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를 하다 보면 누구나 미친 듯이 화가 나는 상황을 한번쯤 겪게 된다. 특히나 부하가 엄청난 사고를 저지르고도 자신이 무슨 행동을 한 것인지조차 모를 때는 펄펄 뛰게 되는 상황이 오고야 만다. 옛 고서인 ‘동몽훈(童蒙訓)’에 이르기를 “벼슬에 임하는 자는 우선 과격하게 화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리더의 자격은 자신의 감정을 얼마나 멋지게 절제하느냐에 따라 그의 숨은 내공이 뿜어나게 마련이다. 그 어느 분야든 오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공통으로 느끼는 것은 어떻게든 상황이 해결된다는 것이고 그에 반해 감정은 그대로 남는다는 사실이다.
결국 ‘화’를 폭발한다는 것은 상대에게 잊지 못할 상처를 남기게 되고 그것은 사과하거나 시간이 지난다고 아주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알게 된다. 부부 싸움을 현명하게 할 줄 모르는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이 흥분 상태에 도달했을 때 자극적인 말을 쏟아놓게 되고 사실 화해하고 난 다음에도 상대의 가슴에 그대로 생채기로 남는다는 사실을 망각하기도 한다.
중소기업의 김모 사장은 최근 황당한 경험을 했다. 회사가 이사하는데 비서에게 “짐을 쌀 때 새 건물 입주 계약서를 따로 챙겨 가지고 있으라”고 말했다. 그런데 막상 새 건물에 들어가려고 입주센터에 계약서를 내려고 보니 비서가 그것을 짐 속에 함께 넣어버렸던 것이다. 화가 난 김 사장은 입주센터 직원들이 보는 데서 비서에게 호통을 치며 나무랐다. 그런데 여기서 화를 많이 낸다고 계약서가 바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결국 이 비서는 얼마 되지 않아 회사를 그만뒀다.
화가 치밀어 오를 때는 얼굴에 분노를 서리게 하거나 소리를 지르지 말고 스스로 마음을 가라앉히고 직원에게 자초지종을 먼저 물어야 한다. 상황을 들어보고 현재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책이 무엇인지 함께 논의하라. 비서가 따로 챙겼는데 다른 직원이 나중에 또 짐 속에 넣은 것인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다면 이 계약서를 짐 속에서 바로 찾을 수 있는지, 재발행은 가능한지, 누군가에게 협조를 구해야 하는지를 함께 의논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정말로 부하 직원이 성의 없이 일처리를 했다고 느꼈다면 일단 상황을 먼저 해결한 다음 따로 불러 꾸중해야 할 것이다. 물론 꾸짖을 때도 부족한 일처리에 따른 결과나 상황의 심각성을 공유해야지 부하 직원 개인의 인격이나 능력을 논하는 자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결국 현명하게 화를 내려면 적당한 시간과 적정한 방법을 알아야 가치 있는 감정 표현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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