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되는 경제지표]
유가 1년 내 최고치 도달…‘수요 회복은 여전히 불안정’
국제 유가가 지난 1년 내 최고 수준을 회복했다. 미국에선 원유 재고가 시장의 예상보다 더 크게 줄어들고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이 감산 지속 의지를 표명한 영향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수요 회복이 여전히 불안정하다고 분석한다.

2월 3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근월물은 배럴당 55.83달러에 거래됐다. 작년 1월 22일 이후 최고가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선 북해산 브렌트유가 배럴당 58.5달러에 거래됐다. 지난해 2월 19일 이후 가격이 가장 높다.

WTI와 브렌트유 모두 전 거래일 대비 약 1.7% 올랐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소속 13개국과 러시아 등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합체인 OPEC+와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발표가 겹치면서 유가가 올랐다. 주요 산유국들이 원유 생산량을 크게 늘리지 않고 있어 재고가 계속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OPEC+ 공동감시위원회(JMMC)는 OPEC+가 감산을 계속 유지해 세계 원유 재고를 신속히 해소하겠다고 공언했다. OPEC+는 2월 하루 평균 712만5000배럴, 3월 705만 배럴을 감산한다.

2월 기준으로는 기존에 예정됐던 감산량(하루 평균 580만 배럴)보다 하루 평균 132만5000배럴을 시장에 덜 내놓을 계획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월과 3월 하루 평균 100만 배럴을 추가 감산한다.

로이터통신이 입수한 OPEC+ JMMC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OPEC+는 올해 내내 원유 시장에서 공급량이 수요보다 적게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오는 5월엔 공급이 수요를 약 200만 배럴 밑돌 것이라고 예상했다.

OPEC+는 이 같은 조치를 통해 선진국 기준 석유 재고가 오는 8월까지 2015~2019년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관측했다. 원유 수급 균형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차완용 기자 cw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