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틴 잡앤조이 1618] 특·마고, 4월 본격 취업 전쟁!
‘자소서·면접·취업·채용·연봉·합격…’ 4월, 취업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달이다. 4월은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특성화고·마이스터고에서도 취업 준비로 분주한 시기이다.

3학년은 본격적인 취업 시즌과 함께 마지막 1년을 남겨두고 있어 그만큼 취업에 대한 관심과 의지가 높다. 2학년 역시 기업의 고졸 채용 영역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기업의 채용 공고와 학교 추천제에 예외일 순 없다. 학교는 재학생뿐만 아니라 졸업생, 복교생들의 취업준비로 바쁘다 못해 민감한 날들의 연속이다. 특히 올해 기업들의 고졸 채용 규모가 지난해에 비해 줄어들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어 고졸 취업 준비생들과 특·마고의 걱정은 깊어지고 있다.
[하이틴 잡앤조이 1618] 특·마고, 4월 본격 취업 전쟁!
앞 내용은 지난 3월 새 학기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특성화고 3학년 학생들의 대화 내용이다. 새 학기 적응도 채 안 된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취업 고민부터 앞선다. 이 대화에서도 알 수 있듯이 취업, 연봉 등에 대한 특성화고 학생들의 관심사가 그대로 드러나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대화내용을 살펴보면 두 학생의 평균 연봉은 1800만원 정도이다. 연봉을 많이 받는 동급생들로 인해 취업에 대한 자격지심도 있는 듯 보인다. 또 상업계열 학생들의 ‘꿈의 직장’인 금융권 지원에도 외모에 대한 고민이 묻어난다. 지난해 고졸 취업률이 진학률을 추월했다는 뉴스와 함께 특성화고 학생들이 취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취업 스트레스도 함께 올라갔다는 게 취업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하이틴 잡앤조이 1618] 특·마고, 4월 본격 취업 전쟁!
올해 공기업 고졸 신규 채용 늘려…대기업은 주춤?
특·마고의 걱정과는 달리 정부는 고졸 취업에 적극적인 움직임이다. 교육부와 고용노동부는 지난 3월 25~26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5 고졸인재 잡 콘서트’에서 기업 특별관 운영과 현장 채용 등 고졸 취업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이번 행사에 참여한 36개 기업에 890명의 학생들이 현장 면접에 통과했으며, 우리은행은 4명을 현장에서 채용했다.

기획재정부와 공공기관에 따르면 한국전력, 코레일 등 302개 공공기관의 올해 신규 채용 예정인원은 1만7187명으로 지난해보다 2.5%(445명) 줄었다. 하지만 고졸자 채용만 보면 지난해 1859명에서 올해 2075명으로 11.5%(216명) 늘어날 예정이다.

정부는 특히 고졸 초임을 대졸자의 70% 이상으로 정하고 4년 이상 근속할 경우 대졸자와 동등한 진급 및 교육 기회를 부여할 수 있도록 보수, 승진, 교육 등 지원방안을 마련했다. 또한 고졸자들이 후진학을 통해 직무 유관분야 학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정책 달성을 위해 이런 사항을 지키지 않는 공공기관에 대해서는 경영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주기로 했다.

인사혁신처도 지역인재 9급 견습 채용예정 규모를 올해 150명으로 지난해보다 7.1% 늘렸다. 고졸 채용 범위가 확대된 곳도 있다. 올해 서울시공무원은 작년에 비해 324명이 증가한 2447명을 채용하게 된다. 기존 서울시내 특·마고로 제한했던 고졸채용 모집을 전국 특·마고로 확대한다.

한편 공공기관의 고졸 채용은 이처럼 꾸준히 이어지는 데 비해 민간 기업들의 고졸 채용 움직임은 미미한 상태다. 삼성, 현대차, SK, LG 등 주요 대기업들이 지난달부터 신입사원 공채를 시작했지만, 고졸 채용은 작년보다 현저히 줄었다는 평가다. 한 금융권 인사담당자는 “아직 고졸 채용 규모가 정확히 나오지는 않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이 작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규모를 줄여서 고졸을 뽑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유명 특성화고 취업률 이상無…나머지 고교는 취업 전쟁
올해 공공기관을 제외한 대기업, 금융기업, 중견기업 등에서 고졸 채용 분위기가 주춤한 가운데 학교별 취업 체감도가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취업률 상위권인 학교에는 기업에서 의뢰하는 추천서가 밀려드는 반면, 취업률이 낮은 학교는 중소기업 취업처 한 곳도 발굴하기 힘든 게 현실이다.

서울의 한 특성화고 취업부장은 “지난해 고졸 채용을 하지 않았던 카드회사에서 올해 채용을 하니까 학생들을 추천해달라는 공문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 학교에 취업담당 선생님들을 만나보면 작년에 비해 고졸 취업처가 많이 줄었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며 “기존에 고졸 채용을 하던 회사의 올해 채용 규모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대부분 취업률이 높은 학교는 아직 취업처 감소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이틴 잡앤조이 1618] 특·마고, 4월 본격 취업 전쟁!
기업들 ‘인사가 만사’…뽑은 학교서만 또 채용
반면 지난해(4월1일자) 기준으로 취업률 30%가 채 안 되는 서울의 한 특성화고 취업담당부장은 올해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부터 줄곧 한숨이 늘었다. 작년에 비해 현저히 취업처가 줄어든 것을 몸소 체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갈수록 고졸 채용이 줄고 있고 기껏해야 채용을 하는 회사에서는 채용 규모를 줄여 특성화고 상위권 학생들만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이 ‘인사가 만사다’라는 말을 그대로 적용한다는 설명이다. 기업 측면에서는 미리 검증된 학교의 학생들로만 채용해 굳이 모험을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지금이야 기업들이 공채 시 ‘학력무관·스펙타파’를 외치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기업들의 ‘고(高)스펙·상위권 대학 출신’에 대한 남다른 사랑은 빈번했다. 모기업에서 지방대 출신은 제외하고 ‘SKY 출신’만 뽑는다느니, 특정 대학·학과 출신을 선호한다는 얘기가 지원자들 사이에서 돌고 돌았다.

분명한 건 지금도 기업에서의 학력차별은 존재한다. 문제는 대학에만 국한되어 있던 학력차별이 고졸 채용에도 번졌다는 것. 작년 4월1일 기준으로 서울여상(78.2), 부산진여상(75.1%), 대전여상(76.4%) 등 취업률 상위 특성화고는 녹록치 않은 고졸 취업 시장에서도 여전히 선방하고 있는 반면 취업률이 낮은 학교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실정이다.

지난달 ‘2015 고졸인재 잡 콘서트’에 참여한 한 은행권 인사담당자는 “다른 학교에 비해 서울여상 학생들은 기업에서도 신뢰해 지원자 수준이 비슷하면 서울여상 출신들을 선호한다”며 “서울여상 출신들의 경우 1차 서류는 거의 합격한다”고 설명했다.


면접관님! 학교 차별 말고 학생들만 봐주세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학교별 취업률 양극화 현상은 갈수록 더해지고 있다. 기업에서 고졸 채용 규모를 줄여도 상위권 학생들은 큰 무리없이 취업하는 반면 하위권 학교의 학생들만 극심한 취업 불안을 겪고 있는 것이다.

정광우 동구마케팅고 취업부장은 “고졸 채용의 절반 이상이 학교 추천으로 입사하는 경우인데 학교에서 업체 관리나 학생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매년 채용 선순환 구조의 여부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그는 “취업률이 높은 학교들은 대개 새로운 취업처를 발굴하기보다 기존 업체를 잘 관리한다”며 “인사담당자들과 미팅을 하면서 그 회사에 취업한 아이들의 문제점이나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관리하는 것이 취업률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또 다른 특성화고 취업부장은 기업에서 고졸 채용 시 학교 추천을 줄이고 공채를 통해 많은 학생들에게 똑같이 기회를 부여해야 고졸 취업 양극화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취업률이 낮은 학교에도 우수한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학교 타이틀보다 학생 개개인의 됨됨이나 실력을 평가할 수 있는 잣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 강홍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