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성향 높아진 중국인 겨냥…차별화된 용기도 강점

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KB투자증권 양지혜·박태윤 애널리스트가 펴낸 ‘소비의 흐름은 달라지지 않았다’를 선정했다. 양 애널리스트는 화장품 및 생활용품 업종의 높은 성장성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화장품 및 생활용품 업종은 중국의 내수 소비 회복이 점진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주가에 긍정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전반적인 중국 경기 부진과 함께 중국 화장품 수출 성장률이 둔화됐다. 하지만 중국 내 생산설비와 유통망을 확보한 한국 화장품 업체들의 중국 현지법인 성과는 글로벌 브랜드 대비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급성장하는 중국 로컬 업체에도 결코 뒤지지 않는 높은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다.
화장품 산업은 안티에이징 산업으로서도 높은 성장성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소비의 흐름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중·장기 성장 잠재력을 감안할 때 화장품 및 생활용품 업종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우선 중국인들의 소비성향이 고도화되면서 생활용품 시장에도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 중국에는 아직까지 한방(Oriental Herb) 성분을 활용한 프리미엄 이미지의 생활용품이 많지 않아 향후 현지 시장에서 성장의 기회가 상당할 것으로 판단된다. 아모레퍼시픽 ‘려’, LG생활건강 ‘리엔’ 등의 중국 현지 진출이 시작되고 있다.
수출 둔화, 한방 화장품으로 뚫는다
브랜드 가치 높아진 한국의 화장품
이에 따라 여기에 납품하는 화장품 및 생활용품 원료 기업인 대봉엘에스와 KCI의 성장에도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봉엘에스는 원료 의약품, 화장품 원료, 건강기능식품 원료를 제조해 제약회사 및 화장품 생산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KCI는 폴리머 및 계면활성제 등 헤어 케어 원료와 자성 분말 코어(MPC) 유도체 등 화장품 원료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한국 화장품의 브랜드 가치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화장품 산업의 성공 여부는 화장품이 지니고 있는 브랜드 이미지에 따라 결정된다. 또한 이러한 브랜드의 이미지는 화장품 용기를 통해 형성되고 전달될 수 있다. 독특한 디자인과 콘셉트로 화장품의 품격과 재미를 높여줄 수 있는 화장품 용기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화장품 용기 산업은 고도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진입 장벽이 존재하기 때문에 영업이익률이 좋은 편이다. 소재의 발전과 함께 이를 가공하고 완성하는 한국의 화장품 부자재 수준은 이미 세계적이다. 중국인들이 한국산 화장품을 선호하는 이유는 용기의 특이성과 천연 원료의 차별성 때문이다. 국내 1위 화장품 용기 전문 제조 업체인 연우가 11월 상장할 예정이며 관련 기업인 토니모리와 덕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전망이다.
토니모리는 관계사 태성산업을 통한 독창적인 화장품 용기와 트렌디한 마케팅 전략으로 성장을 이끌어 온 기업이다. 2014년 기준 부문별 매출액 비율은 직영점 및 가맹점이 53.6%, 유통 매장(마트 등)이 24.2%, 면세점이 11.8%, 수출이 10.4%를 차지하고 있다.
덕성은 고급 소재 중심의 합성피혁(매출 비율 85%)과 합성수지(매출 비율 15%)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특히 2015년 7월부터 한류 화장품 최고의 히트 상품인 에어쿠션의 소재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아모레퍼시픽 등 국내 고객사뿐만 아니라 중국 로컬 기업을 대상으로 계약을 완료하고 납품을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나를 위한 작은 사치’로 불리는 프리미엄 생활용품에 대한 관심도 지속적으로 높여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전문적인 헤어 케어에 대한 니즈가 크게 증가하면서 기능성 프리미엄 제품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탈모 예방 효과가 기대되는 한방 제품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그간 생활용품은 과거 가족끼리 공동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점차 각자 개별 브랜드를 이용하는 개인 단독 사용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생활용품에 대한 세분화된 니즈로 나타나고 있다. 개인별로 선호하는 향을 첨가한 퍼퓸 샴푸와 천연 원료를 기반으로 한 내추럴 브랜드의 성장세는 이런 트렌드를 대표한다.
수출 둔화, 한방 화장품으로 뚫는다
건강기능식품 관련 지주회사도 유망
건강기능식품은 고령화 시대 필수품이 돼 가고 있다. 고령화사회 진입과 함께 건강에 대한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또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새로운 기능성을 찾는 다양한 계층의 소비자 욕구가 반영되면서 연평균 12.9%의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다. 물론 지난 상반기 백수오 사태 등 이슈가 있기는 했다. 하지만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성장세를 간과할 수는 없다. 천연 원료는 안정성 및 품질관리에 관한 신뢰가 중요하기 때문에 향후 이를 입증해 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대형제조 및 브랜드 업체에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뉴트리바이오텍·콜마비앤에이치 등 국내 건강기능식품 회사들의 미국과 중국 등지의 수출 확대 전략이 강화되고 있다. 미국 전체 건강식품 시장은 2012년 1374억 달러(140조 원)로 추산되며 2015년에는 1781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 중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전 세계 최대 규모인 325억 달러이며 2013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7%의 안정적인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중국의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2012년 일본을 넘어서기 시작했고 194억 달러의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앞으로 연간 13%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며 2015년에는 매출액이 249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따라서 건강기능식품 관련 자회사를 갖춘 화장품 지주사(코스맥스비티아이·한국콜마홀딩스)의 투자 매력이 증가할 전망이다. 또 쎌바이오텍·콜마비앤에이치 등 소외됐던 건강기능식품 전문 업체에 대한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쎌바이오텍은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 종균 개발 및 원말 제조, 의약품 기능성 식품 등 다양한 완제품을 생산 공급하는 기업이다. 또 자체 브랜드인 ‘듀오락’을 보유하고 있다. 콜마비앤에이치의 건강기능식품은 당귀 혼합 추출물을 활용한 ‘헤모힘’을 중심으로 프로바이오틱스·오메가3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정리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