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초혁신 기술
2008년 이후 스마트폰은 애플과 삼성전자 등의 혁신 경쟁으로 크게 발전했다. 애플이 시도했던 정전 용량 방식의 터치스크린은 이후 모든 스마트폰 업체들의 공통된 폼팩터(Form Factor)로 자리 잡았다. 이후 3G 통신망을 통한 음성 통화의 대중화를 통해 사람들 사이의 거리감을 현저하게 줄일 수 있었다.2011년에는 ‘시리(Siri)’라는 음성 인식 기능이 인공지능 스마트폰으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최근 삼성전자가 발표한 갤럭시 S3나 갤럭시 노트2 등의 제품에는 홍채 인식과 자동 통화 연결 등의 기능 등이 대거 포함돼 그야말로 스마트폰 혁신의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그렇다면 향후 3~5년간 이슈가 될 만한 스마트폰의 혁신이 무엇일지 생각해 보자.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것의 중심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Flexible Display)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동그랗게 말거나 접어서 들고 다닐 수 있는 형태의 디스플레이, 즉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시대 역시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다시 한 번 정의면, 플라스틱 기판 혹은 금속 등의 구부릴 수 있는 기판을 이용해 액정표시장치(LCD)·유기발광다이오드(OLED)·전자종이 등의 디스플레이 모드를 형성함에 따라 접거나 구부리고 말 수 있는 모든 종류의 디스플레이를 말한다. 플렉서블 디스프레이는 얇고 가볍고 깨지지 않기 때문에 모양을 여러 가지로 제작할 수 있어 정보기술(IT) 제품뿐만 아니라 의류 등에도 응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플렉서블 디스플에이는 접거나 구부릴 수 있는 정도에 따라 듀러블(Durable)·벤더블(Bendable)·풀-플렉서블(Full-Flexible)·디스포저블(Disposable) 등의 순서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듀러블 디스플레이는 기존 평판 디스플레이와 큰 차이가 없는 형태로, 기존 형태에서 약간 휘어진 곡선 형태의 디스플레이를 말한다. 벤더블 디스플레이는 자유롭게 휘어지며 일부는 말 수 있는 형태여서 의류 등에도 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형태의 디스플레이 구현이 가능하며 ‘입는(wearable) 디스플레이’도 포함될 수 있다.
풀-플렉서블 디스플레이는 자유롭게 말거나 접을 수 있는 디스플레이를 지칭하며 두루마리 형태로 제작할 수 있고 신개념 제품 창출이 가능한 제품이다. 디스포저블 디스플레이는 궁극적인 형태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말한다. 기본적으로 기능상 풀-플렉서블과 흡사하지만 극강의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매우 저렴하게 제작할 수 있어 소비자들이 1회용 디스플레이로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을 뜻한다.
새로운 소재의 기판을 만드는 게 중요
현재 양산이 완벽한 형태로 가능한 제품은 듀러블 디스플레이 정도에 불과하지만 시제품 형태로는 이미 풀-플렉서블 제품까지 출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향후 기술 발전과 원가 경쟁력이 결합되면 이른 시일 내에 완벽한 형태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구현될 수 있을 전망이다.
완벽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구현하기 위해선 결국 현재 유리 형태의 단단한 기판을 유연한 소재로 전환하면서도 현재 LCD나 OLED와 동등한 화질을 구현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현재 플라스틱 기판 소재가 유리보다 훨씬 가벼우면서도 가공이 매우 쉽지만 내열성·흡습성·내화학성·투과도 등의 단점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디스플레이를 양산하는 과정에서 고온과 저온을 반복하는 공정이 많기 때문에 플라스틱 소재에 주름이 가거나 깨지면서 고유한 성질을 잃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에 따라 공정의 온도 자체를 낮추거나 플라스틱보다 내열성이 좋은 소재를 찾아야 한다.
한국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구현될 때 필수적인 OLED에서도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기 때문에 굉장히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준 업체는 없지만 현재 연구를 선도하고 있는 업체는 삼성전자·제일모직·삼성테크윈·하이쎌·아이컴포넌트·상보·코오롱인더스트리 등이 있다.
하준두 신한금융투자 휴대전화·IT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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