 카이스트 MIP(지식재산대학원) 공학 석사. 2001년 로레알 코리아 브랜드 담당 프로젝트 매니저. 2010년 엘리오앤컴퍼니 브랜드 본부 총괄 디렉터. 2016년 컨셉코레아 대표(현).
(사진) 정철 컨셉코레아 대표. 1974년생. 1999년 인하대 졸업. 2019년 카이스트 MIP(지식재산대학원) 공학 석사. 2001년 로레알 코리아 브랜드 담당 프로젝트 매니저. 2010년 엘리오앤컴퍼니 브랜드 본부 총괄 디렉터. 2016년 컨셉코레아 대표(현).
컨셉코레아는 의료 분야 전문 브랜드 컨설팅 회사다. 병원 등의 브랜드를 기획하고 적절한 브랜딩 전략을 실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2016년 1월 출범 이후 누적 1000곳 이상의 병·의원 고객을 확보했다. 2019년에는 병·의원 전문 웹 디자인 업체인 메디컬디자인을 인수·합병(M&A)했다. 지난해 약 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정철 컨셉코레아 대표는 “미국 존스홉킨스병원처럼 세계적 브랜드 파워를 지닌 한국의 병원이 탄생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회사를 차리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20년 전 2년간 로레알 코리아에서 브랜드 전략 및 기획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자그마한 브랜드 컨설팅 회사를 세워 삼성·LG·두산·매일유업·유니레버 등을 비롯해 서울시(당시 하이서울)와 부산시 등 지자체의 브랜드 전략을 설계했죠.

서울시의 브랜드 전략을 구상하면서 해외 환자를 유치하기 위한 조사 업무를 수행하던 중 글로벌 병원들이 영리 기업 못지않게 뛰어난 브랜드 관리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이거다 싶었죠. 분야별 전문가들과 뜻을 모아 회사를 세우게 됐습니다.”

회사의 서비스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세요.

“브랜드 컨설팅 의뢰가 들어오면 약 1년에 걸쳐 브랜드 구축과 실행 과정을 진행합니다. 이후 브랜드 확장을 추진하죠. 병원 브랜드의 확장(제2, 3병원 개원), 병원 신규 브랜드 관련 부대 사업 운영, 자본 유치 등 병원의 성장과 성공을 돕는 식이죠.

치과·한의원·여성병원·정형외과·안과 등 다양한 고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병원과 함께 매출을 늘리기 위해 공동 사업을 추진하는 시스템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병·의원과 어떤 방식의 사업을 추진합니까.

“병원의 수익을 개선하기 위한 ‘공동 경영 브랜딩’은 물론 병원의 지식재산을 활용한 신사업을 공동 기획하고 운영하는 식입니다.

치과를 예로 들죠. 구강 치료의 영역은 크게 병원이 제공하는 치료 영역과 치약 등 구강 용품, 구강 건강식품 등의 시장으로 양분화돼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 치료와 케어의 영역을 통합해 새로운 브랜드를 만드는 식이죠.

치과의사는 진료 수익뿐만 아니라 병원 안에서 판매하는 구강 용품과 건강식품 사업이 추가 부대 수익이 돼 경영을 안정화할 수 있습니다. 해당 치과와 연계해 제품을 제조하는 회사는 기존 유통 채널 대신 전문 병원과 함께 제품을 연구하고 유통하는 신시장을 창출할 수 있게 되는 셈이죠.”

병·의원 개원 관련 노하우를 중개하는 플랫폼 사업도 추진한다고 들었습니다.

“‘병·의원 개원 분야 네이버’를 목표로 관련 지식 거래 플랫폼인 ‘닥스미디어’를 론칭할 계획입니다. 6만5000여 개 병·의원의 외주와 아웃소싱 거래를 합리적이고 효과적으로 이뤄낼 수 있도록 하는 지식 중개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죠.

병·의원 브랜드 디자인, 마케팅·홍보, 개원·재개원 컨설팅, 교육, 물품 구매, 세무·회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식 중개가 가능한 플랫폼입니다. 총 2년간의 연구 과정을 거쳐 오는 6월 오픈을 앞두고 있습니다.

병·의원은 필요에 따라 합리적인 금액과 적합한 제안을 받아 업무를 처리할 수 있고 관련 외주 업체는 불필요한 영업비용의 손실을 줄이고 전문성에 맞춰 일을 추진할 수 있어 서로 ‘윈-윈’할 수 있습니다.”
(사진) 정철 컨셉코레아 대표. /이승재 기자
(사진) 정철 컨셉코레아 대표. /이승재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가 화두가 됐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사회 전반적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의료 산업도 다르지 않습니다. 병원의 고객 접촉은 비대면을 넘어 안전하고 적극적인 방식으로 대면하는 ‘온택트’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온택트 시대에 적합한 온라인 병원은 병원 브랜딩의 미래 방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 병원은 고객들이 병원에 내원해야만 경험할 수 있었던 병원 서비스를 첨단 기술과 온라인 환경을 통해 경험할 수 있게 하고 이를 통해 병원에 대한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게 하는 매개체입니다.

병원들은 이러한 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민감하고 민첩하게 변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남들이 하는 것을 바라보면서 시대가 변하고 있구나 생각만 할 것이 아니라 현재 상황에 허용되는 만큼의 온택트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환자에게 다가가는 길만이 새로운 시대에 승자로 거듭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중점을 두고 있는 신사업은 뭡니까.

“‘스마트 변기’ 사업입니다. 미국 스탠퍼드대와 서울송도병원의 공동 연구·개발(R&D) 프로젝트입니다. 스마트 변기에는 센서와 렌즈 등이 달려 있습니다. 이용자의 배변 상태, 횟수, 대변의 모양, 색깔 등을 인공지능(AI) 빅데이터로 분석해 건강 상태를 사전에 판단할 수 있죠.

장내 상태를 분석해 면역 치료와 맞춤형 유산균 치료 등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차세대 홈 케어 건강 예방 시스템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네이처 바이오 엔지니어링(NBE)에 게재되는 등 세계적으로 의료적 성과와 사업화의 가능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해당 프로젝트의 추진 상황은 어떻습니까.

“컨셉코레아는 스마트 변기의 사업화를 위한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초기 자금 마련부터 상장 모델까지의 검토를 최종 마무리했습니다. B2B 사업으로 병·의원을 비롯해 건설·인테리어 업체, 비데 생산 기업 등과 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요.

B2C 사업으로는 대변의 상태를 분석해 장내 상태에 맞는 개인 맞춤형 유산균 제품을 제공하는 건강식품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비데 시장은 7000억원, 미국은 3조원 규모로 스마트 변기는 비데 시장과 병원의 인프라가 융합된 차세대 디지털 의료 브랜드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마지막으로 향후 목표가 궁급합니다.

“4차 산업혁명의 사회적 분위기를 혁신의 기회로 받아들여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성공한 헬스 케어 분야에서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가 1조원 이상인 스타트업)들이 생겨나고 있지만 의료 분야는 아직 이를 받아들이는 속도가 늦습니다.

의료 분야 외부에서는 정보기술(IT) 기업이 의료 시장의 진출에 대한 사업 모델을 구상할 때 규제는 물론 다소 보수적인 의료계의 특성 때문에 디지털 헬스 케어 등 관련 사업을 추진하는 게 어렵다고 얘기하고 있죠.

병원들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성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선 목표입니다. 병원들이 2025년 약 2조7000억 달러에 육박할 미래 헬스 케어 산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최은석 기자 choi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